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입력 2020.04.10 23:15

송파 헬리오시티 1억 이상 하락…"6월말까지 절세 혜택 노려 강남권에서 몸값 낮춘 물건 많이 나올 것"

서울 반포동 아크로리버파크 (사진=네이버지도)
서울 서초구 반포동 소재 아크로리버파크 전경. (사진=네이버 지도 캡처)

[뉴스웍스=남빛하늘 기자]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서 시작된 경기위축이 실물경기를 압박하면서 서울 강남권 재건축 중심으로 아파트값 하락이 진행된 데 이어 신축 아파트값 상승세도 주춤한 모습이다. 이번주 서울 일반 아파트 매매가격 변동률은 지난해 6월 14일 이후 41주 만에 떨어졌다.

지난 9일 한국감정원이 발표한 ‘주간아파트가격동향’에 따르면 4월 1주(6일 기준) 서울 아파트값 하락폭은 확대됐다. 지난 2019년 7월 1주 상승 이후 39주 만에 하락 전환한 지난주(-0.02%)에 이어 이번주는 -0.04%를 기록했다.

특히 강남3구의 하락폭은 더욱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강남은 지난주 -0.16%에서 이번주 -0.24%로, 서초는 -0.17%에서 -0.24%, 송파는 -0.12%에서 -0.18%로 하락률이 커졌다. 불확실성 확대와 보유세 부담 등으로 주요 인기 단지에서 값이 떨어진 매물이 나오며 전주대비 하락폭이 커졌다.

◆‘평당 1억’ 서초구 반포동 ‘아리팍’, 6.9억 급락

10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3.3㎡당 1억원으로 유명한 서초구 반포동 ‘아크로리버파크(아리팍)’전용면적 84㎡이 최근 26억8000만원에 거래된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2월 같은 면적이 33억7000만원에 실거래된 것과 비교하면 6억9000만원 낮은 가격이다.

다만 반포동 일대 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들은 “아리팍의 경우 단지 내에서도 한강 조망이 가능 여부와 저층인지 고층인지에 따라 집값이 나뉜다“며 “이번에 저렴하게 거래된 매물은 한강 조망이 불가하고 저층이었기 때문에 실제 하락폭이 그렇게 큰 것은 아니다“라고 전했다.

아리팍 인근 ‘반포힐스테이트’도 몸값을 낮춘 급매물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반포힐스테이트 18층(전용 84㎡)은 지난 3월 22억원에 실거래 됐다. 지난해 하반기 같은 면적 11층이 26억3000만원에 거래된 것에 비하면 4억3000만원 떨어졌다.

강남구와 송파구도 비슷한 상황이다.

지난달만 하더라도 23억9000만원에 실거래 됐던 강남구 도곡동 ‘도곡렉슬’(전용 84㎡)은 현재 2억9000만원 낮은 21억원에 급매물로 나와 있다. 이외에도 개포동 ‘디에이치아너힐즈’와 ‘주공1단지’, 대치동 선경1‧2차는 3000만원~7500만원 가량 하락했다. 

송파구는 가락동 ‘헬리오시티’(전용 84㎡)가 현재 16억3000만원에 급매물로 나와 있다. 올해 2월만 하더라도 같은 면적이 17억500만원~17억5600만원에 실거래된 것과 비교하면 약 1억원 이상 값이 빠졌다.

KB부동산 리브온 관계자는 송파구 부동산에 대해 “코로나19 영향과 부동산 규제가 함께 시장을 압박하고 있어서 매매·임대시장 모두 휴업 상태”라며 “대출규제, 보유세 부담 등으로 인해 투자 수요가 집중됐던 재건축 단지들의 매매가가 하락세로 전환됐고 그 분위기가 일반 단지들도 확산돼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보유세 부담에 따른 ‘급매’ 당분간 이어질 듯”

이러한 흐름은 종합부동산세 등 보유세가 매년 6월 1일을 기준으로 소유자에게 부과되기 때문에 6월 이전에 집을 싸게 처분하려는 다주택자들의 움직임이라고 관련 업계는 보고 있다. 다만 무조건적인 매물 공세가 이어지기보다는 시장 관망세가 더욱 확산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실제로 최근 직방이 직방 어플리케이션 사용자 147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 결과에 따르면 공동주택을 보유하고 있는 응답자(823명) 중 ‘2020년 공시가격 발표로 보유세, 종부세 등의 부담을 느껴 매도를 고려하고 있냐‘는 질문에 286명(34.8%)이 ‘있다’고 응답했다.

또한 ‘매물을 팔겠다‘는 응답자(286명) 중 매도시점을 묻는 질문에는 ‘내년 이후’라고 답한 응답자가 49%로 가장 많았다. 이어 2분기(28.7%), 3분기(13.3%), 4분기(9.1%) 순으로 집계됐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2분기에 매도를 고려하는 응답자의 경우 재산세 과세 기준일인 6월 1일 이전에 매도를 고려하거나 6월 30일까지 다주택자의 조정대상지역 내 10년 이상 장기 보유한 주택에 대해서 한시적으로 양도세 중과 적용이 배제되고 장기보유특별공제가 적용되므로 해당 시점에 매도를 고려하는 움직임도 있겠다”고 분석했다.

강남권 일대의 한 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 역시 “6월에서 6월말 전까지 당분간은 강남권 등지에서 몸값을 낮춘 급매 물건들이 많이 나올 것으로 보여진다”고 전했다.

한편 함 빅데이터랩장은 “코로나19가 장기화되고 경기까지 위축되면서 공동주택 가격을 선도하는 일부 지역 중심으로는 가격 하락, 세 부담에 따른 매도 움직임이 있을 수 있다”면서도 “기준금리가 사상 최초로 0%대로 진입하고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면서 무조건적인 매물 처분 움직임보다는 당분간은 시장 관망세가 짙어질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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