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손진석 기자
  • 입력 2020.04.04 09:05

엔진 회전 질감‧가속 페달 밟을 때 전해지는 감성적인 만족감 커…터보차저에서 맛보기 힘든 느낌
미국 시장 가격 9200만원보다 850만원…경쟁차 제네시스 GV80 풀옵션 보다 약 500만원 저렴

캐딜락의 3열 대형 SUV XT6는 대형 라디에이터 그릴과 수직형 DRL, 다이내믹한 프런트 범퍼디자인 등으로 멀리서도 캐딜락 브랜드라는 것을 알 수 있다.(사진=손진석 기자)
캐딜락의 3열 대형 SUV XT6는 대형 라디에이터 그릴과 수직형 DRL, 다이내믹한 프런트 범퍼디자인 등으로 멀리서도 캐딜락 브랜드라는 것을 알 수 있다.(사진=손진석 기자)

[뉴스웍스=손진석 기자] 캐딜락이 지난달 16일 대형 3열 SUV XT6를 국내 출시했다. 캐딜락은 XT6를 통해 최근 자동차 시장의 중심으로 떠오른 대형 SUV 시장에서 차별화된 감성으로 고객들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 도전장을 던졌다. 

캐딜락은 크고 편한 차의 대표격인 브랜드다. 이미 국내에 출시한 에스컬레이드가 이를 증명하고 있다. 기업 임원 의전용이나 연예인들의 활동용 모델로 꽤 선호도가 높다.

1902년 설립된 캐딜락은 아트엔사이언스(Art & Science)와 아메리칸 럭셔리를 표방하며 기술면에서 혁신과 럭셔리를 강조해 온 회사다. 이번에 출시한 XT6에도 이러한 자부심이 보였다.

지난달 19일 XT6의 시승을 위해 서울 강남에 있는 캐딜락하우스 서울에서 경기도 가평 나인블록 카페까지 왕복 112㎞을 다녀왔다. 시승을 하는 동안 오랜만에 터보의 부풀려진 파워가 아닌 자연흡기만의 주행감으로 만족감을 맛봤다.

XT6는 캐딜락이 새롭게 선보인 대형 SUV로 초대형 럭셔리 SUV인 에스컬레이드와 함께 캐딜락의 대표적인 플래그십 SUV 모델이다. 캐딜락은 최근 세단 라인업은 CT, SUV는 XT 시리즈로 모델별 트림을 단순화하고 세그먼트에 따라 4(소형), 5(중형), 6(대형)을 더하는 새로운 트림 전략을 발표했다.

시승을 위해 처음 만난 XT6의 앞모습은 기존 캐딜락의 이미지 보다 더욱 대담해진 대형 라디에이터 그릴과 수직형 주간주행등(DRL), 다이내믹한 프런트 범퍼디자인으로 캐딜락의 패밀리 룩 디자인을 적용했다. 멀리서 보아도 한 눈에 캐딜락 브랜드임을 알 수 있었다.

뒷모습도 캐딜락 특유의 세로타입 대형 콤비네이션 램프와 크롬가니시, 와이드한 가로형 리플렉터로 다이내믹하면서도 강인한 인상을 보여준다.

XT6는 대형 SUV 임에도 시작적인 모습은 중형 SUV처럼 보인다.  (사진=손진석 기자)
XT6는 대형 SUV 임에도 시작적인 모습은 중형 SUV처럼 보인다. (사진=손진석 기자)

캐딜락 XT6는 5m가 넘는 커다란 차체임에도 시각적으로 보여지는 크기는 실제보다 작은 중형 SUV처럼 보였다. 하지만 실제로 실내에 탑승을 하면 대형 SUV 임을 체감하게 된다.

XT6 실내는 캐딜락의 장인정신을 상징하는 컷 앤 소운 공법을 적용해 3열 시트까지 최고급 소재 중 하나인 세미 아닐린 가죽을 사용해 고급스러움이 묻어났다. 물론 모든 좌석과 암레스트, 인스트루먼트 패널, 트렁크 내 버튼 등에 스티치 마감처리도 캐딜락이라는 것을 보여줬다. 

