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 빈자리 채운 '페이커'…돌아온 e스포츠, 8만 관중 '클릭'
'손흥민' 빈자리 채운 '페이커'…돌아온 e스포츠, 8만 관중 '클릭'
  • 장대청 기자
  • 승인 2020.04.05 15:3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프리메라리가 선수 참여한 '피파 대회', 14만 유로 수익 기부…잦은 경기 지연과 공정성 이슈는 문제
담원 게이밍의 '너구리' 장하권이 지난 2월 25일 LCK 첫 경기를 앞두고 손 소독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제공=라이엇 게임즈)
담원 게이밍의 '너구리' 장하권이 지난 2월 25일 LCK 첫 경기를 앞두고 손 소독을 진행하고 있다. 무관중 경기로 진행한 1라운드를 마치고 LCK 2라운드는 온라인으로 재개됐다. (사진제공=라이엇 게임즈)

[뉴스웍스=장대청 기자] 코로나19 바이러스는 각종 스포츠 대회도 멈춰 세웠다.

올해 7월 24일 개막 예정이었던 도쿄 올림픽은 내년 7월 23일로 1년 미뤄졌다. 유럽 클럽 축구 대항전인 챔피언스리그를 비롯해 세계 곳곳의 인기 있는 스포츠 리그들도 모두 중단됐다. 영국 프리미어 리그 토트넘 홋스퍼에서 뛰던 손흥민도 3월 28일 귀국해 자가 격리에 들어갔다.

하지만 손흥민의 빈자리는 '페이커' 이상혁이 채운다. e스포츠 대회들이 비대면 경기가 가능한 특성을 살려 온라인 대회로 돌아왔다. 스포츠 팬들은 e스포츠로 그리움을 달래고 있다.

롤 챔피언스 코리아(LCK)는 코로나19 휴식기를 마치고 3월 25일 재개됐다. LCK를 주관하는 라이엇 게임즈는 각 숙소에 심판과 관계자를 파견해 온라인 대회 형식으로 리그를 다시 시작했다.

인기는 여전하다. 트위치, 유튜브, 아프리카TV 등 각종 플랫폼에서 진행하는 생중계에 시청자들이 몰렸다. 스트리밍 사이트 트위치의 LCK 중계 동시 접속자는 많으면 8만 명에 육박한다. 평일 오후 3시에 시작하는 일정임에도 큰 인기를 누리고 있다.

글로벌 지역 롤 대회들도 온라인으로 돌아왔다. 중국 춘절 연휴(1월 25일) 이후 줄곧 멈춰 있던 중국의 롤 프로 리그(LPL)는 지난달 9일부터 온라인 대회를 열고 있다. 북미 지역 롤 챔피언십 시리즈(LCS)와 유럽 지역 롤 유로피언 챔피언십(LEC)도 남은 경기를 모두 온라인에서 진행한다.

롤 리그와 더불어 양대 e스포츠 리그로 손꼽히는 오버워치 리그도 온라인에서 펼쳐진다.

오버워치 리그 팀들은 세계 각 지역에 연고를 두고 활동하고 있다. 기존 오버워치 리그는 서로의 홈 경기장을 찾는 홈 스탠드 방식으로 진행될 예정이었다. 코로나19가 확산함에 따라 주관사 블리자드는 앞으로 두 달간 온라인에서 대회를 운영하기로 했다. 지난달 28일 광저우 차지와 상하이 드래곤즈의 맞대결로 오버워치 리그는 재개됐다.

블리자드는 앞서 카드 게임 '하스스톤'의 e스포츠 대회 '마스터즈 투어 로스앤젤레스' 대회도 전면 온라인 대결 형식으로 개최한 바 있다. 대회는 지난달 21일부터 사흘간 이뤄졌다. 55만 달러(약 6억7100만원)의 상금을 두고 43개국 총 346명이 온라인으로 참여했다.

