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문병도 기자
  • 입력 2020.03.31 12:00

손정곤 KIST박사 연구팀

그래핀 용액을 얼음 기둥을 통해 그래핀 벌집 구조체를 제작한 후에, 이를 김밥을 마는 듯한 전방향 압축 공정을 통해 안쪽으로 굽어진 늘어나는 배터리 전극 구조체를 제작하고 신축성 젤 전해질과 신축성 패키징을 통해 신축성 배터리를 제작하는 공정에 대한 모식도
그래핀 용액을 얼음 기둥을 통해 그래핀 벌집 구조체를 제작한 후에, 이를 김밥을 마는 듯한 전방향 압축 공정을 통해 안쪽으로 굽어진 늘어나는 배터리 전극 구조체를 제작했다. (그림제공=KIST)

[뉴스웍스=문병도 기자] 손정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광전하이브리드연구센터 박사 연구팀이 단단하지 않고 유연하여 늘릴 수 있는 리튬 이온 배터리를 개발했다. 

전자 산업의 급속한 발전으로 에너지를 저장하는 부분도 몸의 피부나 장기와 비슷하게 말랑말랑하고 늘어나는 형태로 만들어질 필요성이 크게 높아지고 있다

기존의 배터리는 단단한 무기물 형태의 전극 소재가 부피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어 늘어나게 만드는 것이 매우 힘들고, 전하를 뽑아 전달하는 집전체와 분리막 등 다른 구성 요소들도 늘어나야 하며 액체 형태의 전해질이 새는 문제도 해결해야 하므로, 늘어나는 배터리를 구현하는 기술은 매우 어려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

손정곤 박사 연구팀은 신축성이 없는 소재에서 구조적으로 신축성을 가지는 아코디언의 구조에 주목하여, 안쪽으로 구부러진 마이크로 크기의 벌집 모양 전극 구조체를 제작하고자 했다.

입자 형태의 단단한 배터리 양극·음극 활성 소재 각각을 잘 잡아 주면서도 전도성이 매우 높은, 보자기 역할을 하는 원자 두께의 그래핀과 나노 크기의 노끈인 탄소 나노튜브를 복합화하여 벌집 구조의 뼈대를 제작했다. 

벌집 모양의 활성 소재·그래핀·탄소나노튜브 복합 구조체를 김밥을 말 듯 압축하는 공정을 통해 아코디언처럼 굽어지게 하여 늘어날 수 있게 했다.

연구진이 개발한 전극은 신축성을 위해 별도의 고무와 같은 에너지 저장에 의미 없는 소재를 첨가한 것이 아닌, 모든 소재가 에너지 저장과 전하 전달에 참여한다. 

이 배터리는 기존의 늘어나지 않는 배터리 수준의 우수한 에너지 저장 용량을 보였다.

KIST 연구진은 제작한 구조체에 신축성 젤 전해질과 공기와 수분을 차단하며 전해질이 새지 않게 하는 늘어나는 패키징 소재를 같이 조립했다.

이를 통해 배터리를 구성하는 모든 부분에서 50% 이상의 높은 신축성 및 500번 이상의 반복적인 잡아당김에서도 성능을 유지하는 기계적 안정성을 확보하면서도, 공기 중에서의 장기 안정성까지 확보한 신축성 리튬 이온 배터리 개발에 성공했다.

손정곤 박사는 “본 연구를 통해 개발한 신축성 리튬 이온 배터리는 최근 웨어러블이나 신체 부착형 소자 개발에서 신축성을 가지는 에너지 저장 시스템으로서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연구의의를 밝혔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지원으로 KIST 주요사업과 한국연구재단 중견연구자지원사업으로 수행된 이번 연구내용은 나노기술 분야 국제적 과학 전문지인 ‘ACS 나노’ 최신호에 게재됐다. 

홍수영(왼쪽) 박사, 손정곤 박사 (사진제공=KIST)
홍수영(왼쪽) 박사, 손정곤 박사 (사진제공=K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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