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고종관 기자
  • 입력 2020.04.10 11:43

국립보건원 흡연자 추적조사, 혼용 흡연자 늘고 발암 가능성도 다르지 않아

(사진=Pixabay)
(사진=Pixabay)

[뉴스웍스=고종관 기자] 전자담배가 금연효과는 물론 발암물질을 줄여주는데도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국립보건연구원은 10일, 신종전자담배 출시 이후 흡연자들의 흡연행태와 바이오마커를 통한 생체지표를 조사한 결과, 이 같은 현상을 확인했다고 발표했다.

조사팀은 먼저 담배 사용의 행태변화를 조사했다. 대상은 지난해 3~4월 1차 설문조사 후 5개월 뒤인 9월, 재조사에 응한 779명이다,

그 결과, 1차조사 때 보다 2차조사 때 궐련 또는 전자담배를 단독으로 사용하는 사례는 371명에서 223명으로 줄었다. 반면 삼중사용자(권련+권련형 전자담배+액상형 전자담배)는 146명에서 311명으로 2배 정도 껑충 뛰었다. 이는 전자담배가 금연목적에 도움이 된다는 일반인의 인식과는 달리 오히려 선택지만 늘린 결과를 보여준다.

전자담배라고 해도 권련에 비해 니코틴 의존도는 차이가 없었다. 궐련 단독 니코틴 의존도(FTND 설문지)는 3.5, 궐련형 전자담배는 3.2, 액상형 전자담배 2.9로 금연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수준 차는 벌어지지 않았다. (액상형 전자담배는 10회 흡입을 일반담배 1 개비로 추정).

조사팀은 흡연자 832명을 대상으로 발암물질 노출을 보여주는 소변내 생체지표도 측정했다. 결과는 모든 유형의 담배에서 코티닌 등 생체지표 농도가 비흡연자에 비해 유의하게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궐련 흡연자의 코티닌(중앙값, ng/mL)은 729.5, 궐련형 전자담배는 765.5, 궐련+궐련형 전자담배 676.7, 궐련+액상형 전자담배 886.2, 3종 혼용자는 916.7로 엇비슷했다. 이들 수치는 비흡연자의 0.9보다 엄청나게 높은 노출 수준이다.

특히 궐련을 포함해 이중·삼중 사용자의 경우, 발암물질(NNK) 노출지표인 NNAL을 포함한 OH-코티닌 등 생체지표 수준도 궐련 단독사용자와 별반 차이가 없었다. 궐련 단독의 경우 OH-코티닌은 2227ng/mL, NNAL은 32.0pg/mL이었고, 삼중 혼용자 역시 OH-코티닌 2701ng/mL, NNAL는 33.7pg/mL로 나타나 비슷한 수준이었다.

이에 대해 국립보건원은 “흡연자들이 처음에는 금연하겠다고 전자담배를 피우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권련과 혼용하는 흡연행태로 변하고 있다”며 “어떤 종류이든 만병의 근원인 담배는 근절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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