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원성훈 기자
  • 입력 2020.04.01 15:42

"3시간 강의가 90분으로 줄고 수업방해 받기까지…대학도 한번도 안 했던 결정해야"

코로나대학생119 운영자인 유룻 씨(왼쪽 첫 번째)를 비롯한 '코로나대학생119'회원들은 1일 서울 여의도 교육시설공제회관 앞에서 "대학당국은 대학 입학금·등록금 환불신청에 임하라"며 기자회견을 열었다. (사진=원성훈 기자)
코로나대학생119 운영자인 유룻 씨(왼쪽 첫 번째)를 비롯한 '코로나대학생119'회원들은 1일 서울 여의도 교육시설공제회관 앞에서 "대학당국은 대학 입학금·등록금 환불신청에 응답하라"며 기자회견을 열었다. (사진=원성훈 기자)

[뉴스웍스=원성훈 기자] 코로나19로 인해 대부분의 대학이 지난 3월 16일부터 온라인 강의로 학기를 시작한 가운데, 대학 수업 차질로 인한 제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대학생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해 결성된 '코로나대학생119'라는 시민단체가 1일 서울 여의도 '한국사립대학총장협의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사회를 맡은 '코로나대학생119 운영자'인 유룻 씨는 이날 모두발언에서 "지난 2주간 온라인 강의를 진행하면서 대학생들은 수업의 질 하락과 학사일정 변경으로 마땅히 누려야 할 교육서비스를 제공받지 못하고 있다"며 "학생들에 대한 학습권 피해 보상은 대학이 마땅히 책임져야 할 문제이지만 대부분의 대학이 교수 재량으로 교수에게 모든 권한을 떠넘기고 있고 가이드라인도 발표하지 않았다"고 질타했다.

또한 그는 "대학은 스스로를 '코로나19 사태 피해자'로 규정하며 코로나19로 서버구축비, 방역비용 등 예상치 못하게 사용한 비용을 교육부에 청구하고 학생들에겐 고통분담을 요구하고 있다"고 힐난했다.

그러면서 그는 "코로나대학생119에서 지난달 20일부터 31일까지 진행한 입학금·등록금 환불신청에 550여명의 대학생 피해사례가 모아졌다"며 "이에 코로나대학생119에서는 재난상황에서 대학의 역할과 책임을 묻고, 1차로 모아진 대학생 550명의 입학금 등록금 환불신청서를 전달하는 기자회견을 진행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항공대 4학년 김수정 학생은 "이제 온라인 강의는 3주차에 접어들고 있지만 강의의 질은 나아질 기미는 보이고 있지 않다"며 "원래 3시간이었던 강의는 1시간 반, 2시간으로 줄어들었다"고 성토했다. 이어 "교수님이 실시간 질문을 받기 위해 열어놓은 유튜브 실시간 스트리밍에는 학교 학생이 아닌 사람들이 접속해 각종 혐오발언, 비하발언의 댓글을 쓰며 수업을 방해하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며 "그 일이 벌어진 날, 100명 정원의 수업에는 200명이 넘는 사람이 접속한 상태였다"고 질타했다.

그러면서 "학생들이 이렇게 등록금 환불요구에 호응한 이유는 명확하다"며 "단순히 돈을 돌려받는 것을 넘어서 문제해결의 주체인 학교의 태도에 화가 나고 이를 제대로 바로잡고자 하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계속해서 "등록금 환불만큼의 실질적이고 적극적인 대책을 세울 것을 요구한다"며 "그 과정은 학생들에게 투명하게 공개하고 더 이상 안된다, 못한다, 불가능하다 둘러대지 말라고 이야기 하는 것이다. 지금까지 한번도 없었던 상황인 만큼 대학은 한번도 안 했던 결정을 해야하는 것은 마땅하다"고 쏘아붙였다. 

이런 가운데, 노원지역 대학 신입생의 발언을 대독한 강여울 민중당 노원구위원회 주민직접정치운동본부 청년조직팀장은 "사립대학교  학생이라면 누구나 입학금을 내야하는데, 사용출처가 확실하지 않은 입학금은 대부분 신입생들의 입학식, 신입생 환영회 등 학교에 적응할 수 있도록 학교 측에서 도움을 주기 위해 사용이 된다고 알고 있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하지만 이번 코로나 사태로 인하여 신입생들의 입학식은 온라인으로 간소하게 진행됐으며 아직 학교 구경을 해보지 못하고 학교에 관한 정보 없이 곧장 인터넷 수업을 시작한 학생들이 많다"며 "입학금이 학교의 발전에 사용된다고 하지만, 학교 발전기금으로 사용하는 비용은 등록금에 포함되어 있다고 생각한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출처가 명확하지 않으며 그나마 알려져 있는 목적도 실현되지 않는 상황에서 신입생들에게 적지 않은 금액의 입학금을 돌려달라"고 촉구했다. 

한편, '코로나대학생119'가 지난달 20일부터 31일까지 진행한 '등록금·입학금 환불신청(피해사례 접수)에는 서울대, 연세대를 비롯한 44개 대학 및 이화여대 대학원, 가톨릭대학교 대학원 등 6개 대학원이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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