2열 좌석에서 3열로 쉽게 탑승하게 도와주는 피치 앤 슬라이드 기능도 인상 깊었다. 특히 3열 공간은 동급 최대 94㎜의 헤드룸으로 인해 성인 탑승자도 불편함 없이 앉을 수 있게 넉넉했다. 트렁크 공간 우측에 파워폴딩 스위치를 적용해 스위치 조작만으로 2열과 3열 시트를 쉽게 접었다 펼 수 있어 화물칸의 활용이 편해 보였다. 

XT6는 개선된 3.6리터 6기통 가솔린 직분사 엔진은 최고출력 314마력, 최대토크 38㎏‧m의 강력한 성능을 발휘한다. 공인 연비는 리터 당 8.3㎞다. 여기에 전자식 변속레버시스템이 적용된 하이드로매틱 9단 자동변속기를 장착해 더욱 여유롭고 정교한 드라이빙 감각을 선사했다.

내수시장에서 경쟁모델인 제네시스 GV80 가솔린 3.5 모델은 최고출력 380마력, 최대토크 54㎏‧m의 성능을 발휘하는 3.5리터 V6 가솔린 트윈터보 엔진과 8단 자동변속기를 탑재하고 있다. 공인 복합 연비는 7인승 AWD 기준으로 리터당 7.8㎞다.

XT6는 가솔린 직분사 엔진의 주행 감성 하나만으로도 내수 시장에서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기에 충분한 매력이 있다.(사진제공=캐딜락)
XT6는 가솔린 직분사 엔진의 주행 감성 하나만으로도 내수 시장에서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기에 충분한 매력이 있다.(사진제공=캐딜락)

XT6는 기본적으로 충분한 파워트레인 성능을 갖추고 있다. 엔진의 회전 질감과 가속 페달을 밟을 때 전해지는 감성적인 만족감은 터보차저 엔진에서는 맛보기 힘들다. 전체적인 주행 질감은 부드럽고 편했다. 그리고 필요할 때는 강력한 존재감을 보여줬다.

최근 환경규제에 대응하기 위해 엔진을 다운사이징해 출시하면서 부족한 엔진의 출력을 보완하기 위해 터보차저 사용이 많아지면서 자연흡기방식의 엔진을 접하기 어려워졌다.

터보 엔진은 주로 높은 회전 영역에서 폭발력을 극대화해 강력한 힘을 내는 고성능의 상징이다. 하지만 최신 터보 엔진은 고성능을 유지하면서 낮은 회전 영역에서부터 높은 토크를 발생시키는 차이가 있다. 작은 배기량에 높은 마력과 토크를 발생하기 위해 쥐어짜는 듯한 느낌의 엔진 소음과 주행시 속도와 힘은 부족하지는 않지만 시원하지 않다. 뭔지 모를 답답함이 있다.

이에비해 장치의 도움없이 외부의 공기를 그대로 받아 들여 엔진을 작동하는 자연흡기 엔진은 기본 즉 엔진의 회전수 변화에 따라 토크와 출력 변화가 발생한다. 고유 성능이 그만큼 중요하다. 터보에 비해 엔진의 구조가 간단하고 가속페달을 밟을 때 반응 속도가 빠르고 부드러운 응답성을 가지고 있다.

XT6는 이러한 자연흡기 엔진의 장점을 간직한 모델로 다운사이징 모델의 터보엔진에서와 달리 답답함이 없는 시원하고 경쾌함이 오랫도록 운전하고 싶게 만들었다. 더욱이 인위적인 개입이 없는 엔진과 미션의 조화와 넉넉하면서도 여유로운 힘은 XT6의 파워트레인 성능은 커다란 차체와 더불어 탑승인원과 화물을 가득 실어도 넉넉한 출력을 제공할 수 있는 수준이다.

