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최윤희 기자
  • 입력 2020.04.06 11:47

통제 없고 방문 자제 알리는 현수막 게시 부족…타 지자체 적극적인 통제와 '대조적'

지난 5일 수원 광교산은 몰려든 등산객들로 인해 북새통을 이루며 약 10㎞ 구간이 주차장으로 변해 운전자들이 차량 안에서 꼼짝달싹 못하는 신세가 됐다.(사진=최윤희 기자)
지난 4일 수원 광교산은 몰려든 등산객들로 인해 북새통을 이루며 약 10㎞ 구간이 주차장으로 변해 운전자들이 차량 안에서 꼼짝달싹 못하는 신세가 됐다. (사진=최윤희 기자)

[뉴스웍스=최윤희 기자] 코로나19 확산에도 수원시 광교산에 산행을 즐기려는 시민들이 연일 몰려들고 있지만 수원시가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어 사회적 분위기에 역행하고 있다는 여론이 일고 있다.

주말인 지난 4일 광교산 일대는 봄꽃 개화 시기를 맞이해 집 안에만 있기가 힘들다며 쏟아져 나오는 상춘객 인파와 차량들로 인해 오후 2시부터 8시까지 무려 6시간 동안 교통이 마비돼 고립되는 상황이 발생했다.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지는 행락객들의 발길이 오후 늦게까지 이어졌고, 승용차와 관광·시내버스가 뒤엉켜 정체구간은 무려 10㎞에 달했지만 입산 통제 및 마스크 착용을 안내하는 요원은 커녕 방문 자제를 요청하는 현수막도 눈에 띄지 않았다.

광교산 등산로 입구 카페와 음식점 테이블도 상춘객들로 가득 찼다. 야외식당을 포함해 대다수 음식점들은 밀폐된 방에서 다수의 사람들이 안전거리 2m 이상 간격을 무시한 채 마주보고 식사를 하거나 술잔을 기울이고 있어 코로나19 지역사회 감염이 추가 확산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일고 있다.

코로나19 확산세가 이어지면서 정부의 고강도 사회적 거리 두기가 2주 더 연장된 가운데 다수의 타 지자체들이 유명산과 유원지를 찾는 상춘객 감염을 예방·차단하기 위해 발 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는 모습과는 대조적이다.

강원도 내 일부 자치단체들은 유채·벚꽃 등 봄꽃 군락지의 출입을 통제했고, 동두천시는 소요산 입산을 일찌감치 통제했다. 용인시는 2.9㎞ 구간의 가실벚꽃길 도로와 보행로를 출입 통제했고, 인천 강화군 또한 이달 하순 예정된 '고려산 진달래 축제'를 전면 취소하고 등산로 등을 전면 폐쇄했다.

충남 서산시도 해미천변 도로와 보행로 통제에 나섰고, 창원시는 진해 군항제 취소와 더불어 상춘객들이 찾는 주요 명소의 출입을 전면 통제한다고 발표했으며, 서울시는 한강공원 출입로 15곳과 석촌호수 진입로 54곳을 모두 폐쇄하는 등 고강도 물리적(사회적) 거리두기를 추진하고 있다.

타 지자체들이 이처럼 상춘객들의 방문을 막기 위한 강경책을 내놓으며 정부의 강력한 ‘사회적 거리두기’ 캠페인에 동참하고 있는 데 반해 봄철 군락지에 대한 수원시의 적극적인 내부 통제방안 마련이 미흡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매일 광교산 노선을 운행하고 있는 한 버스기사는 "주말뿐 아니라 평일에도 많은 시민들이 광교산으로 몰려 혹여나 감염 위험이 커지진 않을까 불안하다"며 "수만명에 달하는 광교산 입산객들의 안전을 위해 입구에 상황실을 차려 출입을 통제하거나 사회적 거리두기 홍보 등 시 차원에서 적극적인 자구 노력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같은 지적에 대해 수원시 관계자는 "현재 광교산 일대는 공공화장실 방역과 한방향걷기에 대한 안내만 하고 있을 뿐 감당할 수 있는 수준에서 관리되고 있진 않다"며 "추후 다양한 방향으로 대책을 검토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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