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성수 "기업자금 위기설은 과장…필요 시 적기 대처할 것"
은성수 "기업자금 위기설은 과장…필요 시 적기 대처할 것"
  • 허운연 기자
  • 승인 2020.04.06 1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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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현안 관련 공개서한…"심각한 항공업계 위해 다각적·종합적 대안 심도 있게 논의"
"쌍용차 경영쇄신 노력·자금사정 감안해 채권단도 뒷받침할 부분이 있는지 협의할 것"
은성수 금융위원장이 지난 24일 비상경제회의를 마친 뒤 정부서울청사 합동브리핑실에서 내용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제공=금융위원회)
은성수 금융위원장이 지난달 24일 비상경제회의를 마친 뒤 정부서울청사 합동브리핑실에서 내용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제공=금융위원회)

[뉴스웍스=허운연 기자] 은성수 금융위원장이 최근 금융시장에서 제기되는 기업자금 위기설 등 각종 우려에 대해 ‘사실에 근거한 주장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반박했다. 특히 “일시적 유동성 문제로 기업이 도산하는 일은 막겠다는 것이 정부의 확고한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은 위원장은 6일 최근 금융시장을 둘러싸고 제기되는 우려, 정책건의 등과 관련해 시장에서의 불필요한 오해를 해소하고 정책방향 관련 궁금증에 답하기 위해 주요 칼럼니스트, 출입기자, 민간 자문위원 등에게 정부의 의지와 정책방향을 담은 서한을 공개 발송했다.

은 위원장은 “코로나19 극복을 위해 지난 3월 24일 전례 없는 ‘100조원+α’ 규모의 민생·금융안정 패키지 프로그램을 마련해 적극 추진하고 있다”며 “정책을 시행하는 과정에서 다양한 문제제기와 비판, 그리고 소중한 정책제언을 해줬는데 ‘0월 위기설’, ‘발등의 불’, ‘00기업 자금난’ 등은 저희를 더욱 정신차리게 하지만 한편으로는 시장 불안이 커지고 해당 기업이 더욱 곤란해지는 부분이 우려되기도 한다”고 말했다.

이어 “긴박하게 정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시장과 언론 등과 소통을 더 자주 했으면 이런 말이 나오지 않았을 텐데 하는 반성과 함께 늦었지만 이에 대한 입장을 정리해봤다”고 덧붙였다.

다음은 은 위원장이 최근 금융시장과 금융정책 주요이슈에 대해 설명한 것이다.

- 일각에서 ‘기업자금 위기설’을 제기하는데 실체가 있는 주장인지?

"사실에 근거한 주장이라 보기 어렵다. 과거에도 경제가 어려울 때마다 자금 위기설이 반복적으로 등장했으나 지나고 보니 과장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위기설은 문제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는 측면이 있긴 하지만 불필요하게 시장의 불안을 증폭시키고 언급되는 특정 기업의 자금사정을 더욱 악화시킬 수 있는 만큼 조심스러운 접근이 필요하다. 정부는 금융권과 함께 금융권 자금흐름 및 기업의 자금수요를 면밀하게 파악하고 있으며 필요 시 적기에 대처할 것이다."

- 정부대책 발표에도 불구하고 CP 등 시장금리가 상승하고 있는데 어중간한 대책으로는 손볼 수 없을 만큼 이미 늦어버린 것은 아닌지?

"그렇지 않다. 최근 CP 금리가 오르고 있는 것은 사실이나 3월 분기말 효과가 있었고 비단 우리만의 현상은 아니다. 이는 시장의 불확실성을 반영한 것으로 어느 정도 예상된 부분이다.

CP 스프레드가 미국 등 다른 국가와 비교해 많이 벌어진 것은 아니며 과거 글로벌 금융위기 시에는 3.79%포인트까지 상승하기도 했다. 특히 채권시장안정펀드가 본격 가동 중인 지난 2일 이후에는 기업발행희망 물량이 시장에서 소화되는 등 비교적 안정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 정부는 ‘곧 나아질 것’이라거나 ‘전폭적으로 지원할 것’이라는 말만 앵무새처럼 반복하고 있다. 정부의 상황 인식이 안이하다는 지적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정부는 상황의 심각성과 긴박함을 엄중히 인식하고 있고 이에 따라 100조원+α 규모로 금융지원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한국은행도 3월 26일 무제한 RP 매입 방침을 발표하고 실제 RP매입 등을 통해 시장에 유동성을 지원하고 있고 2일에는 한은법 제80조에 따라 비은행금융기관에 대출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발표했다.

일시적 유동성 문제로 기업이 도산하는 일은 막겠다는 것이 정부의 확고한 방침이다. 기업의 규모, 업종 등을 제한하지 않고 이미 마련한 금융지원 프로그램을 통해 적시에 필요한 자금이 공급될 수 있도록 하겠다."

- 기업의 자금조달이 크게 증가하였는데 기업들이 만성적·총체적 자금부족 상황에 처한 것 아닌지?

