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박명수 기자
  • 입력 2020.03.30 17:49

'생수보다 기름이 더 싼’ 상황도 현실화

미국 텍사스의 오일 관련 설비. (사진=TXOGA 트위터)

[뉴스웍스=박명수 기자]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수요 감소와 산유국 간 유가 인하 경쟁 여파로 30일 한때 브렌트유 가격이 17년 만의 최저 수준으로 23달러 대로 떨어졌다. 전문가들은 조만간 유가가 배럴당 10달러대에서 거래될 것으로 내다봤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30일(현지시간) 런던 ICE 선물거래소에서 브렌트유 5월물 가격은 오전 7시 11분 전장보다 배럴당 7.6% 떨어진 23.03달러에 거래됐다. 이는 2002년 11월 이후 17년 4개월 만의 최저 수준이다. 올해 초만 해도 브렌트유는 50~60달러 선을 오갔다.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5월물 가격은 장중 한때 배럴당 7.4% 내린 19.92달러에 거래돼 20달러를 하회하다 20.70달러로 다시 올라섰다. 올해 초 WTI 가격은 61.18 달러에 달했었다.

보관 비용은 그대로인 상황에서 유가가 내려가자 마이너스(-) 유가도 등장했다. 최근 아스팔트 제조용 고밀도 유종인 미국의 와이오밍유 가격은 배럴당 ‘-0.19 달러’까지 떨어졌다. 일각에서 거론된 ‘생수보다 기름이 더 싼’ 상황이 현실화된 것이다.

전문가들은 이런 추세라면 조만간 브렌트유와 서부 텍사스산 원유가 배럴당 10달러대에서 거래될 것이라는 예상을 내놓고 있다. 개리 로스 블랙골드인베스트먼트 최고투자책임자(CIO)는 블룸버그통신에 “급격한 원유 수요 감소에 직면한 상황”이라며 “조만간 WTI와 브렌트유가 10달러대에서 움직일 것”이라고 말했다.

세계 최대 산유국인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의 원유 수급 관련 협상이 진전을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코로나 셧 다운(가동 중단)’ 사태로 글로벌 유가 수요가 급감하고 있는 것이 유가 하락을 부추기고 있다.

에너지 컨설팅 기업인 팩츠글로벌에너지(FGE)는 “4월에 미국에서만 휘발유 수요가 매일 500만 배럴씩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세계 석유 수요도 기존의 4분의 1 수준으로 유례없이 감소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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