닌텐도 '동물의 숲' 열풍…'집콕족' 각광 속 공급 끊겨 중고품 '급등'
닌텐도 '동물의 숲' 열풍…'집콕족' 각광 속 공급 끊겨 중고품 '급등'
  • 장대청 기자
  • 승인 2020.04.10 1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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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만원 모동숲 에디션, 중고나라 "85만원에 팔아요"…日 누리꾼 "본인 편의대로 불매하는 나라"
닌텐도 스위치 '모여봐요 동물의 숲' 게임 내 화면. (사진 제공=허운연 기자)
닌텐도 스위치 '모여봐요 동물의 숲' 게임 내 화면. (사진 제공=허운연 기자)

[뉴스웍스=장대청 기자] 닌텐도 열풍이 분다. 닌텐도의 스위치용 신작 게임 '모여봐요 동물의 숲'(모동숲)이 연일 화제다.

이 게임이 가진 '힐링 요소'가 코로나19 사태와 만나 큰 시너지를 일으켰다. '코로나 블루'에 지친 이들은 동물의 숲으로 모여들었다. 게임 속 무인도를 찾는 발걸음이 멈추지 않는다.

모동숲은 현실과 같은 시간을 공유한다. 게임에 접속한 이용자는 캐릭터와 함께 곧바로 무인도로 이주한다. 이제 이 무인도를 개척하는 것이 할 일이다. 섬 내 게임 캐릭터인 '너굴'에게 도움을 받아 일을 시작해야 한다.

이용자들은 취향에 따라 농사를 짓고 곤충도 채집한다. 낚시를 하거나 물건을 팔아 돈을 벌기도 한다. 가드닝과 집안 꾸미기 등 취미 생활을 즐길 수도 있다. 자유도가 워낙 높아 개성에 따라 색다른 모습을 꾸미기에 좋다. '최애' 드라마 인물의 옷을 입고 관련 시설을 섬에 꾸리는 등 하나의 콘셉을 잡고 플레이하는 것도 가능하다.

반대로 아무것도 안 해도 좋다. 그저 시간이 흐르며 달라지는 모습을 지켜보거나 다른 이용자가 꾸며 놓은 섬을 구경해도 된다. 반드시 해결해야 하는 '퀘스트'로 인한 압박이 없다. 특별한 자극도 스트레스도 없는 것이 게임의 특징이다.

이런 플레이 방식이 섬에 머무르는 아기자기한 캐릭터들과 시너지 효과를 낸다. 이 캐릭터들은 항상 웃으며 이용자를 맞이한다.

지난 3월 12일 '모동숲 에디션' 사전 예약 판매 당시 오프라인 매장 내 물량이 2분 만에 동나는 사태가 일어났다. 한국 판매를 담당하는 대원미디어의 온라인 쇼핑몰 대원샵은 이날 내내 접속이 어려웠다. 닌텐도와 대원미디어 주가도 출시 이후 연일 상승세다.

10일 이마트에 따르면 게임이 발매된 3월 20일부터 지난 8일까지 닌텐도 스위치 본체는 전년보다 226.7% 오른 매출을 보였다. 대형마트로 들어온 모동숲 관련 물량들은 빠르게 동이 났다.

게임 자체는 아무런 스트레스와 갈등도 일으키지 않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게임을 둘러싼 외부 논란은 커지고 있다. 핵심 이야깃거리는 두 가지다. 제품을 높은 값에 되파는 되팔이 논란과 일본 불매운동 논란이다.

게임에서라도 조용함과 편안함을 누리려던 동물의 숲 이용자들은 오히려 시끌벅적한 논란 속으로 끌려들어가는 모양새다.

◆물량 부족에…정가 2배에 되팔리는 '모동숲 에디션'

닌텐도는 최근 스위치 기기 공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코로나19 사태로 중국 공장에서 기기 수급이 원활하지 않아서다. 거기에 모동숲 뿐만 아니라 운동형 게임 '링 피트 어드벤처'까지 '집콕족'에게 각광을 받으며 국내에서는 물량이 동났다. 닌텐도는 4월 무렵부터 물량이 풀릴 것이라 예고했지만 중고 제품 가격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오르고 있다.

특히 닌텐도 스위치 '모여봐요 동물의 숲 에디션'은 더 귀한 대우를 받는다. 이 에디션은 동물의 숲 일러스트로 꾸며졌다. 캐릭터들이 그려진 본체뿐 아니라 특수 조이콘과 스트랩도 들어 있다. 원래 이 제품의 정가는 36만원이다.

'닌텐도 스위치 모여봐요 동물의 숲 에디션'. (사진=닌텐도 홈페이지)
'닌텐도 스위치 모여봐요 동물의 숲 에디션'. (사진=닌텐도 홈페이지)

하지만 10일 인터넷 중고거래 사이트 '중고나라'에는 닌텐도 스위치 모동숲 에디션이 60만원에 올라와 있다. 판매자는 "이미 1차 물량 풀린 후 상황은 다들 아실테고"라며 "흥정 댓글, 쪽지는 확인 안 한다"고 소개했다.

가장 높은 가격은 85만원이다. 이 게시자는 댓글을 달 수 없도록 차단했다. 높은 가격을 붙인 게시물 밑에는 판매자와 누리꾼들의 언쟁도 벌어졌다. 누리꾼들은 소위 '되팔렘'이라며 이들을 공격했다. 아예 가격표를 붙이지 않은 채 나와 가장 비싼 값을 부르는 이에게 팔겠다는 게시물도 많다.

