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고종관 기자
  • 입력 2020.03.27 16:43

서울성모병원·포항공대·홍콩시립대 공동연구 개가…동물실험서 심장 펌핑기능 회복 입증

[뉴스웍스=고종관 기자] 국내 의료진이 중증 심근경색환자의 심장을 회복시키는 ‘바이오잉크 심장패치’를 개발했다.

박훈준 서울성모병원 순환기내과 교수팀과 포항공대(POSTECH), 홍콩시립대 등 공동연구팀은 심근경색 부위의 혈관과 심장근육을 재생시키는 바이오잉크 심장패치를 개발해 동물에 적용한 결과, 심장기능이 향상되는 효과를 입증했다고 27일 발표했다. 

심장 재생의학은 세계적으로 성체줄기세포 중심으로 진행돼 왔다. 하지만 임상시험에서 나타나는 심구혈률(EF) 개선효과는 2~4% 수준에 머무른다. EF는 심장의 펌핑기능을 보여주는 척도로 정상 범위는 55~75%다. 이처럼 심장의 개선효과가 떨어지는 것은 이식한 줄기세포가 계속 박동하는 심장의 특성 때문에 제대로 살아남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렇게 심장조직에 주입한 줄기세포는 체내 생존율이 곧 심장재생의 바로미터가 된다. 바이오잉크 심장패치는 배양한 줄기세포를 심장에 이식하는 이상적인 방식으로 알려져 왔다.

바이오잉크는 3D프린터로 인체조직을 만들 때 원료가 되는 세포를 말한다. 보통 젤 형태로 되어 있고, 이를 3D프린팅 기술을 이용해 환자에게 맞게 제작한다. 이번에 연구진이 만든 심장패치는 심장에 단단하게 고정되도록 얇고 넓게 만든 것이 특징이다.

연구팀은 안전성에도 문제가 없도록 만전을 기했다.

중간엽 줄기세포가 몸 안에서 안전하게 오래 생존하면서 분화하도록 100cGy의 방사선을 조사해 최종 세포주를 제작했다.

연구팀은 이를 실증하기 위해 심근경색 동물모델에 3D 심장패치를 이식해 심기능 호전 여부를 살폈다.

혼합세포군을 주입한 동물의 좌심실 심구혈률 및 구획단축률이 대조군에 비해 향상된 것으로 나타났다. 좌심실은 혈액을 내뿜는 펌핑기능을 하는 곳으로 이 부위의 기능 향상은 심장의 회복을 알려주는 지표가 된다.

공동 교신저자인 박훈준 교수는 “이번에 개발한 3D 심장패치는 임상 적용 가능한 새로운 복합세포 융합플랫폼”이라며 “기존 줄기세포치료가 가진 한계를 극복했다는 점이 가장 큰 의의”라고 말했다. 그는 또 “기존 치료법으로 완치가 불가능한 중증 허혈성 심장질환자에게 힘든 수술을 하지 않고 치료할 수 있는 기회가 열리도록 후속 연구를 계속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인 ‘사이언스 어드밴스’ 25일자에 게재됐다.

왼쪽부터 서울성모병원 박훈준 교수,  포스텍 장진아 교수, 홍콩시립대 반기원 교수.
박훈준(왼쪽부터) 교수, 장진아 교수, 반기원 교수 (사진제공=서울성모병원)
저작권자 © 뉴스웍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