"1분기 기업의 자금조달 증가폭은 61조7000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15조6000억원 크게 확대됐는데 이를 가지고 기업이 총체적 자금부족 상황에 처했다고 분석하기는 어렵다.

기업 자금조달도 시장의 수요와 공급에 의해 결정된다. 기업들의 자금수요가 증가한 측면도 있지만 은행 등 금융권이 기업의 수요에 맞춰 적극적으로 자금을 공급했기 때문에 가능하고 이 과정에서 기업의 자금조달 구조도 질적으로 개선됐다. 기업의 자금조달 구성을 보면 CP 등 단기자금조달 증가세는 둔화되고 대출·회사채 등 장기자금조달 규모는 큰 폭으로 증가했다."

- 채권시장안정펀드 첫날 회사채 등 매입이 불발되었는데 계산기만 두드리느라 당초 시장안정 효과는 못 내고 있는 것 아닌지?

"채안펀드는 자금조성을 마치고 2일부터 본격 가동 중이나 2일 이후에는 기업발행 물량이 시장에서 소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회사채, CP 등은 시장에서 자체 소화되는 것이 바람직한 만큼 시장에서의 조달을 유도하기 위해서는 금리 등의 측면에서 시장보다 좋은 조건을 제시하기는 어려운 측면이 있다. 향후 시장상황을 예의주시하면서 시장수급 보완을 위해 필요한 역할을 적극 수행해 나갈 것이다."

- 채안펀드 매입대상이 아닌 회사채, CP는 지원하지 않는 것인지? 망할 회사는 일찌감치 포기하고 살릴 회사만 살려야 한다고 보는 것인지?

"저신용등급 회사채 등은 채안펀드 매입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 채안펀드는 신용등급이 상대적으로 높은 우량기업의 채권발행을 지원해 시장의 마찰적 경색 상황에서 시장수급을 보완하기 위한 것이다.

한은이 한은법 제80조에 근거해 비은행금융회사에 대해 대출을 지원할 경우 채안펀드의 부담이 경감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를 통해 여력이 생기면 저신용등급을 일부 포함시키는 것도 고려 가능하다.

다만 채안펀드의 채권매입 대상이 아니라고 해서 해당 기업을 포기하거나 지원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채안펀드 매입대상에 포함되지 않는 회사채, CP에 대해서는 P-CBO, 회사채 신속인수 등 다른 정책금융기관 지원프로그램을 통해 지원하겠다. 일시적 유동성 문제로 기업이 도산하는 일은 막겠다는 것이 정부의 확고한 방침이다."

- 대기업 지원과 관련해 자구노력, 일부부담이 필요함을 강조하는데 이는 반기업정서에 편승하는 것 아닌지?

"대기업에 대한 지원을 배제하려는 취지가 아니다. ‘민생·금융안정 패키지 프로그램 100조원+α’ 이용을 원하는 기업에 대해서는 기업의 규모, 업종 등을 제한하지 않고 자금을 지원할 계획이다. 그렇다고 100조원+α로 기업자금수요를 모두 감당할 수는 없다.

이에 소상공인·중소기업과 달리 시장 접근이 가능한 대기업에 대해 1차적으로 거래은행·시장에서의 자금 조달을 권유한 것이다. 대기업도 정부 이용프로그램을 이용할 수 있으나 금리, 보증료율 등에서 일정부분 부담이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는 취지다. 또 채안펀드 등 이용이 어려울 경우에는 자구노력을 전제로 국책은행을 이용할 수 있을 것이다."

- 대기업 지원에 앞서 자구노력이 필요하다고 하는데 그냥 대기업 지원해주기 싫어서 하는 핑계 아닌가? 자구노력은 도대체 무엇을 의미하는 것인지?

"대기업은 소상공인이나 중소기업과 달리 시장접근이 가능하므로 최대한 시장조달 노력을 해 달라는 의미이다.

과거 기업지원 프로그램 운영 시에도 대기업의 자구노력을 요구했다. 산은의 회사채 신속인수제도 운영 시 차환 물량의 일정 비율(예 : 20%)은 발행기업이 자체상환토록 했고 회사채 발행지원 프로그램(P-CBO) 운영 시 발행된 유동화증권의 일부(예: 9%)를 후순위로 발행기업 등이 인수하도록 했다.

앞으로 프로그램을 운영하면서 필요하다면 대기업이 부담하는 방식, 범위 등을 조정하겠다."

- 금융회사는 일반회사에 비해 망할 가능성이 낮은 것인가? 왜 금융회사의 CP·회사채는 지원하지 않는지?

"이번 프로그램의 최우선 목적은 기업의 자금조달을 원활화하는 것이다. 금융회사는 기본적으로 자체적인 자금 조달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증권사는 증권금융 등을 통해 유동성을 공급받을 수 있고 한은을 통해 필요한 자금을 조달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금조달이 어려울 경우 채안펀드에서 일부 매입이 가능하나 이 경우 금리 등의 측면에서 시장보다 좋은 조건을 제시하기는 어렵다."

