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허운연 기자
  • 입력 2020.04.11 07:20

이주열 "기본 시나리오상 올해 韓 경제 '플러스' 성장"…마이너스 배제 못 해

(자료제공=한국은행)
(자료제공=한국은행)

[뉴스웍스=허운연 기자] 한국은행 기준금리가 동결된 가운데 빠르면 5월 인하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한은은 지난 9일 금융통화위원회를 열어 연 0.75%의 기준금리 동결을 결정했다. 앞서 3월 16일 임시 금통위를 열어 기준금리를 0.50%포인트 인하했던 만큼 시장 예상에 부합한 결과였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금통위 직후 가진 브리핑에서 “선진국 금리가 내려가면 실효하한도 내려갈 수 있다”며 “이를 염두해 두면 정책 여력이 남아있다”고 언급했다. 또 조동철 위원과 신인석 위원은 0.25%포인트 인하 소수의견을 개진했다.

이에 증권가에서는 빠르면 5월 28일 예정된 금통위에서 추가 금리 인하가 가능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고 있다.

김상훈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달 0.50%포인트 인하로 정책여력이 분명 줄었으나 가변적인 실효하한을 감안할 때 금리정책 여력은 남아있다”며 “5월 금통위에서 수정 경제전망 하향과 함께 0.25%포인트 추가 인하를 전망한다”고 말했다.

백윤민 교보증권 수석연구원도 “기준금리가 동결됐음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보다 클 것으로 예상되는 경기충격과 수요측면 물가 상승 압력 약화에 따른 저물가에 대응하기 위한 한은의 추가 기준금리 인하는 불가피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지나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이 총재가 이번 사태에 대해 글로벌 금융위기보다 여파가 클 것이라고 언급하는 등 경기에 대한 우려를 내비쳤다”며 “5월 금통위 및 수정 경제전망에서는 최근 사태를 반영해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큰 폭으로 낮출 가능성이 높다”고 언급했다. 특히 “이미 실물 경기가 침체에 빠질 수 있음을 인정한 상황에서 5월 수정 경제전망의 대폭 하향은 한은의 추가 기준금리 인하로 이어질 여지가 있다”며 “빠르면 5월, 늦으면 하반기 중 추가 인하가 가능해 보인다”고 판단했다.

반면 안예하 키움증권 연구원은 “올해 1%대 성장이 어려울 것으로 전망해 금리 정책 측면의 추가 대응 가능성을 열어뒀으나 국고채 매입과 회사채 시장 안정을 위한 유동성 공급안을 계속 내놓고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5월 금리는 동결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주열 한은 총재가 9일 유튜브를 통해 통화정책방향 브리핑을 하고 있다. (자료출처=한국은행 유튜브 캡처)
이주열 한은 총재가 지난 9일 유튜브를 통해 통화정책방향 브리핑을 하고 있다. (자료출처=한국은행 유튜브 캡처)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이 거론되는 가운데 한은은 우리나라에 대한 경제 평가를 크게 후퇴시켰다. 한은은 올해 우리나라의 GDP성장률에 대해 지난 2월 전망치 2.1%를 큰 폭으로 하회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총재는 “과거 금융위기 때보다 충격강도가 더 강할 수 있다”며 “현재 2분기 진정돼 하반기 경제활동이 점차 개선된다는 기본 시나리오상으로는 올해 우리 경제가 그래도 플러스 성장은 하지 않겠냐고 예상하고 있으나 국내 경기 흐름은 코로나 사태 진전에 달려있다”고 설명했다.

이 총재가 기본 시나리오상에서 0%대 성장을 시사했으나 지난해 수출 부진에 따른 기저효과에도 반등하지 못하고 있는 등 최근 악화 중인 경제지표 등을 고려하면 올해 플러스 성장을 낙관할 수 없는 상황이다. 게오르기에바 IMF(국제통화기금) 총재도 최근 “2020년 세계경제는 1930년대 대공황 이후 최악의 경기침체가 예상된다”고 진단했다.

신동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일부 국가에서 코로나19 봉쇄를 완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지만 코로나19 확산 추세는 여전히 진행형”이라며 “이 총재가 기본 전제하에서 플러스 성장을 예상했지만 1%대 성장은 쉽지 않고 경우에 따라서는 마이너스 성장도 배제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우혜영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미국 뉴욕, 이탈리아 및 스페인 등 유럽 지역에서 코로나19가 정점을 지났다는 낙관적인 기대감이 나오고 있으나 영국, 일본에서는 여전히 확진자 수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며 “한은이 제시한 코로나19 시나리오도 다시 변경될 가능성이 있고 추가 경기 악화가 전망되면서 0%대는 물론 마이너스 성장률 가능성도 상존한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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