그런데도 웃돈을 붙인 게시물 앞에는 어느 순간 '판매 완료' 표시가 올라온다.

사기 피해자도 나온다. 한 누리꾼은 "55만원 뜯겼다. 내일 검찰 고소하러 간다"라고 댓글을 남기기도 했다.

상황이 이어지자 한 네티즌(smw8**)은 '동물의 숲 되팔이 물건 구매하지 마세요'라는 제목의 게시물을 올리기도 했다. 그는 "요즘 동물의숲 에디션 정가에 판매한다는 글은 99% 사기다"라며 "조급한 마음에 사기 당하지 마시길 바란다"라고 전했다.

이 제품은 한정판이 아니다. 닌텐도는 꾸준히 해당 제품을 생산할 예정이다. 닌텐도 관계자는 "닌텐도 스위치 모여봐요 동물의 숲 에디션의 다음 번 출하는 4월 상순으로 예정됐다"라고 전했다. 다만 물량이 어느 정도 풀릴 지는 미지수다.

인터넷 중고거래 사이트 '중고나라'에 모동숲을 구매하겠다고 올린 게시물들. (사진='중고나라' 홈페이지)
인터넷 중고거래 사이트 '중고나라'에 모동숲을 구매하겠다고 올린 게시물들. (사진='중고나라' 홈페이지)

◆"일본에 최소한 자존심은 지키자" vs "문화까지 반일하는 게 맞나?"

논란은 이뿐만이 아니다. 초기부터 모동숲은 일본 닌텐도의 게임이라는 점을 두고 말이 나왔다.

한국에서 일본 불매운동이 펼쳐지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 법원의 일제 강제징용 피해자 배상 판결에 대해 지난해 7월 일본이 보복성 수출규제 조치를 내린 것을 계기로 한국 소비자들은 각종 일본 제품구매를 삼가해왔다. 실제 유니클로, 아사히 등 일본 대표 브랜드들이 국내 시장에서 큰 타격을 입었다.

동물의 숲 품절 사태가 일본에 알려지자 일본 누리꾼들은 "본인 편의대로 불매를 하고 있는 나라", "한국식 편의주의" 등 댓글을 달며 이를 비꼬기도 했다.

이에 지난 8일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가 페이스북에 게시물을 올리며 논란에 불을 붙였다. 그는 "우리 모두 최소한의 자존심만은 지켰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서 교수는 "불매운동이 절대 강요될 수는 없다. 개개인의 선택을 저 역시 존중한다"면서도 "하지만 우리들이 한번만 더 생각해 봤으면 한다. 지난해 유니클로 매장 앞에 줄 선 사진이 일본에도 공개돼 일본 네티즌들에게 정말로 많은 비난과 조롱을 받았다"라고 덧붙였다.

서경덕 교수가 페이스북에 올린 모동숲 관련 글. 해당 게시물은 현재 볼 수 없다. (사진=서경덕 페이스북)
서경덕 교수가 페이스북에 올린 모동숲 관련 글. 해당 게시물은 현재 볼 수 없다. (사진=서경덕 교수 페이스북)

누리꾼 사이에서는 서 교수의 말에 동조하는 의견과 반대 의견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한 누리꾼(coco**)은 관련 기사에 댓글로 "저게 왜 욕 먹어야 될 일인가? 자기가 좋아하는거 한다는데"라는 의견을 남겼다. 다른 누리꾼(yuki**)도 "문화까지 반일하는게 맞다고 생각하나? 우리가 일제에 항거해서 독립했다 그 정신을 잊지 말자 정도로 끝내야지"라고 달았다. 이 댓글들은 1000여 개의 '좋아요'를 받았다. 반면 '싫어요' 수도 600개를 넘어섰다.

현재 서 교수는 해당 페이스북 게시물을 삭제한 상태다.

개그맨 유민상 씨도 관련 논란에 휘말렸다. 그는 동물의 숲을 즐기는 영상을 유튜브 채널에 올렸다고 질타를 받았다. 그는 지난해 '개그콘서트'에서 일본 불매운동을 다뤘기에 여파가 더 컸다. 이에 유 씨는 10일 인스타그램 계정을 비공개로 전환하고 유튜브 게시물도 모두 삭제했다.

결과적으로 게임 플레이를 비판한 이도 게임을 플레이한 이도 누리꾼들의 뭇매를 맞은 셈이다.

사람들이 해당 제품을 사기 위해 줄을 길게 선 사진이 올라오자 '사회적 거리 두기'를 방해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한편 사회적 논란 외에도 정형화된 과금유도형 RPG가 장악한 한국 게임업계가 이를 계기로 반성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게임의 인기가 커질수록 논란들 역시 몸집을 키운다. '힐링 게임'으로 스트레스를 줄이려다가 시작도 하기 전에 오히려 스트레스를 받는다는 말이 나올 만 하다.

모동숲은 단순히 혼자 즐기는 게임이 아닌 하나의 신드롬처럼 번지고 있다. 그런 만큼 더욱더 이용자 개인의 가치판단과 올바른 게임 이용이 논란 해결의 잣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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