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한동수기자
  • 입력 2016.03.23 16:36

제주 등록시 4천만원 전기차 2100만원에 구매 가능

2016년 국내 순수 전기자동차 시장에 새로운 전기(轉機)가 마련될 조짐이 보이고 있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올 들어 현대자동차가 아이오닉 시판을 본격화 하면서 불기 시작한 전기차 바람이 제주도에 휘몰아치고 있다.

오는 24일까지 제주도 국제컨벤션센터에서 열리는 제3회 국제전기자동차엑스포에는 현대차를 비롯해 기아차와 르노삼성차, 새안자동차, BMW, 닛산 등 국산 및 수입차 업계에서 다양한 전기차를 내놨다.
자동차업계에선 올해 내수시장에서만 전기차 수요가 약 8000대에 달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이는 국내 전기차의 명맥을 유지해 온 소규모 생산업체 레오모터스 CT&T AD모터스 등이 지난 10여년간 판매했던 3000여대의 판매량을 단숨에 2.5배이상 뛰어넘는 수치다.
특히 제주도가 앞으로 시 차원에서 보조금을 지급하는 등 전기차 보급 확대에 나 서 올해 전기차 수요의 절반정도 수준인 4000여대는 제주도가 소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올 하반기부터는 세계 최고수준의 전기차 생산업체인 미국의 테슬라가 제주도에 상륙할 예정에 있어 국내업체와 해외업체간 전기차 시장을 놓고 경쟁도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전기차 보급확대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인프라 구축이 우선돼야 한다. 충전소 확대가 시급하다는 얘기다. 이와 함께 구매욕구를 충족할만한 합리적 가격도 뒤따라야 한다.

전기차 가격은 전기차 보급을 확대하려는 지방자치단체별 보조금 지급이 점차 확대될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인하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이에 올해 전기차 활성화 조짐을 보이는 가장 큰 원인이다. 그러나 1회 충전 후 주행거리와 충전소 확충 등 친환경 전기차 보급확대를 위해 넘어야 할 산도 산적해 있는 게 현실이다.

국내 전기차 시장은 지난 2004년부터 본격적으로 열리긴 했으나 아직까지 소비자의 구매욕을 자극하지는 못하고 있다. 비싼 가격과 충전소 부족, 짧은 주행거리 등이 기존의 가솔린차에 비해 현격한 차이를 나타내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대차 기아차 르놈삼성차와 닛산 BMW등 수입차들이 전기차를 출시, 본격적으로 도래할 국내 전기차시장에 대비하고 있다.

-현대차 아이오닉
현대차가 두번째로 내놓은 전기차 아이오닉은 최고출력 88kW(120ps), 최대토크 295Nm(30Kgfm) 모터를 적용해 동력 성능이 뛰어나다는 평가다. 28kWh의 고용량 리튬이온폴리머배터리를 장착해 1회 완전충전시 180km까지 주행이 가능하다. 국내 생산 전기차 가운데 주행거리가 가장 길다. 국내 전기차 중 최장 거리를 달릴 수 있다는 게 현대차 측의 설명이지만, 이는 배터리를 얼마만큼 많이 탑재하느냐가 관건이어서 기술력 측면에서는 큰 의미가 있는 건 아니다. 급속 충전시 24분, 완속 충전시 4시간 25분만에 충전이 가능하다. 아이오닉은 알루미늄 소재를 대거 적용해 차량을 경량화 시키면서, 공기저항계수가 불과 0.24Cd일 정도로 공기 저항을 최소화한 에어로 다이내믹 디자인을 구현한 건 눈에 띈다. 가격은 4000~4300만원(보조금 제외).

-쏘울 EV
쏘울 EV는 국산 전기차 최초로 글로벌 시장에서 1만대 판매를 돌파한 모델이다. 이차는 2014년 5월 출시 이후 올해 1월까지 21개월만에 국내 1580대, 해외 8630대 등 총 1만210대가 판매됐다. 레이 EV는 지난해 기준 누적 등록 대수가 1254대에 이른다.

