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문병도 기자
  • 입력 2020.03.31 12:00

황영규 한국화학연구원 본부장·정재훈 울산대  교수연구팀

상온 30℃에서 수소화 반응이 이뤄지는 금속유기골격체(MOF) 촉매를 개발한 소식이 ‘미국 화학회 촉매’ 3월호에 표지논문으로 실렸다. (사진제공=화학연구원)

[뉴스웍스=문병도 기자] 황영규 한국화학연구원 화학공정연구본부 본부장과 정재훈 울산대  교수 공동 연구팀이 수소화 반응을 상온에서도 가능하게 하는데 성공했다.

수소화 반응은 액상수소원과 반응물을 촉매에 함께 넣으면, 수소가 촉매를 거쳐 반응물에 전달돼 반응이 이뤄져, 새로운 생성물을 얻는 화학반응이다.

일반적으로 수소화 반응은 100℃ 이상의 고온에서 이뤄지는데, 고온으로 높이기 위해 에너지가 많이 소모되고 온실가스를 배출해 상온으로 낮추기 위한 연구가 이어졌다. 

상온에서의 수소화 반응은 경제성이 떨어지는 게 문제였다. 팔라듐과 플래티늄 등 값비싼 귀금속 촉매를 써야 하기 때문이다.

한국화학연구원 연구진은 금속유기골격체(MOF) 촉매에 알코올을 넣고 단순 가열하는 간단한 방법으로 이 문제들을 한꺼번에 해결했다.

MOF 촉매에 알코올을 넣고 끓이자 MOF의 지르코늄 산화물 부분에 활성점이 생겼다. 이렇게 반응 자리가 늘어나자 촉매 표면이 활성화되고, 활성 에너지를 낮춰 상온 30℃에서도 쉽게 수소화 반응이 이뤄진 것이다.

연구진은 신형 MOF 촉매를 이용해 상온에서 바이오매스 ‘퍼퓨랄’을 화학원료 ‘퍼퓨릴 알코올’로 전환하는 데 성공했다. 

이러한 방식으로 석유화학공정과 바이오화학공정 등의 중간체 7종을 만드는 데 성공했고, 신형 MOF 촉매가 상온에서 작동하는 것을 확인했다.

지금까지 화학공정에서 골칫거리로 취급받던 폐열을 반응열로 활용할 수 있게 됐다. 냉각수로 식힌 폐열을 새로운 수소화 반응의 반응열로 활용하게 되면 폐열 재활용은 물론이고, 온실가스 감소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화학연구원 연구진은 수소 전달 메커니즘도 새로 규명했다. 실제 실험과 계산과학을 통해 수소화 반응이 촉매와 반응물의 6각링 전이상태를 거치는 게 아니라, 8각링 전이상태를 거쳐 진행된다는 것을 밝혀낸 것이다.

지난 10년간 연구자들은 듀메식 미국 위스콘신대 화학생물공학과  교수가 설명한 6각링 전이상태를 바탕으로 촉매를 만들어왔다. 지금까지 전이상태를 잘못 알고 있던 것이다.

과학기술정통부 차세대 탄소자원화 사업과 한국화학연구원 주요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된 이번 연구결과는 세계적인 촉매 분야 권위지인 ‘미국 화학회 촉매’ 3월호에 표지논문으로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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