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박명수 기자
  • 입력 2020.03.27 11:42
샤를 미셀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이 코로나19 관련 기자회견에서 말하고 있다. (사진=EU 공식 홈페이지)

[뉴스웍스=박명수 기자] 유럽연합(EU)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공동대책을 모색했으나 합의 도출에 실패했다.

26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EU 27개 회원국 정상들은 코로나19 대응 방안을 조율하기 위해 이날 화상회의를 열었다.

샤를 미셸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은 제2차 세계대전 후 미국의 서유럽 원조 프로그램, 즉 '마셜 플랜'을 거론하며, 유럽이 코로나19에 맞서 '새로운 마셜 플랜'을 마련하자고 촉구했다. 하지만 회원국의 합의를 끌어내는 데에 미치지 못했다.

이날 화상회의에서 회원국 정상들은 장장 6시간에 걸친 논쟁을 벌였다. 코로나19에 가장 큰 타격을 입은 이탈리아와 스페인은 이날 제시된 EU 정상들의 경제 대응책 초안이 너무 약하다며 반발했다. 결국 유로존 재무장관들에게 강력한 경제 대응책을 내놓는 데 2주간의 시간을 더 주기로 합의하고 회의를 마무리했다.

특히 유로존(EU에서 유로화를 사용하는 19개 회원국 공동 채권 발행 문제에 대해 입장이 크게 갈렸다. 유로본드는 회원국이 공동으로 발행하는 채권이다. 재정이 취약한 회원국과 재정이 양호한 회원국 간 입장 차이가 커 합의하지 못했다.

공동채권 발행을 둘러싼 이같은 논쟁은 부유한 북부 회원국과 상대적으로 가난하고 부채율이 높은 남부 회원국 간 해묵은 갈등을 다시금 촉발시켜 유로존 내 협력을 어렵게 만들 수 있다는 우려감을 만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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