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손진석 기자
  • 입력 2020.04.11 08:35

스티어링 휠 돌리는 즉시 민첩한 방향 전환…외산차 비교, 기대치 실현된 '첫 기아차'
엔진 토크, 고회전 영역까지 골고루 분배…소음 많이 들리고 진동도 올라와

3세대 플랫폼을 적용한 4세대 쏘렌토가 고속도로를 주행하고 있다.(사진제공=기아자동차)
3세대 플랫폼을 적용한 4세대 쏘렌토가 고속도로를 주행하고 있다.(사진제공=기아자동차)

[뉴스웍스=손진석 기자] 기아차는 지난 달 17일 온라인 런칭 토크쇼를 열고 신형 쏘렌토를 출시했다. 2014년 3세대 출시 이후 6년 만에 선보인 4세대 신형 쏘렌토는 SUV 모델 중 처음으로 현대‧기아차의 3세대 플랫폼을 적용해 주목을 받고 있다.

지난 2월 20일 사전계약을 시작해 지난달 16일까지 18일간 2만6368대의 사전계약 대수를 기록하며 출시 전부터 소비자들의 뜨거운 관심을 모았다.

실제로 본 쏘렌토는 대형 SUV 수준의 공간 활용성과 다양한 커넥티비티 신기술 등 새롭게 적용한 다양한 첨단 및 편의 장치로 충분한 상품성을 보유하고 있다. 더욱이 기본기가 강화된 주행성능으로 인해 버킷리스트에 올릴 만큼 매력적이었다.

시승을 위해  4세대 쏘렌토 2.2 디젤 AWD 모델 시그니처 트림으로 서울 여의도에서 경기도 양주시 장흥까지 왕복 93㎞ 구간을 달려봤다.

처음 본 쏘렌토는 전면의 커진 호랑이코 그릴과 팰리세이드에 사용된 수직형 램프를 채용한 뒷면의 테일램프는 차의 폭을 넓게 보이게 디자인 되어 있다. 옆모습은 앞 휀더에서 뒤 테일램프까지 이어진 직선을 강조하며 차체의 높이가 낮아 보이는 착시현상을 보여줬다.

이전 세대의 쏘렌토는 대형 SUV와 형님차의 전형적인 디자인이 있었다. 이번 4세대 쏘렌토는 3세대 플랫폼 적용으로 좀 더 낮고 탄탄한 모습을 보였고, 3열의 쿼터 글라스로 인해 큰 차체를 작아보이게 하는 착시현상도 있다.

쏘렌토의 실내는 기능성 향상과 미래지향적 디자인 감성이 묻어났다. 특히 에어벤트를 상하방향으로 독립 배치한 디자인과 기능 모두 만족할만 했다. 또 센터콘솔의 니가드(Knee Guard) 적용은 승용차와 확실히 구분가는 디자인이다. 실내공간은 35㎜ 늘어난 휠베이스로 2열 무릎공간과 적재공간이 각각 93㎜와 45ℓ 확대되어 공간 활용성이 좋아졌다.

4세대 쏘렌토 실내(사진=손진석 기자)
4세대 쏘렌토 실내(사진=손진석 기자)

시승차는 6인승 모델이어서 대형 SUV에만 적용되던 2열 독립시트가 적용되어 있었는데 2열의 편의성이 매우 좋았다. 다만 3열은 충분한 헤드룸 공간을 확보 하고 있었지만, 바닥의 높이로 인해 무릎을 많이 구부려야하는 불편함이 있었다.

4세대 쏘렌토에 적용된 스마트스트림 2.2D 엔진은 최고출력 202마력, 최대토크 45㎏f·m의 강력한 토크를 기반으로 여유 있는 출력을 제공하며, 빠른 변속을 제공하는 스마트스트림 습식 8단 더블클러치 변속기(DCT)를 적용하고 있다. 시승차의 복합연비는 20인치 타이어에 6인승 모델 적용으로 13.9㎞/ℓ다.

신차에 적용된 엔진은 이전에 사용된 2.2R 엔진과는 완전히 다른 엔진이다. 보통 출력과 토크가 같거나 엔진에 타이밍 벨트를 체인으로 변경하고, 토크를 증가시키는 등의 변화를 주어 신차에 사용한다.

스마트스트림 2.2D 엔진은 보어(피스톤 직경)과 스트로크(피스톤이 움직이는 거리)가 완전히 다르기 때문에 토크와 마력수가 동일하지만 같은 엔진은 될 수 없다. 동일한 배기량의 엔진이라도 보어와 스토로크로 인해 구동특성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특히 친환경차 보급이 증가하면서 신형 디젤 엔진을 보는 것은 마지막일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현대차는 스마트스트림 엔진을 개발하면서 퍼포먼스에 치중한 엔진이 아닌 효율성에 중점을 두어 개발했다. 특히 배기가스 배출 개선과 연비 등에 중점을 두었다. 엔진을 보면 터보와 배출가스 후처리 장치가 같이 붙어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이는 배출가스를 줄이는 것보다 좀 더 적극적으로 유해 배출가스가 나오지 않게 하는 부분에 신경을 쓴 것으로 보인다.

배출가스는 상류 즉 엔진 배기구와 가까이 할수록 온도가 높아 처리 효율이 높아지는 경향이 있는데 쏘렌토가 터보 바로 옆에 이 배출가스 처리 장리를 배치하고 있다.

