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이동헌 기자
  • 입력 2020.03.27 17:51

[뉴스웍스=이동헌 기자] 코로나19 사태가 심각 수준으로 치달으면서 건강식품에 대한 기호가 높아지고 있는 상황. 덩달아 폐 기능 개선과 면역력 증강에 도움을 주는 약초 ‘맥문동’의 인기가 거세지고 있다.

맥문동은 한국과 일본, 중국, 타이완 등에서 자라는 백합목 백합과 식물로, 뿌리에 약효성분이 있어 한약재로 사용된다. 중국 최고의 약물학 서적 ‘신농본초경’에 의하면 맥문동을 오래 복용하면 몸이 가벼워지고, 장수할 수 있으며, 양식이 떨어지더라도 굶주림을 느끼지 않는다고 한다. 조선시대 의관 허준이 집필한 의서 ‘동의보감’, 조선시대 비서관이 작성했던 ‘승정원일기’에서도 건강을 위해 왕이 즐겨 먹었으며, 몸을 경건하게 하고 안색을 좋게 하며 폐 기능을 돕는 약초로 기록돼 있다. 오늘날 한의학에서는 천식과 기관지 및 폐렴 등 각종 호흡기 질환과 아토피성 피부염, 당뇨 등의 치료를 위해 사용되고 있다.

식물에 있어 뿌리는 물과 영양분을 흡수하는 중요한 기관이다. 맥문동 역시 예외는 아니다. 맥문동의 보랏빛 꽃과 긴 이파리 아래로 뻗은 ‘덩이뿌리’에 맥문동의 모든 영양분이 모여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기 때문. 특히 맥문동은 볕이 들지 않는 음지, 혹독한 추위 속에서도 잘 자라는 식물로 유명하다. 다시 말해, 이파리와 꽃을 단단하게 지탱하면서 축적해온 영양분이 맥문동의 뿌리에 가득 들어있던 셈. 단, 덩이뿌리 주변의 작고 가느다란 수염뿌리는 영양학적 가치가 없기 때문에 제거하고 영양이 응축된 덩이뿌리만 사용해 섭취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아무리 몸에 좋은 건강식품이라도 맛이 좋지 않다면 손이 가지 않는다. 맥문동도 원물 그대로를 섭취하는 것보다는 볶는 과정을 거쳐야 맛이 좋아진다. 원광디지털대학교 한방건강학과의 논문 ‘전처리방법에 따른 맥문동 열수 추출물의 항산화성과 관능 특성(2013)’에 따르면, 볶음 과정을 거친 맥문동의 경우 색과 향, 단맛, 구수한 맛 등 전반적인 기호도가 상승한 것을 알 수 있다. 물론 단지 ‘맛’만 좋아지는 건 아니다.

부산대학교 식품영양학과의 논문 ‘열처리 가공에 따른 유효성분 증가 이유(2010)’에 의하면, 열처리 가공을 거친 후 다양한 화학적 변화에 의해 생리활성물질이 증가하게 되고, 이에 따라 항산화 활성도 함께 높아진다고 밝혀졌다.

원물 맥문동과 볶음 과정을 거치지 않은 건조 맥문동, 그리고 로스팅한 맥문동 세 가지의 영양 성분함량을 비교한 실험 결과에서 확연한 차이를 실감할 수 있다. 우선 면역력 증진에 도움을 주는 맥문동의 핵심 성분인 ‘스피카토사이드A(Spicatoside A)’의 함량부터 살펴본다. 볶은 맥문동은 295%의 높은 스피카토사이드A 함유량을 자랑한 반면, 원물 형태와 건조 상태의 맥문동은 현저히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그 외에도 칼슘, 마그네슘, 인 등을 포함한 여덟 가지 성분 조사에서도 볶은 맥문동은 최대 478%의 높은 유효성분 함유량을 보였다.

또한 뛰어난 맛과 우수한 영양성분을 지닌 맥문동을 섭취하고 싶다면 숙성발효 과정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볶은 맥문동에 별도의 발효 그리고 숙성의 과정을 거치면 원료의 안전성을 높이는 동시에, 맛과 풍미는 극대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렇듯 알면 알수록 더욱 가치가 높은 맥문동 뿌리의 효능에 주목해 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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