또한 정속주행이나 주행 중 가속페달과 브레이크를 밟지 않고 하는 타력주행 때 여섯 개의 실린더 중 두 개의 실린더를 번갈아가며 비활성화시킨다. 이로인해 엔진의 연소를 위해 흡기와 배기 상황에서 소모되는 에너지의 손실인 '펌핑로스'를 최소화하고 연비를 극대화한다. 이같은 기능을 가진 '액티브 퓨얼 매지니먼트 시스템'을 적용해 연비 주행에도 최적의 성능을 보였다.

실 주행에서 가속주행 등 일반적인 주행 때 클러스터에 V6라고 표시되지만 시스템이 작동할 경우 V4라는 녹색램프가 켜진다. 단 확인은 트립모드에서만 확인이 된다. 시승에서 투어모드로 연비주행을 했을 때 공인 연비는 리터 당 8.3㎞보다 더 잘 나왔다. 

XT6는 자연흡기방식임에도 짧고 굵은 흡기통로와 가변밸브타이밍 시스템으로 고속에서 민첩한 가속응답성을 보여줬다. 전자식 변속레버시스템과 패들스위치는 별도의 수동변속모드를 선택하지 않고도 자동과 수동변속모드를 자유롭게 변환해 다이내믹한 운전을 즐길 수 있도록 설정되어 있다.

특히 전륜기반의 트윈클러치 스포츠 4륜구동시스템은 투어(전륜구동모드), AWD, 스포츠, 오프로드 등 4가지 주행모드에 따라 전륜과 후륜의 구동력을 최적으로 제어해 모든 시승구간에서 안정적인 주행감을 선보였다.

XT6 실내,(위), 센터페시아(아래 왼쪽부터), 나이트비전, 2열 공조기(사진제공=캐딜락)
XT6 실내,(위), 센터페시아(아래 왼쪽부터), 나이트비전, 2열 공조기(사진제공=캐딜락)

맥퍼슨 스트럿과 멀티링크를 조합한 전륜 서스펜션과 5-링크 리어 서스펜션은 마그네틱라이드 댐퍼(MRD) 대신 새롭게 적용된 가변댐핑컨트롤은 4개의 쇼크옵서버의 댐핑 강성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해 노면에 즉각적으로 반응하고, 노면충격을 최소화시켜 줌은 물론 코너링에서 차체 움직임을 효과적으로 제어해 주었다.  

이외에도 XT6는 리어 카메라 미러가 HD급 화질로 개선되었으며,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과 차량주변의 위험을 직관적으로 알려주는 경고시스템 및 햅틱 시트, 자동제동 및 보행자 감지 긴급제동, 야간주행 시 시인성을 높인 나이트 비전 등 캐딜락만의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이 안전운전을 도와준다.

실내 음향은 보스 사운드 시스템과 14개의 스피커에서 재현되는 명확한 음원의 전달과 마치 콘서트장에 온듯한 현장감으로 귀호강을 하면서 주행할 수 있다. 또 실내로 유입되는 외부소음을 최소화시켜 주는 액티브 노이브 캔슬레이션 기능이 포함되어 있어 정숙성을 보장해 준다. 

XT6의 주행모습(사진=손진석 기자)
XT6의 주행모습(사진=손진석 기자)

XT6는 국내 최상위 트림인 스포츠 단일 라인업만 출시된다. 가격은 개별소비세 인하분이 반영돼 8347만원으로 동일 트림 기준 미국 시장 가격 9200만원보다 저렴하게 출시한 부분은 캐딜락의 한국시장 확대 의지를 보여주고 있다. 더욱이 현대차 제네시스 GV80 풀옵션 가격인 8900만원보다 약 500만원가량 저렴해 충분한 경쟁력도 보유하고 있다.

그동안 캐딜락은 한국시장에서 고전을 해왔다. 최근 들어 대형 SUV와 국내 고객의 다양해진 니즈로 인해 캐딜락은 올해 충분한 시장 점유율 확대를 노려 볼만하다. 117년의 역사와 혁신적인 기술, 차별화된 디자인을 보유하고 있는 캐딜락의 역량이 집중되어 있는 XT6는 가솔린 직분사 엔진의 주행 감성 하나만으로도 내수 시장에서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기에 충분한 매력이 있다고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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