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박명수 기자
  • 입력 2020.04.02 12:18

유가 폭락으로 미국 셰일업계 붕괴 위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일(현지시간)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백악관 트위터)

[뉴스웍스=박명수 기자] 국제유가가 급락해 미국 셰일업계가 휘청거리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나섰다. 트럼프 대통령은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가 곧 유가 전쟁을 끝내고 석유 생산 감축과 가격 회복을 이룰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1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최근 러시아와 사우디 지도자들과 이야기를 나눴다"면서 "이들 두 나라가 수일 내로 유가 전쟁을 끝내는 데 합의할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그는 "전 세계적으로 석유산업이 파괴됐다"며 "이는 러시아에 매우 나쁘고, 사우디에 매우 나쁘다. 양측에 매우 나쁘다. 나는 그들이 곧 합의에 이를 것이라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코로나19 여파에다 사우디와 러시아가 증산경쟁을 펼치면서 올해 세계 유가는 급락세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5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전날보다 배럴당 0.8% 내린 20.31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WTI는 장중 19.90달러까지 하락하면서 또 더시 20달러선을 내주기도 했다. 1월 50달러대와 비교하면 대폭락한 수치다. 현재 국제유가는 배럴당 10달러대 진입을 눈앞에 두고 있다.

이같은 유가 폭락에 잘 나가던 미국 셰일업계는 붕괴 위기에 놓였다.

시추와 수압파쇄 등 혁신적인 기술을 자랑하는 셰일업계는 채굴 원가가 높다. 유가가 배럴당 40∼50달러에서 채산성을 가질 수 있다. 따라서 현재의 유가 폭락 국면에선 버티기 어려운 구조다. 결국 이날 셰일업체 ‘화이팅 석유’(Whiting Petroleum)는 파산보호를 신청했다.

이와 관련,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석유업체 대표들을 오는 3일 백악관으로 초청해 지원방안을 모색하기로 했다. 엑손모빌의 대런 우즈, 셰브런의 마이크 워스, 옥시덴탈의 비키 홀럽 등 업계 최고경영자(CEO)들이 참석할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석유업계는 코로나19로 인한 위기 속 연방정부의 지원을 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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