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고종관 기자
  • 입력 2020.04.03 10:18

코로나19로 전세계 인공호흡기 태부족…사망자 줄일 수 있는 '착한 기술' 관심

강성웅 교수가 개발한 간이 인공호흡기(사진제공=강남세브란스 병원)
강성웅 교수가 개발한 간이 인공호흡기(사진제공=강남세브란스 병원)

[뉴스웍스=고종관 기자] 코로나19로 나라마다 인공호흡기가 부족한 가운데 국내 의사가 저렴하면서도 간단하게 생산할 수 있는 ‘간이 인공호흡기’ 제작기술을 제공하겠다고 나서 화제가 되고 있다.

강남세브란스병원 호흡재활센터 강성웅 교수(재활의학)는 “2016년에 개발한 앰부백(ambu bag)을 이용한 ‘간이 인공호흡기’ 제작에 관심이 있는 기관이나 나라가 있으면 기술 전수를 하고 싶다”고 3일 밝혔다.

강 교수가 이 같은 제안을 한 것은 각국에서 코로나19 환자가 폭발적으로 늘고 있는데 인공호흡기의 가격이 개당 3000만원에 이를 정도로 비싸고 수량도 턱 없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심지어 지난달 26일에는 미국 MIT가 100달러로 생산 가능한 인공호흡기 디자인을 온라인에 공개하겠다고 밝히자 국내 언론이 이를 소개하기도 했다.

강 교수가 개발한 이 장비는 심폐소생술에 사용하는 공기주입기 ‘앰부백’에 기계장치로 압력을 가해 공기를 지속적으로 주입할 수 있다. 비싼 장비와 비교해 인공호흡기 본래 기능인 환기보조효과를 얻는데 손색이 없다. 모터와 타이머 등 간단한 기계장치만을 덧붙여 쉽게 제작할 수 있고, 제작비용도 10~20만원이면 충분하다.

강성웅 교수
강성웅 교수

강 교수는 “앰부백에 간단한 기계장치를 연결하면 사람 손을 빌리지 않고도 호흡을 장기간 보조해 준다”며 “저렴한 비용과 간단한 대량 생산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원래 이 장치는 비용 때문에 인공호흡기를 사용할 수 없는 신경근육계 희귀질환(근육병) 환자를 위해 고안했다. 진행성 신경근육질환은 폐를 움직이는 근육을 포함해 전신 근육이 무력해지는 병으로 자가호흡이 어렵다. 우리나라는 2001년 희귀난치성 지원사업이 시작되면서 인공호흡기 기근이 해소됐지만 저개발국 환자는 아직도 치료를 포기하는 사례가 흔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번 코로나19 바이러스는 특히 폐를 먼저 망가뜨려 사망에 이르게 하기 때문에 중증환자에겐 인공호흡기 장착이 필수다. 의료선진국에서조차 사망자가 속출하는 것은 갑작스런 환자 증가에 인공호흡기가 절대 부족 현상을 빚고 있기 때문이다.  

강 교수는 현재 간이 인공호흡기를 효과적으로 보급하기 위한 기금 모금 및 NGO와의 협력 등을 모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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