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문병도 기자
  • 입력 2020.04.09 12:00

이상수, 손정곤 KIST 박사 연구팀

높은 투명도에서도 신축성과 전기전도성을 유지할 수 있는 은 나노와이어 전극을 A4용지 크기 이상의 대면적으로 제작하는 기술이 개발됐다. (사진제공=KIST)

[뉴스웍스=문병도 기자] 이상수, 손정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광전하이브리드연구센터 박사 연구팀이 높은 투명도에서도 신축성과 전기전도성을 유지할 수 있는 은 나노와이어 전극을 A4용지 크기 이상의 대면적으로 제작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투명전극은 전기가 흐르는 전극이면서 투명하므로 태양전지, 터치스크린 기반의 디스플레이 장치 등에 필수적인 요소이다. 

상용화되어 활용되고 있는 것은 인듐주석산화물(ITO) 기반의 투명전극인데, ITO기반의 투명전극은 금속 산화물 성분이기에 유연성이 매우 낮아, 향후 휴대형 전자기기의 주류를 이룰 것으로 예측되는 플렉서블 및 웨어러블 기기에는 활용할 수 없어 유연성이 특화된 새로운 투명전극 개발이 필요하다.

은 나노와이어는 단면 지름이 수십 나노미터인, 가늘고 긴 막대 형태의 은(Ag) 성분의 나노소재이다. 

매우 미세한 크기로 인해 외부에서 가해지는 힘에 따라 구부러질 수 있으며, 은 고유의 뛰어난 전기전도성과 함께 나노와이어가 엉켜있는 형태인 나노 네트워크를 구성하여 투명도 높은 필름을 만들 수 있어서, 차세대 유연 투명전극 소재로 주목받고 있다. 

은 나노와이어는 구부러질 수 있어서 유연하기는 하지만 늘어나는 소재로 활용할 수는 없었다.

기존 유연전극 연구그룹들은 신축성 기판을 늘려놓은 뒤 그 위에 은 나노와이어를 배치한 후 원래 크기로 돌려놓는 과정을 통해 구부러진 구조의 은 나노와이어를 구현하는 연구를 진행해 왔지만, 이 경우 늘임-이완을 몇 회만 반복해도 쉽게 끊어진다. 

나노와이어의 양을 증가시켜 높은 밀도의 나노와이어 네트워크를 제작하면 나노와이어가 부분적으로 끊어지더라도 전기적 연결이 계속 유지되도록 할 수 있어서 신축 전극으로 활용할 수 있으나, 이 경우에는 투명도가 크게 저하되기에 투명도와 전도도를 동시에 가지면서 신축 변형이 가능한 투명전극을 제조하는 것은 매우 어려웠다.

이상수, 손정곤 박사팀은 미리 늘려놓은 기판 위에 나노와이어를 배치한 다음 늘어난 기판을 다시 이완시킬 때 나노와이어가 부러지거나 손상되는 현상을 극복하고자 나노와이어 네트워크에 용매를 접촉한 상태에서 늘임-이완을 진행하는 공정을 새롭게 제안하였다. 

용매에 접촉하면 나노와이어가 젖으면서 나노와이어 사이의 마찰 저항이 감소하게 되어 기판과 함께 안정적으로 변형될 수 있게 되어, 나노와이어 네트워크가 부러지거나 나노와이어 층이 벗겨지는 불안정한 상태가 만들어지지 않을 수 있었다.

이렇게 제조된 은 나노와이어 네트워크 필름은 50% 이상 늘어날 수 있었으며, 5000번 이상의 반복적인 늘임에도 투명성과 전도성을 안정적으로 유지했다. 

마찰저항을 경감시키는 용매로서 에탄올 등과 함께 물이 좋은 결과를 보임으로써 저렴하고 친환경적인 공정의 구성이 가능함을 입증했다.

KIST 연구진은 개발된 제작 공정으로 A4 종이 크기의 기판에도 휘어있는 은 나노와이어 네트워크 필름을 형성 할 수 있었고, 이를 통해 어른 손바닥 크기의 신축성 투명 디스플레이를 구현할 수 있었다. 

다양한 기계적 변형을 가함에도 불구하고 디스플레이 소자의 발광효율은 일정하게 유지되었으며 빛을 내는 발광체 층 이외에는 모두 투명한 투명 디스플레이로서의 적용 가능성 또한 입증했다. 

이상수 박사는 “본 연구를 통해 개발된 휘어있는 은 나노와이어 신축 투명전극 제작 기술은 어떠한 변형에도 전기전도도가 변하지 않는 특성을 가진다”라고 말했다.

손정곤 박사는 “대면적화 양산 공정에도 사용될 수 있으므로 고기능성 스마트웨어를 포함한 웨어러블 전자기기 산업 및 의료기기 분야에 새로운 파급력을 가져올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지원으로 KIST 주요사업과 한국연구재단 중견연구자지원 사업으로 수행된 이번 연구결과는 소재 분야 최고 권위지인 ‘어드밴스드 펑셔널 머티리얼즈’ 최신 호에 게재됐다. 

이상수(왼쪽) 박사, 손정곤 박사 (사진제공=K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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