국산 게임 '배틀그라운드'의 e스포츠 리그도 온라인 예선을 진행했다. 배틀그라운드를 서비스하는 펍지주식회사는 세계 대회인 PGS: 베를린 대회는 잠정 연기했지만 지역별 국가 대표 선발전은 온라인으로 전환해 열었다. 한국과 일본은 지난달 14일 이미 선발전을 마쳤다.

아울러 펍지주식회사는 한·중·일 3국의 스트리머를 모아 이벤트 대회를 진행했다. 4월 1일부터 4일까지 각국의 스트리머 96명이 온라인에서 총상금 2000만원을 두고 경쟁했다.

◆"숙소에서 하는 만큼 심적 부담 적다"…실제 축구 선수와 게임 대회도 벌여

e스포츠 대회들이 속속 온라인에서 재개하며 쉽게 볼 수 없던 독특한 모습들도 나왔다.

LCK는 2라운드부터 MVP격인 '플레이어 오브 더 게임(PoG)'을 받은 선수들과 경기 후 화상 인터뷰를 한다. 선수들은 유니폼을 입고 숙소 내 지정 장소에서 인터뷰를 진행한다. 중계진이 질문하면 선수가 연결된 이어폰으로 듣고 답하는 식이다. 약간 지연되거나 끊기는 장면이 나오긴 해도 큰 무리 없이 진행 중이다. '페이커' 이상혁은 T1 자체 선정 MVP 선수에게 주어지는 챔피언 벨트를 매고 나와 화제가 되기도 했다.

선수들의 온라인 대회 소감은 가지각각이다. '클리드' 김태민은 지난달 25일 온라인 첫 경기를 마친 뒤 인터뷰에서 "저희가 이번에 온라인 게임으로 진행되는 만큼 경기력을 계속 올리도록 노력하겠다. 나중에 (사태가) 나아지게 되면 현장에서도 팬들의 함성 소리가 듣고 싶다"고 말했다. 같이 나선 '라스칼' 김광희도 "온라인이라 완전히 적응되지는 않았다. 갈수록 나아지는 모습 보여주겠다"고 전했다.

'페이커' 이상혁과 '엘림' 최엘림이 지난달 25일 2라운드 첫 경기를 마치고 화상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LCK 유튜브 캡처)
'페이커' 이상혁과 '엘림' 최엘림이 지난달 25일 2라운드 첫 경기를 마치고 화상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LCK 유튜브 캡처)

반면 '페이커' 이상혁은 26일 화상 인터뷰에서 "숙소에서 온라인으로 진행하는 만큼 심적 부담이 적다"고 밝혔다. "숙소에서 경기하는 것의 가장 좋은 점은 편한 옷차림이다"라고 말한 선수도 있다.

실제 축구 선수들이 e스포츠 대회로 팬들을 만나기도 했다.

스페인 리그인 프리메라리가 선수들은 '라리가 산탄데르 챌린지'에 참여해 축구 게임 '피파20'으로 대결을 벌였다. 레알 마드리드의 미드필더 마르코 아센시오가 레가네스 공격수 아이토르 루이발을 꺾고 우승을 차지했다. 현장 축구가 그리운 팬들은 이 대회에 열렬한 지지를 보내왔다. 라리가 산탄데르 챌린지의 결승전 시청자는 총 17만 명에 달했다. 이 대회는 스페인 방송에서 중계돼 14만 유로(한화 약 2억원)의 수익을 올렸다. 수익금은 전액 코로나19 방역을 위해 기부됐다.

한국프로축구연맹도 지난달 22일 'K리그 랜선 토너먼트'를 열었다. 8개 구단 소속 선수들이 1명씩 참가해 '피파 온라인 4'로 승부를 펼쳤다. 토너먼트 결과 성남의 골키퍼 전종혁이 1위를 차지했다. K리그의 랜선 토너먼트에도 3500명가량의 동시 접속자가 들어왔다.

