손석희 "조주빈 배후 알아내려 입금했다"…경찰 신고는 왜 안했나
손석희 "조주빈 배후 알아내려 입금했다"…경찰 신고는 왜 안했나
  • 윤현성 기자
  • 승인 2020.03.26 0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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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주빈(왼쪽)과 손석희(오른쪽) JTBC 대표이사 사장. (사진=SBS뉴스·손석희 페이스북)
조주빈(왼쪽)과 손석희(오른쪽) JTBC 대표이사 사장. (사진=SBS뉴스·손석희 페이스북)

[뉴스웍스=윤현성 기자] '박사방' 운영자 조주빈이 검찰로 송치되면서 손석희 JTBC 대표이사 사장 등 3명을 언급한 가운데 손 사장 측이 조 씨에게 금품을 넘겼다는 사실을 인정하면서 많은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조주빈은 지난 25일 서울 종로경찰서에서 검찰로 송치됐다. 이 과정에서 조 씨는 취재진의 질문에 "손석희 사장님, 윤장현 시장님, 김웅 기자님을 비롯해 저에게 피해를 입은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고 답변하며 이들 세 사람과 조 씨가 대체 무슨 관계인지 논란이 일었다.

이에 경찰은 "이름이 거론된 이들이 성 착취물을 봤다거나 n번방(박사방)에 가입한 것은 아니다"라며 조 씨의 사기 행각 혐의와 연관된 것으로 추정 중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조 씨와 세 사람 사이에 어떤 접점이 있는지는 정확히 설명하지 않았다.

손 사장 측은 같은 날(25일) 자신이 사장으로 있는 JTBC 보도자료를 통해 입장을 밝혔다. 이에 따르면 조 씨는 흥신소 사장이라며 손 사장에게 접근했고, 손 사장과 분쟁 중인 김웅 기자가 손 사장과 그 가족들에게 위해를 가하기 위해 자신을 고용했다고 주장했다.

김웅 기자. (사진=Ryan&Forks)
김웅 기자. (사진=Ryan&Forks)

손 사장 측은 조 씨가 제시한 텔레그램 문자 내용 등 증거물이 매우 정교하고 치밀하게 조작됐기 때문에 손 사장과 가족들이 불안감에 떨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손 사장은 김 기자와 분쟁 중이라도 그가 그런 일을 할 사람이라고는 믿기 어려워 계좌내역 등 증거 제시를 요구했지만, 조 씨가 증거를 받고 싶으면 금품을 넘기라고 해 어쩔 수 없이 이에 응했다고 덧붙였다.

특히 손 사장 측은 "손 사장과 가족을 상대로 위해를 가하려 하는 상대가 누구인지 그 배후를 알아보기 위해 돈을 입금했다"고 강조했다.

조 씨는 금품을 넘겨받은 뒤 증거를 제시하지 않고 잠적했다가 경찰에 검거됐다. 손 사장 측은 자신에게 접근한 사람이 조주빈이라는 것은 검거 후 경찰을 통해 알게 됐다고 얘기했다.

하지만 손 사장 측의 이러한 입장 발표에도 어딘가 석연치 않다는 지적이 있다.

가장 근본적인 의문은 JTBC라는 중견 언론사의 사장이 20대 중반에 불과한 조 씨에게 너무나도 간단히 농락당한 것처럼 보인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손 사장이 경찰에 신고하지 않은 것에 대해 "경찰의 개입을 원치 않은 것이냐"는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손 사장은 조 씨의 협박과 관련해 신고나 수사 의뢰, 신변보호 요청, 고소 등을 일절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손 사장 측은 위해를 가하려는 사람이 실제로 있다면 조 씨를 신고하더라도 또 다른 행동책을 찾을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해서 신고를 미뤘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오히려 위해에 대한 불안을 느꼈다면 경찰에 우선적으로 알리는 것이 맞다는 지적이 나온다.

조 씨는 지속적으로 손 사장과 그 가족을 살해하겠다고 협박했으며 가족의 사진과 개인정보 등을 손 사장에게 보내 "언제든 벽돌 하나면 된다"는 식으로 위협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의 신변보호 절차. (사진=경찰청 홈페이지)
경찰의 신변보호 절차. (사진=경찰청 홈페이지)

경찰은 범죄신고 등과 관련해 보복을 당할 우려가 있는 범죄 피해자와 그 친족 등에 대한 신변보호를 제공하고 있다. 신변보호가 이뤄지면 경찰에 의한 주거지 순찰강화, 임시숙소 제공, 신변경호, 전문 보호시설 연계, 위치추적장치 대여 등이 시행되기에 경찰에 신고하는 게 훨씬 더 안전하다는 것이다.

일각에선 경찰에 신고할 경우 손 사장이 지난 2017년 큰 곤욕을 치른 '뺑소니 의혹'이 다시금 부각될까봐 경찰의 개입을 꺼렸을 수 있다는 주장이 나온다.

또 조 씨를 사주한 것이 김웅 기자가 맞다면 오히려 손 사장 측에선 이 사실을 경찰에 신고하고 공론화시키는 것이 김 기자와의 분쟁에서 더 유리한 입장을 점할 수 있을 텐데 그러지 않은 것이 이상하다는 의혹도 있다.

김 기자는 지난해 2월 손 사장을 폭행 치사·협박·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했고, 이에 손 사장이 공갈미수·협박 혐의로 맞고소하면서 두 사람은 법적 분쟁을 벌이고 있다. 이에 만약 김 기자가 조 씨를 사주해 손 사장에게 위해를 가하려 했다는 것이 알려진다면 법정에서도 훨씬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을 가능성이 큰데도 손 사장이 이를 조용히 '돈'으로 해결하려고만 했다는 것이다.

네티즌들도 "손석희가 뭔가 약점이 잡힌 것 아니냐", "(증거 확보라니) 그걸 변명이라고 하는 거냐", "구린 게 얼마나 많으면 돈부터 덜컥 보내냐"며 제대로 된 해명을 요구하고 있다. 동시에 "n번방이 손석희 이슈로 묻혀버리면 안 된다", "손석희가 아니라 조주빈과 그 일당들의 범죄 행위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우려도 있다.

손 사장은 지난 25일 오후 4시 열린 김웅 기자에 대한 제 2차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했다. 이날 재판에서 손 사장은 현재 큰 파문이 일고 있는 조 씨의 발언을 암시하는 듯 심경을 밝히기도 했다. 손 사장은 "도대체 나란 사람한테, 내가 얼굴 좀 알려졌다고 이렇게 뜯어먹으려 하는 사람이 많나, 오늘(25일) 일어난 일도 마찬가지다. 이렇게 많은가"라고 호소했다.

(사진=윤장현 전 광주광역시장 페이스북)
윤장현 전 광주시장. (사진=윤장현 페이스북)

한편 조주빈은 윤장현 전 광주시장에게도 접근해 금품을 갈취했다는 혐의도 받고 있다. 조 씨는 자신을 판사·청와대 실장 등으로 속이기도 했고, JTBC 뉴스에 출연시켜 억울함을 풀어주겠다며 윤 전 시장에게 대가를 요구했다. 윤 전 시장 측은 조 씨 일당이 손 사장과 만나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까지 보게 돼 조 씨의 말을 믿을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윤 전 시장이 지난해 9월부터 12월까지 세 차례에 걸쳐 약 3천만 원을 조 씨에게 넘긴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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