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박명수 기자
  • 입력 2020.03.31 14:31

"석유제품 수요 줄어 하루 60만 배럴 늘리겠다"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석유 회사 아람코의 시추 시설. (사진=아람코 홈페이지)

[뉴스웍스=박명수 기자] 사우디아라비이가 오는 5월부터 원유 수출량을 사상 최대로 늘리기로 했다. 이에따라 배럴당 유가 20달러 붕괴가 초읽기에 들어갔다.

30일(현지시간) 사우디 국영 SPA통신에 따르면 사우디아라비아 에너지부는 오는 5월부터 원유 수출량을 하루 60만 배럴 늘리겠다고 발표했다. 이에따라 사우디의 하루 원유 수출량은 1060만 배럴로 올라가게 됐다. 이는 사상 최대 수출량이다.

에너지부 당국자는 "알-파드힐리(Al-Fadhili) 유전 내 가스플랜트 연료를 원유에서 천연가스로 대체한다. 코로나19 여파로 국내 석유제품 수요가 줄어들면서 원유수출량 확대가 가능해졌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석유수출국기구(OPEC) 자료에 따르면 그간 사우디의 최대 원유 수출량은 1980년 하루 922만 배럴이었다. 현재 사우디는 하루 1000만 배럴에 달하는 원유를 수출하고 있다.

이처럼 공급량은 느는데 수요는 격감하면서 배럴당 유가 20달러 선 붕괴는 기정사실화된 분위기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코로나19 충격으로 전세계 석유 수요는 최대 25% 줄었다. 하루 석유수요 규모가 1억 배럴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하루 최대 2500만 배럴 수요가 줄어든 것이다. 이는 OPEC 13개 회원국들의 하루 산유량, 미국·멕시코·캐나다의 하루 석유 수요와 맞먹는 규모다. 2008년 금융위기 당시 석유수요 감소폭의 6배 규모다.

한편, 사우디가 수출량을 늘리기로 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이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5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전 거래일보다 배럴당 6.6%(1.42달러) 하락한 20.09달러에 장을 마쳤다. 이는 종가 기준으로 2002년 2월 이후 약 18년 만의 최저 수준이다. 특히 WTI는 장중 한때 배럴당 19.27달러까지 하락해 배럴당 20달러 선이 무너졌다.

런던 ICE 선물거래소의 5월물 브렌트유 역시 전장 대비 8.7%(2.17달러) 떨어진 배럴당 22.76달러로 18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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