◆잦은 경기 중단은 문제…주류 스포츠 자리 잡으려면 안정성이 '필수'

다만 자주 중단되는 리그 환경과 공정성 문제 등은 여전히 발목을 잡는다.

실제 지난달 26일 T1과 APK 프린스의 경기에서는 버그와 장비 이슈로 약 2시간가량 경기가 중단되는 사태가 일어났다. 다른 공간에 있는 만큼 규정 합의에 시간이 걸렸고 게임 시간이 길어지며 장비 문제도 발생했다. 약 30분 내외로 이어지는 경기가 2시간 30분 넘게 이어진 것이다. 경기 재개를 기다리는 선수도, 빈 시간을 채우는 중계진도 힘든 시간이었다. 경기를 지켜보는 누리꾼들 역시 온라인 대회가 시작하고 경기가 평소보다 자주 멈추는 듯하다고 꼬집었다.

라이엇 게임즈 측은 2라운드 재개 전 "각 팀 숙소를 방문해 PC 사양과 네트워크 상태 등 온라인 대회 진행을 위한 제반 사항을 점검했다"며 "일부 팀들의 PC를 교체하는 등 원활한 대회 진행을 위해 필요한 조치를 했다"고 밝혔지만 역부족인 모습이다.

한편 중국 LPL에서는 코로나19 격리로 인해 핵심 선수나 감독이 참가하지 못하고 경기를 치르는 팀도 있다. EDG의 감독인 '클리어러브' 밍카이는 춘절 기간 고향인 후베이성을 방문했다가 그대로 격리됐다. 코로나19로 대회에 참가하지 못했던 선수는 더 있다고 알려졌다. 각 팀은 해당 선수 없이 대체 선수들로 경기를 진행 중이다. 전력 약화는 어쩔 수 없다.

각자 숙소에서 경기를 치르는 만큼 대회장과 다른 환경도 공정성 이슈에 영향을 준다. 선수들이 경기하는 숙소 공간은 지원사의 규모와 역량에 따라 다르다. 이번 대회를 계기로 온라인 대체가 가능하다는 것이 증명된 만큼 관련 시설 규정에 관한 체계도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우지' 지안쯔하오가 지난해 8월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따낸 후 기념촬영하고 있다. (사진=지안쯔하오 웨이보)
'우지' 지안쯔하오가 지난 2018년 8월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따낸 후 기념촬영하고 있다. (사진=지안쯔하오 웨이보)

e스포츠는 주류 스포츠 업계로 편입하기 위해 끊임없이 움직여왔다. 이런 노력은 지난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시범종목 지정 등 성과를 내기도 했다.

이번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e스포츠의 특수성과 화제성이 더 주목을 받고 있다.

업계에서는 코로나19를 계기로 e스포츠 산업이 더 적극적인 행보를 보일 기회라는 시각도 나오고 있다. 다만 이를 위해서는 꾸준히 발생하는 중단 문제를 줄이고 게임 외 환경에 공정성을 확보하는 등 탄탄한 기반을 갖추는 것이 필수요소로 보인다.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press@newsworks.co.kr
<저작권자 © 뉴스웍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 많은 기사 보기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제호 : 뉴스웍스
  • 서울특별시 중구 마른내로 140 서울인쇄정보빌딩 4층
  • 대표전화 : 02-2279-8700
  • 팩스 : 02-2279-7733
  • 청소년보호책임자 : 고진갑
  • 고충처리인 : 최승욱
  • 법인명 : 뉴스웍스
  • 뉴스통신사업자 등록번호 : 서울, 아04459
  • 등록일 : 2007-07-26
  • 발행일 : 2007-07-26
  • 신문사업·인터넷신문사업 등록번호 : 서울, 아04459
  • 등록일 : 2017년 4월 17일
  • 회장 : 이종승
  • 발행·편집인 : 고진갑
  • 편집국장 : 최승욱
  • 뉴스웍스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0 뉴스웍스. All rights reserved. mail to webmaster@newsworks.co.kr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