- 금융회사의 건전성을 훼손하면서 금융시장 안정을 도모하는 것은 모순 아닌지?

"금융지원이 금융회사 건전성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측면이 있으나 현재 금융회사 건전성이 양호해 감내 가능한 수준이라고 생각한다.

금융지원 과정에서 금융회사의 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하겠다. 채안펀드는 시장수급 보완이라는 당초 취지에 맞게 우량기업 채권위주로 매입하는 등 리스크를 낮추는 방향으로 운영하고 LCR, 예대율 등 금융권의 규제부담도 신속하게 완화하겠다. 앞으로도 금융회사 건전성을 함께 염두에 두고 정책을 펴 나가겠다."

- 당국은 당장의 지원실적 생색내기에만 급급할 뿐 실제 금융지원을 공급하는 금융회사의 건전성 규제 애로 해소에는 관심이 없어 보이는데 관련해 계획이 있는지?

"금융권의 규제부담을 신속하게 완화하겠다. 외화 LCR 규제에 대해서는 한시적 완화 추진 계획을 이미 발표했다. 또 현재 금융권의 의견수렴을 거쳐 건전성 규제 전반에 대한 유연화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통합 LCR 규제, 예대율, 증안펀드 출자금 관련 자본건전성 규제 등 시장에서 제기되고 있는 각종 규제부담 완화를 신속히 시행하겠다."

- 항공업계가 최악의 경영난으로 벼랑 끝에 몰렸는데도 정부는 이를 방치하고 있다. 기내식 생산 공장 등 하청업체 연쇄 부실도 우려된다.

"코로나19로 인해 항공산업은 전 세계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고 정부는 상황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있다. 다만 리스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항공산업의 구조적 특성상 부채비율이 높아 금융지원과 함께 자본확충, 경영개선 등 종합적 노력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관계부처, 정책금융기관 등과 함께 상황을 모니터링하면서 다각적·종합적 대안을 심도 있게 논의 중이며 결론이 정해지는 대로 구체적 방안을 알리겠다."

- 한은이 소극적인 자세를 보이고 있다는 지적이 있는데 더욱 적극적인 역할이 필요한 것 아닌지?

"한은 소관에 대해 언급하기 조심스러우나 적극적으로 지원해주고 있다고 생각한다. 3월 24일 100조원+α 대책 마련 시 한은이 절반 수준에 대해 유동성을 공급하기로 했다. 3월 26일에는 1998년 외환위기나 2008년 글로벌위기 때에도 없었던 무제한 RP공급 방침을 발표하고 4월 2일에는 RP를 통해 5조25000억원을 공급했다.

더 나아가 한은법 제80조에 따라 비은행 금융회사에 대한 자금 지원을 검토하기로 하는 등 시장 안정을 위해 적극적으로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 최근 언급되는 면책과 관련해 금융회사들은 하나같이 ‘빛 좋은 개살구’에 불과하다며 신뢰하지 않는 모습이다. 어떻게 면책에 대한 시장의 의구심을 해소할 것인지?

"현장의 우려를 최소화시키기 위해 금융회사에 코로나19 지원 관련 면책공문을 발송하는 등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보다 체계적으로 면책을 보장하기 위해 감독규정을 개정해 면책제도를 전면 개편하겠다. 개편안은 7일 발표한다."

- 소상공인 진흥공단 대출 관련 적체가 심각한 수준인데 조치가 필요한 것 아닌지?

"금융지원 초기에는 지역신보에서 발생했고 최근에는 소상공인 진흥공단 경영안정자금(직접대출) 지원 과정에서 병목현상이 발생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중기부·기재부·금융위가 협력해 대출신청·접수 업무의 은행위탁, 대출수요 일부의 시중은행(이차보전)·기업은행(초저금리 대출) 분산 등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다만 은행 신용대출 상품은 소진공 자금에 비해 자금이용 기간(만기)이 짧아 고객들이 소진공 상품을 선호하고 있어 소진공자금에 대한 수요분산에 한계가 있다. 신용도가 상대적으로 높은 사람들은 가능하다면 은행을 이용하는 것이 좋을 수도 있다."

- 마힌드라 그룹이 쌍용차에 대한 신규자본 투입이 어렵다고 밝혔는데 쌍용차를 이제 포기하는 것으로 보아야 하는 것인지?

"주주·노사가 합심하여 정상화 해법을 찾을 것으로 기대한다. 마힌드라 그룹이 400억원의 신규자금 지원과 신규 투자자 모색 지원 계획을 밝혔고 쌍용차도 경영 정상화를 위한 경영 쇄신 노력을 차질 없이 추진해 나가겠다는 강한 의지를 표명한 것으로 알고 있다.

쌍용차도 경영정상화 노력을 기울이는 가운데 채권단 등도 쌍용차의 경영쇄신 노력, 자금사정 등 제반여건을 감안해 쌍용차의 경영정상화를 뒷받침할 부분이 있는지 협의해 나갈 것으로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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