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허운연 기자
  • 입력 2020.04.04 19:15

글로벌 IB, 경제성장률 평균 0.9% 제시…3분기까지 이어지면 추가하락 불가피

(사진·일러스트 출처=픽사베이)
(사진·일러스트 출처=픽사베이)

[뉴스웍스=허운연 기자] 코로나19 사태가 전 세계로 확산되면서 우리나라 수출이 쉽게 반등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올해 우리나라 경제가 역성장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3월 수출은 469억1000만 달러로 1년 전보다 0.2% 감소했다. 조업일수를 고려한 일평균수출액은 19억5000만 달러로 6.4% 줄었다. 산업부 관계자는 “3월까지의 코로나19 영향은 제한적이었으나 중국 이외 미국과 유럽연합(EU) 지역으로의 코로나19 확산으로 4월 이후 수출은 녹록지 않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처럼 3월 수출은 예상보다 선방했으나 4월 수출부터는 코로나19 영향은 크게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2월 산업동향에서도 생산과 소비, 투자가 모두 감소한 ‘트리플 하락’을 시현하면서 경기 침체를 예고하고 있다.

특히 3월 하순부터 수출이 급락한 만큼 4월 전망은 더욱 어둡다. 3월 1일부터 20일까지 수출은 전년동기 대비 10.0% 증가했으나 21~31일 기간 중 14.5% 급감하면서 월간 수출이 하락 전환했다.

이상재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3월 하순의 대외거래 부진이 4~5월에도 이어지거나 악화될 가능성이 높다”며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자택대피를 4월말로 연장했는데 전세계 GDP의 20%를 차지하는 미국의 경제활동이 정지되는 기간이 길어진 만큼 우리 수출물량 부진이 불가피하다”고 분석했다.

이어 “우리 수출단가와 밀접한 국제유가(WTI)가 3월에 배럴당 30.7달러로 전년동기 대비 47.2% 급락하면서 수출단가의 두 자릿수 감소가 재현될 가능성이 높아졌다”며 “자동차, 화공품 등의 수출 역성장이 불가피한 가운데 반도체마저 감소폭이 확대되면 2분기 수출에 대한 우려가 높아질 수밖에 없다”고 언급했다.

김유미 키움증권 연구원은 “3월 수출이 우려보다는 양호했으나 4월 국내 수출 증가율은 마이너스 폭이 추가 확대될 것”이라며 “중국의 조업 재개로 (수입 수요가)3월보다는 개선되겠지만 주요 수요 지역인 미국과 유럽의 수요 부진이 4월보다 심해질 것이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특히 “미국이나 유럽의 경우 이동 통제와 공장의 조업 중단 등이 3월 중순 이후 본격화됐던 만큼 부정적인 영향은 4월에 더 반영될 것”이라며 “4월은 지난해에 비해 조업일수가 2일 정도가 적다는 점도 기저효과 측면에서 부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어 두 자릿수 하락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다”고 말했다.

코로나19로 수출을 비롯한 우리 경제 지표가 본격적으로 악화세를 보일 것으로 우려되는 가운데 올해 우리 경제 성장률은 2%대는 고사하고 1%대도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늘고 있다. 마이너스 성장, 즉 역성장할 것이라고 예상하는 기관도 생겼다.

공동락 대신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는 1분기부터 경기위축을 시사하고 있고 이에 성장률 전망 하향도 불가피하다”며 “코로나19 여파가 본격적으로 경제 지표에 반영되면서 올해 한국의 GDP 성장률을 기존 1.9%에서 0.7%로 1.2%포인트 하향한다”고 언급했다.

아시아개발은행(ADB)도 올해 우리나라 성장률을 기존 전망 대비 1.0%포인트 낮춘 1.3%로 제시했다.

최근 글로벌 투자은행(IB)들은 우리나라의 경제 성장률을 낮춰 잡고 있다.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바클레이즈와 JP모건은 올해 우리 경제 성장률을 0.8%로 제시하고 있다. 이어 뱅크오브아메리카-메릴린치는 0.7%, 크레디트스위스는 0.3%로 1% 아래를 전망 중이다. 시티, 노무라, UBS는 각각 1.0%, 1.4%, 1.5%로 상대적으로 높게 잡고 있으나 차후 전망에서 하향 조정할 가능성이 높다.

이들 글로벌 IB들의 평균 전망치는 0.9% 수준으로 1%에 미치지 못한다. 0.9% 조차도 상반기 코로나19가 절정에 달하고 하반기 완화될 것을 가정한 전망이다. 이에 코로나19 확산이 3분기 이후에도 이어질 경우 추가 하락이 불가피하다.

이미 국제신용평가사에서는 역성장 전망까지 나왔다. 최근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는 올해 우리나라 성장률 전망치를 –0.6%로 제시했다. 무디스는 0.1%로, 피치는 0.8%로 각각 내다보고 있다. 최근 신평사들이 한 달 내 수 차례씩 성장률을 조정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조만간 역성장 전망이 추가될 가능성이 높다.

정부도 정확한 수치의 언급은 피하고 있지만 기존에 제시한 2%대 성장률 달성은 어렵다고 보는 중이다. 홍남기 부총리는 지난달 20일 외신기자 간담회에서 “국내외 소비·투자·수출 등이 파급영향을 따져보면 1분기 마이너스 성장을 배제하기 어렵다”며 “7월 하반기 경제정책방향 발표 시 공식적인 의견을 내놓겠다”고 말했다.

이주열 한은 총재도 지난 3월 16일 임시 금융통화위원회를 열어 기준금리를 1.25%에서 0.75%로 긴급 인하한 뒤 “올해 성장률은 당초 전망한 2.1%에 미치지 못할 것 같다”며 “코로나19 확산 속도가 예상 외로 빠른 만큼 전망치보다는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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