국도구간을 주행 중인 4세대 쏘렌토 (사진=손진석 기자)
국도구간을 주행 중인 4세대 쏘렌토 (사진=손진석 기자)

쏘렌토는 SUV지만 승용차의 주행 느낌을 가지고 있다. 엔진은 가속시 진동도 작고 회전 상승이 빠르고 질감도 거칠지 않고 부드럽다. 그리고 엔진이 효율에 맞춰져 개발되었지만 실 주행에서 느낀 점은 토크 분배가 저회전 영역 즉 생활영역에 몰려있지 않고 고회전 영역까지 잘 분배가 되어 있는 느낌이다. 고속 재가속에서도 충분한 능력을 보여줬다.

또 현대차와 기아차 최초로 4세대 쏘렌토에 적용한 습식 8단 DCT(듀얼 클러치)는 수동의 감성이 다분히 묻어나는 수동형 자동 변속기다. 장점으로 반응속도가 빠르면서 변속 충격이 매우 적다. 이전의 건식 DCT와 달리 부드러운 주행 감성을 유지하면서도 주행 중 엔진에서 전달되는 동력 손실을 최소화하면서도 민첩한 주행감이 좋았다.

4세대 쏘렌토의 특징으로 쏘나타와 K5에만 적용했던 3세대 플랫폼을 SUV 최초로 적용했다는 점이다. 3세대 플랫폼은 지난해 3월 출시한 8세대 쏘나타에 처음 적용한 플랫폼으로 연비규제 대응 전략에 따른 신 엔진 개발 반영과 경량화, 강화되는 충돌 안전규제 대응, 주행 성능 향상, 친환경차 라인업 확대를 반영해 개발됐다.

보통 플랫폼은 자동차의 아래 공간을 차지하는 엔진룸과 언더바디 레이아웃이 해당된다. 즉 언더바디(차체 바닥 부분), 서스펜션, 파워트레인, 연료장치, 공조장치, 조향장치, 배기장치, 시트프레임 등의 호환 패키지를 포함한다. 

3세대 플랫폼은 파워트레인과 조향시스템의 이상적인 배치를 통해 다이내믹한 주행성능을 특징으로 해 쏘렌토도 이러한 특징을 가지고 있다. 튼튼한 차체와 저중심 설계로 인해 롤링과 피칭이 거의 없이 주행했다. 달릴수록 장점이 보여 짧은 시승이 아쉬웠다.

특히, 고속도로를 빠져나오는 구간에 720도 정도의 큰 회전이 구간이 있었는데 여기에서 속도를 올려 차의 한계 상황을 연출해 봤을 때 언더스티어가 커지는 경향은 있었지만 차의 자세가 무너지지 않고 잘 버텨주어 차에 대한 믿음이 생기게 했다.

시승 반환점을 나서는 4세대 쏘렌토의 뒷모습(사진=손진석 기자)
시승 반환점을 나서는 4세대 쏘렌토의 뒷모습(사진=손진석 기자)

자동차의 주행에서 스티어링 휠의 회전수에 따라 운전하는 느낌은 완전히 달라진다. 보통 승차감을 위주로 하는 차량은 3바퀴에서 3바퀴 반 정도다. 일반적으로 편안한 주행을 원할 때 설정된 회전수로 SUV도 대부분 비슷하다.

반대로 차가 민첩하게 움직이는 것을 원하면 핸들의 회전수가 작을수록 차가 민첩해진다. 대체로 2바퀴에서 2바퀴 반정도의 회전수로 설정한다. 이번 4세대 쏘렌토는 2바퀴 반 정도로 스티어링 휠의 회전수가 설정되어 있어 민첩하고 즉각적인 반응의 핸들링 특성을 가지고 있었다.

핸들링은 전체적으로 복원력이 좋고 안정성을 유지했다. 스티어링 휠을 돌리는 즉시 동일한 수준의 방향전환을 했다. 신차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것 중에 하나가 바로 이 스티어링 능력이다.

4세대 쏘렌토를 시승하면서 가장 불만은 정숙성 부분이다. 특히 노면과 바퀴에서 올라오는 소음이 많이 들린다. 그리고 진동도 제법 올라온다. 창문으로 들어오는 소음도 이중접합유리를 사용했음에도 생각보다 많이 들린다. 특히 대형트럭이 지나가는 소리가 의외로 크게 들렸다. 그리고 바람소리도 다소 들어왔다.

전체적인 시승구간에서 쏘렌토는 높은 수준의 승차감과 조정 안전성을 보였다. 그리고 3세대 플랫폼의 특징인 저중심과 튼튼한 차체로 인해 차의 자세가 무너질 수 있는 상황에서도 얼마나 버티어 안정성을 보장하는지와 같은 한계특성이 잘 설정되어 있다. 

4세대 쏘렌토는 3세대 플랫폼 적용으로 SUV의 한계를 벗어나고 있다. 주행특성과 다양한 첨단 안전‧편의사양 등과 디자인은 충분한 매력이 있다. 다만 정숙성 향상 등 숙제가 남아 있다.

시승을 하면서 차에 대한 욕심이 나는 경우가 많지 않았는데, 쏘렌토는 일단 계약하고 싶어졌다. 실제로 차를 구입하게 된다면 제일 처음 목록에 4세대 쏘렌토가 올려질 것이다. 그동안 외산차와 비교해가며 기아차에 기대했던 것들이 실현되고 있는 모습을 보여준 첫 번째 모델이라고 평가된다.

저작권자 © 뉴스웍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