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박명수 기자
  • 입력 2020.04.07 10:28

"인구 100만명당 25명 숨져…미국 사망률, 한국의 6배 이상"

미국 칼럼니스트 맥스 부트가 워싱턴 포스트에 기고한 '사상 최악의 대통령' 칼럼. (사진=워싱턴 포스트 홈페이지 캡처

[뉴스웍스=박명수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미국 역사상 최악의 대통령’이라는 칼럼이 6일(현지시간) 미 워싱턴포스트(WP) 오피니언란에 실려 관심을 모으고 있다.

미 칼럼니스트 맥스 부트(Max Boot)는 '사상 최악의 대통령'이라는 제목의 칼럼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은 코로나19로 자신을 최악의 대통령으로 만들었다"면서 이렇게 주장했다.

그는 "역사학자로서 시간의 흐름이 얼마나 중요하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그동안 트럼프 대통령을 미국 역사상 최악의 대통령이라고 부르지 않아왔다"며 "지난달 12일에도 트럼프 대통령이 ’현대에서 가장 나쁜 대통령’이라는 칼럼을 썼지만 지난 한달간 트럼프 대통령은 코로나19에 대한 잘못된 대응으로 인해 미국 역사상 최악의 대통령으로 자리매김했다"고 밝혔다. 

칼럼은 "미 역사상 최악의 대통령으로서 주요한 경쟁자는 남북전쟁이 발발할 상황으로 미국을 몰아넣은 제임스 뷰캐넌 전 대통령이 유일하지만 남북전쟁은 피할 수 없는 것이었던 반면, 미국 내 코로나19가 지금 같은 규모로 확산되는 것은 피할 수 없는 이유를 찾기 어렵다는 점에서 큰 차이가 있다"고 주장했다.

칼럼은 "지난 2007∼2009년의 글로벌 금융위기 기간 중 미국 경제는 약 900만개의 일자리를 잃었지만, 코로나19 확산 2주만에 미국의 실업수당 청구건수는 1000만건에 육박했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미국의 실업률은 약 13%로 80년 전 대공황 이후 가장 높은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고 밝혔다.  

더 큰 문제는 많은 사람들이 죽고 있다는 것이라고 칼럼은 지적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월 26일 코로나19 감염자가 곧 0에 가까워질 것이라고 주장했다"며 "하지만 지금은 사망자수가 10만~20만명에 국한된다면 미국이 매우 훌륭한 일을 했다는 증거가 될 것이라고 주장하면서 말을 바꾸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10만~20만명의 사망자는 1945년 2차대전 이후 미국의 모든 전쟁에서 발생한 사망자보다 더 많은 숫자"라고 비꼬았다.

이러한 대규모 사망자는 트럼프 대통령이 비참한 실패자가 될 것을 예고하는 것이라고 칼럼은 주장했다. 코로나19가 미 역사상 가장 예견할 수 있는 재앙이기 때문이다.

칼럼은 "사실 미 언론들은 이미 지난 1월부터 코로나19의 위험성에 대해 경보를 울렸고 미 행정부 내에서도 코로나19에 대한 경고가 있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모든 경고들을 무시했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결국 미 국민들에게 혼란을 야기시켰고 공중보건 전문가들과는 마찰을 빚으면서 충분한 진단 검사 시행 및 보호장비와 인공호흡기 비축에 실패했다"고 밝혔다.

칼럼은 "한국을 비롯해 대만, 싱가포르, 캐나다, 독일 등 많은 나라들이 미국보다 훨씬 더 나은 성적을 거두었다"며 "특히 한국과 미국은 같은 날 코로나19 첫 사례를 발견했지만 183명이 사망한 한국에서는 인구 100만명당 4명의 사망자를 낸 반면, 미국은 100만명당 25명이 죽어 사망률이 한국보다 6배 이상이다"고 지적했다.

이러한 혼선에 비춰볼 때 트럼프 대통령은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이나 지미 카터 전 대통령의 미숙함과 리처드 닉슨 전 대통령의 부패를 한데 모아놓았다고 할 수 있다고 칼럼은 주장했다.

칼럼은 "트럼프 대통령은 골프 캐디를 제외한 중국과 언론, 주지사,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민주당 탄핵 관계자 등 모든 사람들을 비난함으로써 자신의 실수에 대한 책임을 돌리고 있다"며 "유권자들이 그의 변명을 받아들일지는 두고 봐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오는 11월 무슨 일이 일어나든 트럼프 대통령은 역사의 무자비한 심판에서 벗어날 수 없다"며 "어디선가 뷰캐넌 전 대통령이 안도하면서 웃고 있을 것"이라고 칼럼을 마무리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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