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박명수 기자
  • 입력 2020.04.08 11:06

“경제활동 재개 상당히 점진적으로 이뤄질 것”

벤 버냉키 전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이 7일(현지시간) 브루킹스연구소 화상토론에서 말하고 있다. (사진=Brookings Institution 유튜브 캡처)

[뉴스웍스=박명수 기자] 벤 버냉키 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경기 둔화로 2분기 미국 경제가 30%대 역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7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버냉키 전 의장은 이날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브루킹스연구소 화상토론에서 “전반적으로 미국 경제에 매우 좋지 않은 한 해가 될 것”이라며 2분기 미국 국내총생산(GDP)이 30% 이상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또한 그는 빠른 회복을 의미하는 ‘V자 반등’에 대한 섣부른 기대를 경계했다. 그는 “경제 활동이 재가동되더라도 코로나19 위기가 다시 시작되지 않을 것이란 확신이 있기 전까진 경제가 정상상태로 되돌아가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경제활동 재개는 상당히 점진적으로 이뤄질 것”이라며 “그 이후 경제활동은 상당기간 낮은 수준에 머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는 지난 3월 25일 그가 CNBC와의 인터뷰에서 "가파르고 짧은 침체는 있지만, 상당히 빠른 반등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던 것과 180도 다른 시각이다. 그만큼 코로나바이러스가 미 경제에 미치는 여파가 크고 깊다는 걸 의미한다.

또한 그는 Fed의 무제한 양적완화(QE)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2조달러 규모의 재정 부양책에도 내년에 인플레이션보다는 디플레이션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다만 버냉키 의장은 대공황이 재현될 가능성엔 선을 그었다. 그는 "현재 미국 은행들이 당시보다 훨씬 탄탄해 경기 악화의 보호벽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면서 “만약 1~2년 내 모든 일이 잘 풀린다면 우리는 더 좋은 곳에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버냉키 전 의장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 연준을 이끌며 경기회복을 주도했던 인물이다. 당시 헬리콥터로 하늘에서 돈을 살포하듯 공급해 '헬리콥터 벤'이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다.

버냉키 전 의장의 후임인 재닛 옐런 전 의장 역시 전날 2분기 경제가 30%대 뒷걸음질 칠 것이라고 전망한 바 있다. 옐런 전 의장은 CNBC방송에 나와 “미국 실업률은 12%나 13%까지 오를 것”이라며 “GDP 감소도 최소 30%에 달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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