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전현건 기자
  • 입력 2020.04.09 15:30

"원칙 없이 국민 세금 쓰는 것은 곤란…당에 다른 의견도 있어"

새로운보수당 유승민 의원이 9일 21대 총선 불출마의 뜻을 밝히고 자유한국당과의 보수정당 신설 합당을 추친하겠다고 전했다. (사진=MBC유튜브 캡쳐) 
 유승민 미래통합당 의원. (사진=MBC 유튜브 캡쳐)

[뉴스웍스=전현건 기자] 유승민 미래통합당 의원이 9일 김대호·차명진 후보의 막말 논란에 대해 "미래통합당에 몸 담은 사람으로서 국민 여러분께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유 의원은 이날 경기 김포 구래동에서 홍철호 통합당 경기 김포을 후보자 지원유세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공천과정에서 이런 부분을 면밀하게 걸러내지 못한 게 잘못"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후보들 막말이 선거기간 중 쏟아져 나와 당황스럽고 면목이 없다"면서도 "그런 일이 있은 직후에 선대위와 당 지도부가 단호하고 침착하게 조치를 해준 것은 그나마 잘한 일"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저를 포함해 당의 책임 있는 모든 분들이 국민들에게 사과드린다"며 "그 피해가 우리 좋은 후보들도 굉장히 많은데 선거 막판에 좋은 후보들에게 피해가 갈까봐 굉장히 걱정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선거 막판에 여론조사를 보더라도 결코 우리 미래통합당이 안심할 그런 단계가 아니다"라며 "선거 막바지에 중도, 중도보수층에 한 표 한 표를 호소해야 하는 상황이라 남은 기간 동안이라도 마음을 다시 다잡고 선거에 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유 의원은 이날 김 위원장이 내놓은 대학생들에게 100만원씩 주자고 제안한 것에 대해 "이런 것을 다룰 때는 원칙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며 "대학생·대학원생들을 특정해서 돈을 주는 방식은 찬성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현재 그 연령대(대학생 연령대)에는 학교를 못다니거나 실업상태에 있거나 아주 어렵게 직장을 다니거나 근근히 아르바이트를 하며 생계를 유지하는 젊은이들도 있다"며 "그러나 (이들을 외면하고) 대학생으로 특정 카테고리를 정해 돈을 주는 방식은 찬성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앞서 김 위원장은 이날 오전 긴급기자회견을 열고 "어려운 경제 상황으로 자영업자와 소상공인 소득이 급감하고 있을 때 열심히 알바해서 등록금을 보태겠다는 대학생들의 고통을 조금이라도 덜어줘야 한다"며 "정부는 모든 대학생과 대학원생에게 100만원씩 지급하길 바란다"고 말한 바 있다.

유 의원은 "대학생에게 돈을 주는 것은 형성성의 문제, 공정의 문제가 있다"며 "또 코로나 사태가 얼마나 오래갈지 모르고 재원이 얼마나 필요할지 모르는 상황에서 선거를 앞두고 너무 남의 돈을 쓰듯 흥청망청 원칙없이 쓰는 것은 곤란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건 당 안에서 소통이 안되고 조율이 안 된 결과라고 생각한다"며 "통합당에는 다른 의견도 있다는 점을 알아달라. 국민들께서 제 충심을 알아주셨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유 의원은 '전국민에게 50만원씩 긴급재난지원금을 지급하자'는 황 대표의 주장에 대해 "전국민에게 줄 돈이 있으면 진짜 어려운 사람들에게 두번, 세번 드리거나 더 많이 드릴 수 있지 않은가"라며 "지금 코로나19 사태 때문에 굉장히 어려운 상황이지만 이런 어려운 상황일수록 정부와 국가가 국민의 세금이나 국민의 빚으로 돈을 쓸 때에는 원칙을 세워서 굉장히 조심해 쓰는 것이 맞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특히 건전한 보수정당은 그런 원칙을 지켜야한다고 생각한다"며 "경제회복 하는데 국가재정이 얼마나 필요할지 모르는 상황에서 선거 앞두고 초반에 너무 이렇게 막 남은 돈 쓰듯이 흥청망청 원칙 없이 그렇게 쓰는 것은 저는 좀 곤란하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본예산 세출구조조정을 통해 100조원의 재원을 확보할 수 있다는 주장에 대해 "세출항목을 다 따져보고 전용해도 좋을 예산이 얼마나될 지 따져봐야 한다"면서 "100조원을 그렇게 쉽게 확보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어떤 방법으로든 100조원, 50조원, 10조원을 확보할 수 있다고 하더라도 이 돈을 마음대로 써도 된다고 생각해서는 안된다"며 "원칙을 갖고 돈을 어디서 확보할지, 어디에 쓸지를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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