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박명수 기자
  • 입력 2020.04.09 11:44

클린턴 정액 묻어 있던 르윈스키의 푸른색 드레스 갖고 있다고 주장

'클린턴-르윈스키 스캔들'의 폭로자 린다 트립이 지난 2018년 국립 내부제보자의 날 행사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CNN 유튜브 캡처)

[뉴스웍스=박명수 기자]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을 탄핵 위기로 내몰았던 '클린턴-르윈스키 스캔들'의 폭로자 린다 트립(70)이 8일(현지시간) 췌장암으로 사망했다고 CNN이 보도했다.

트립은 클린턴 전 대통령과 백악관 인턴직원 모니카 르윈스키의 성 추문을 세상에 알린 장본인이다. 트립은 1994년 8월 국방부 공보직으로 채용되면서 당시 백악관 인턴을 마치고 국방부에서 근무하던 르윈스키와 친분을 쌓았다. 트립은 르윈스키보다 나이가 24살이나 많았지만 르윈스키와 아주 친했다고 한다.

이후 트립은 르윈스키와 전화 통화를 하던 중 르윈스키가 클린턴 전 대통령과의 관계를 털어놓자 이를 전화로 몰래 녹음했다. 트립은 르윈스키의 이야기를 듣고 클린턴 당시 대통령을 단죄해야 한다고 결심하게 됐다고 한다. 그는 1997년 12월 20시간 분량의 녹음테이프를 케네스 스타 특별검사에게 넘겼다.

또 클린턴 대통령의 정액이 묻어 있던 르윈스키의 푸른색 드레스를 자신이 갖고 있다고 폭로해 지금도 미국 대중의 뇌리에 박혀 있는 ’호색한 대통령’의 이미지를 만들었다.

일부에서는 그녀를 내부제보자로 받들었지만 다른 쪽에서는 당파적 이해 때문에 추악한 문제를 들춘 인물로 폄하했다. 트립은 애국심에서 케네스 스타 특별검사에게 관련 증거를 넘겼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그녀를 믿고 털어놓은 르윈스키를 배신한 것이 됐으며, 결과적으로 대통령의 권위를 땅에 떨어뜨렸다는 비난이 쏟아졌다

트립은 지난 2003년 래리 킹 라이브에 출연해 ’후회하느냐’는 질문에 "후회하지 않는다. 다시 증언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2018년 팟캐스트 '슬로우 번'에서는 자신의 행동에 대해 "결국 르윈스키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는 생각 때문이었다고 주장했다.

클린턴 전 대통령은 스캔들로 인해 탄핵 위기에 몰렸으나 상원에서 탄핵소추안이 부결되면서 임기를 끝까지 마치게 된다. 미국 언론은 당시 이 사건을 '지퍼 게이트'라고 불렀다. 

트립은 클린턴 전 대통령이 퇴임한 뒤 국방부에서 해고됐고, 이후 버지니아에서 크리스마스용품 가게를 운영하며 생계를 유지했다.

르윈스키는 트립이 위독하다는 사실이 언론을 통해 알려지자 트위터에 글을 올려 "과거야 어찌 됐든 그녀가 회복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저작권자 © 뉴스웍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