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고종관 기자
  • 입력 2020.03.27 14:14

가톨릭의대 김지윤 교수팀, 지방 수송 관여하는 'GRASP55' 제거 생쥐 고지방식에도 살 안쪄

가톨릭의대 약리학교실 김지윤 교수.
가톨릭의대 약리학교실 김지윤 교수.

[뉴스웍스=고종관 기자] 비만을 야기하는 세포내 핵심물질의 메카니즘이 밝혀져 비만치료의 새로운 전기가 마련될 것으로 기대된다.

가톨릭의대 약리학교실 김지윤 교수와 연세대의대 약리학교실 이민구 교수팀은 골지체(Golgi complex)의 ‘GRASP55’가 세포내 지질 흡수조절에 관여한다는 사실을 세계 최초로 규명해 국제학술지에 소개했다고 27일 밝혔다.

골지체는 세포질에 있는 막으로 이뤄진 납작한 구조물이다. 소포체에서 만든 단백질을 세포 밖으로 분비하거나 막으로 싸서 세포질에 저장하는 기능을 한다. 세포내 물질을 수송하는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지만 실제 지질수송에 대한 분자기전은 밝혀지지 않았었다.

김 교수팀은 골지체가 작용하는 메커니즘을 찾아내면 비만 진행을 막을 수 있을 것이라는 가정하에 연구를 시작했다.

우선 교수팀은 유전자 조작기술을 이용해 골지단백 중 하나인 ‘GRASP55' 유전자가 제거된 생쥐를 제작했다. 그랬더니 생쥐의 체지방량이 감소할 뿐 아니라 고지방식을 먹였는데도 체중이 증가하지 않는 ’저항성‘ 현상이 나타났다. 이는 생쥐의 장내 지방 흡수과정에 변화가 발생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교수팀은 생쥐의 이 같은 체중감소 과정을 분자생물학적 실험을 통해 입증했다. 즉, GRASP55가 장관세포(Intestinal cell)내 지방방울(Lipid droplet)을 분해하고, 이들 물질이 지방공급을 담당하는 효소(ATGL, MGL)의 수송을 방해한다는 사실을 밝혀낸 것이다.

교수팀은 또 GRASP55 유전자가 제거된 초파리 모델에서도 생쥐 모델과 같은 결과를 확인했다. 이로써 교수팀은 지방축적에 관여하는 골지 단백질만 잘 조절하면 지질 흡수를 차단해 결국 비만을 억제할 수 있다는 결론을 얻었다.

김지윤 교수는 “골지체와 골지단백은 지금까지 큰 주목을 받지 못했지만 이번 연구를 통해 비만 치료의 새로운 타깃물질로 부상했다”며 “후속 연구를 통해 이들 물질의 조절 메커니즘을 계속 찾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결과는 세계적인 생명과학분야 국제학술지인 ‘Nature Communications' 3월17일 자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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