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원성훈 기자
  • 입력 2020.03.31 14:17

정의당 박수택 후보 사퇴 선언 "세력 각축 골몰한 거대 양당, 심판해달라"

지난 2월 24일 국회에서 열린 민생당 전신 바른미래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손학규(왼쪽 네 번째) 대표(당시)가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사진=민생당 홈페이지 캡처)
지난 2월 24일 국회에서 열린 민생당 전신 바른미래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손학규(왼쪽 네 번째) 대표(당시)가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사진=민생당 홈페이지 캡처)

[뉴스웍스=원성훈 기자] 손학규 민생당 상임선거대책위원장은 31일 국회에서 열린 제21대 총선 관련 기자회견에서 최근 불거졌던 '민생당 비례대표 순번 관련 논란'에 대해 사과했다. 

손 위원장은 "지난달 24일을 끝으로 바른미래당 대표를 내려놓고 평당원으로서 백의종군을 말씀 드렸는데, 지난주 비례 2번에 내정돼 노욕으로 비춰진 점은 뭐라고 해도 변명의 여지가 없다"며 "국민과 당원에 심려를 끼쳐 마음 깊이 죄송하다"고 고개를 숙였다.

그러면서도 그는 "그러나 한가지 이번 사태의 바닥에는 한국정치의 구조를 바꿔 새 정치를 열어야 한다는 열망이 숨겨진 점을 분명히 말하고자 한다"며 "저는 비례로 의원이 된다는 노욕보다는 국회의원이 돼 다당제 연합정치로 개헌을 해야 한다는 야심이 있었다는 것을 솔직히 고백한다"고 피력했다.

지난 26일 민생당은 비례대표 내정자 명단에 손 선대위원장을 2번으로 선정했다가 여론이 악화되자 최종 확정명단에서는 14번으로 순번을 하향 조정한 바 있다. 

손 위원장은 '비례대표 2번 파동'에 대해 '다당제 연합정치'를 명분으로 내세웠지만, 현실적 비판여론에 밀려 그는 사실상 당선권에서 멀어지게 됐다. 

이런 가운데, 박수택 정의당 경기 고양병 후보는 31일 후보사퇴를 단행했다. 박 후보는 사퇴문에서 "저는 오늘 선거를 포기하고 물러난다. 저를 후보로 세워주신 정의당원과 지지해 주신 유권자 여러분께 이해와 용서를 구한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안타깝게도 우리의 정치 토양은 돌바닥과 같고 정치 상황은 가시덤불투성이"라며 "진보의 가치와 이념을 비롯해 사회의 다양한 가치를 의정에 반영하기 위해 어렵사리 도입한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를 원내 양대 세력인 미래통합당과 더불어민주당이 각각 떳떳하지 못하게 꼼수로 위성 정당을 내세워 농락했다"고 개탄했다.

특히 "소수 정당이 펴고자 하는 한 줌의 기회와 꿈마저 거대 양당은 횡포로 짓밟았다"며 "국민의 정치적 의사를 결집해 국가 운영의 방향을 제시해야 할 정당은 자기들 의석 늘리고 세력 키우기 경쟁에 빠졌다"고 질타했다.

그러면서 "소수 정당 후보들은 언론의 조명도 제대로 받지 못하고 여론의 관심 밖으로 밀려나고 있다"며 "유권자께서 세력 각축에 골몰한 거대 양당을 심판해주시고, 진정으로 지역과 국가, 우리와 우리 아이들의 앞날을 걱정하고 준비하는 정당, 정치인을 지지해 달라"고 강조했다.

박 후보의 사퇴의 변은 '사실상 정치권이 거대 양당체제로 회귀해 군소정당이 설 자리가 없어진 게 현실'임을 하소연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지난 30일 심상정 정의당 대표는 국회에서 열린 '21대 총선 기자간담회에서 더불어민주당과 제1야당인 미래통합당이 비례위성정당을 가동하는 것에 대해 "꼼수정치의 최대 피해자는 바로 국민"이라며 "거대 양당의 민주주의 파괴 행위는 꼭 이번 총선이 아니더라도 반드시 역사의 심판을 받게 될 것"이라고 일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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