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허운연 기자
  • 입력 2020.03.26 11:36

사상 첫 유동성 무제한 공급 결정, 금융사 거쳐 기업에까지 자금 전달 효과

이주열 총재 (사진제공=한국은행)

[뉴스웍스=허운연 기자] 한국은행이 금융시장 불안 해소를 위해 다음달부터 6월까지 3개월 간 금융회사에 유동성을 무제한으로 공급한다. 금융사에 공급된 유동성은 기업까지 전달된다.  

한은은 26일 금융통화위원회를 열어 금융시장 안정을 도모하고 정부의 ‘민생·금융안정 패키지 프로그램’의 운영을 지원하기 위해 4월부터 3개월간 일정 금리수준 하에서 시장의 유동성 수요 전액을 제한없이 공급하는 주단위 정례 RP(환매조건부채권) 매입 제도를 도입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RP매입은 금융사가 보유 채권을 한은에 담보로 맡기면 이를 담보로 한은이 자금을 빌려주는 대출 형태다. 

한은은 4월부터 6월까지 매주 1회 한도 제한 없는 전액공급 방식의 RP 매입을 시작한다. 이처럼 금융사에 유동성 수요 전액을 무제한으로 공급하는 것은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와 글로벌 금융위기 시에도 하지 않았던 고강도 지원책이다. 이처럼 한은은 코로나19에 따른 금융·실물 자금난이 심각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지난 24일 정부는 제2차 비상경제회의를 열어 ‘민생·금융안정 패키지’ 프로그램을 50조원+α에서 100조원+α로 확대하기로 했다. 당시 한은은 RP매수를 약 2조5000억원 공급하기로 했었으나 이번에 무제한으로 확대했다.

금리는 기준금리(현재 연 0.75%)에 0.1%포인트를 가산한 0.85%가 상한이다. 모집금리는 매 입찰 시마다 별도 공고할 예정이다. 

입찰은 4~6월 기간중 매주 화요일 실시한다. 다만 RP매매 대상기관 및 대상증권 확대 시기 등을 감안해 4월 첫 입찰은 2일 목요일에 실시한다. 7월 이후에는 그동안의 입찰 결과, 시장 상황 등을 고려해 연장 여부를 별도 결정할 계획이다.

한은은 RP매매 대상기관과 대상증권을 확대하기로 했다.

RP매매 비은행 대상기관을 현행 5개사에서 16개사로 확대한다. 현행 RP매매 대상기관이 아닌 증권회사 가운데 7개 통화안정증권‧증권단순매매 대상기관(신한금융투자, 현대차증권, KB투자증권, 하이투자증권, 키움증권, 한국투자증권, 유진투자증권) 및 4개 국고채전문딜러(교보증권, 대신증권, DB투자증권, 메리츠종금증권)를 추가한다. 

RP매매 대상증권도 공공기관(8개) 발행채권을 포함한다. 한국전력공사, 한국도로공사, 한국가스공사, 한국토지주택공사, 한국철도공사, 한국철도시설공단, 한국수자원공사 및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이 발행하는 채권을 대상으로 한다. 

채권에 대한 증거금률은 신용등급별, 잔존만기별로 차등 적용하고 대출 적격담보증권도 RP매매 대상증권과 동일하게 공공기관 발행채권(8개)과 은행채를 추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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