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장진혁 기자
  • 입력 2020.04.07 11:17

서버·데이터 수요 늘지만 2분기까지 실적 악화 불가피…"스마트폰과 TV 등 세트 수요 부진 이어질 것"

삼성전자 수원사업장 전경. (사진제공=삼성전자)
삼성전자 수원사업장 전경. (사진제공=삼성전자)

[뉴스웍스=장진혁 기자] 코로나19 사태에도 삼성전자의 올해 1분기 실적이 양호한 것으로 예상됐다. 증권업계의 예상을 깨고 수익성을 개선한 것이다. 반도체 수요가 회복세로 접어들면서 실적을 선방한 것으로 분석된다.

삼성전자는 올해 1분기 실적이 매출 55조원, 영업이익 6조4000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7일 밝혔다.

전분기와 비교하면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8.15%, 10.61% 감소했다. 그렇지만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4.98%, 영업이익은 2.73% 증가했다.

이같은 잠정 실적은 증권가의 예상치를 웃도는 수준이다. 증권업계에서는 디스플레이, 스마트폰 등의 글로벌 시장 침체기와 전통적인 가전 판매 비수기가 맞물려 5조원 후반대의 영업이익을 전망한 바 있다.

반도체 경기가 회복세로 접어들었기 때문에 큰 하락세는 없었던 것으로 보이며, 오히려 전년 동기보다 높은 영업이익을 기록한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 코로나19 이후 재택근무, 온라인 개학 등에 따라 비디오 스트리밍, 온라인 서비스 등의 사용량이 늘며 서버·데이터 수요가 지속 증가하고 있다. 반도체 D램 가격 역시 올해 들어 지속 상승세를 기록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지난 3월 기준 D램 값은 2.94달러로 전달 대비 2.08% 올랐다.

반면, 다른 사업부의 경우 코로나19 여파로 실적이 하락한 것으로 판단된다.

스마트폰 등 IM 부문은 1분기 영업이익이 약 2조원으로 전망되고 있다. 2조원 중반대 영업이익을 낼 것이라는 코로나19 이전의 기대에는 못 미쳤다. 최근 출시한 갤럭시S20 시리즈는 코로나19 사태로 전작 대비 판매량이 줄어들면서 실적에 부정적인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디스플레이 부문은 액정표시장치(LCD) 가격 하락과 중소형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수요 부진 등 영향으로 영업손실이 4000∼6000억원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TV·생활가전 등 CE 부문 역시 판매량 감소로 영업이익 5000∼7000억원 가량으로 추정된다. 특히 코로나19 사태 이후 반도체 공장과 달리 가전 공장의 경우 전 세계에 있는 현지 공장이 일시적으로 가동을 중단되면서 생산에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2분기까지 실적 악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3월부터는 코로나19가 전 세계에 본격 영향을 끼치면서 가전과 스마트폰 사업도 악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오프라인 가전·스마트폰 매장의 방문 고객은 크게 줄었다.

이순학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2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54조2000억원, 6조1000억원으로 전망한다"며 "스마트폰과 TV 등 세트 수요 부진이 2분기에도 이어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어 "올해 2분기 스마트폰 판매량은 6000만대로 전년 동기 대비 21%나 감소할 것"이라며 "IM 부문 예상 영업이익은 1조1000억원으로 지난 갤럭시노트7 발화 사건 이후 3년 반 만에 최저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모바일 수요 감소에 따라 디램과 낸드의 빗그로쓰는 각각 -3.0%, +5.0%로 좋지 않을 것이나, 제품 가격 상승에 따라 반도체 부문 영업이익은 4조6000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늘어날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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