엔진룸은 기아자동차의 에코 다이나믹 시스템 엔진을 이용하여 최고 출력 81.4kW 최대 토크는 285NM을 낼수 있다. 1회 충전시 주행거리는 최고 148km, 완전충전 시간은 25분에서 5시간이다. 가격은 4150만원.(보조금 제외)

-르노삼성차 SM3 Z.E.와 트위지
SM3 Z.E.는 장마리 위르띠제 전 르노삼성 사장이 지난 2009년 7월부터 개발을 지시, 2011년부터 판매되기 시작한 전기차로 국내 전기차 중 누적 판매 1위(1767대)에 오른 모델이다. SM3 Z.E.는 사실상 국내 전기차의 시작을 알리는 상징성을 내포하고 있다. 르노삼성이 전기차 시장의 리딩업체라는 건 SM3 Z.E. 때문이다. 경쟁업체가 전기차에 대한 소극적인 태도를 취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르노삼성의 SM3 ZE는 기존의 SM3 바디로 만들어졌다.

1회 충전시 주행거리는 최대 135km, 완전충전시간은 30분~4시간이다. 가격은 4190만원(보조금제외). 르노삼성은 현재 국내 도로에서 주행할 수 없는 초소형 전기차 트위지를 개발 완료했다. 법규가 완비되는대로 카쉐어링이나 배달, 우체국, 경찰차, 관광지 투어링카 등 다양한 분야에 투입한다는 계획이다. 올해 말부터는 트위지 판매가 가능할 것으로 르노삼성은 내다보고 있다.

-쉐보레 스파크EV
기존의 스파크 바디를 조금 확장하여 설계된 전기차다. 주행거리는 최대 135km. 완전충전 시간은 20분에서 8시간이다. 가격은 3990만원(보조금제외).

-새안자동차 위드, 위드유
지난 1996년 설립된 새안자동차는 최근 차세대 배터리인 나노 리튬폴리머 배터리를 처음 적용한 전기차를 내놨다. 이 배터리는 리튬이온이나 리튬폴리머 배터리에 비해 안전성과 효용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위드'와 '위드유'에는 특히 충전 편의성 강화와 활용범위 확대를 위해 'ESS+EV 배터리'가 적용됐다. ESS+EV 배터리는 탈착이 가능해 아파트나 사무실 220V 전압으로도 충전이 가능한 것이 특징이다. 전기차와 가정용 에너지 저장장치(ESS)로도 동시에 활용할 수 있다. '위드유'의 경우 이륜차로 분류돼 있어 인증 후 오는 6월부터 시판에 들어갈 것이라고 회사측은 밝혔다. '위드'는 초소형 전기차의 분류 기준 마련 등 법규정비를 마치려면 시일이 걸리는 만큼 해외 시장을 먼저 공략할 계획이다. 현 사장은 "중국, 유럽에선 현지 안전성 테스트를 거쳐 판매하고 미국에선 현지 조립라인을 구축해 제조 판매에 들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닛산 리프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서 판매 1위를 기록하고 있는 모델이다. 닛산은 국내시장에서 소비자들의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유통 채널을 넓히고, 렌트카와의 제휴를 진행하는 등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칠 계획이다. 1회 충전시 최고 132km를 달린다. 완전충전시간은 40분~5시간, 가격은 5480만원(보조금제외)이다

-BMW i3
국내에서 구입가능한 가장 프리미엄급 브랜드라는 이유만으로 고객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주행거리는 75~132km, 완전충전시간은 30분에서 5시간이다. 가격은 5750~6470만원.

국내에서 전기차에 가장 큰 관심을 나타내고 있는 제주도는 오는 2030년까지 가솔린이나 디젤을 사용하는 내연기관 차량을 전기차로 대체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제주도는 전기차 구입 보조금으로 대당 1900만원(국비 1200만원, 지방비 700만원)을 책정했다. 즉 4000만원짜리 전기차를 제주도에서는 2100만원이면 살 수 있다는 얘기다. 2015년 12월31일기준 제주도에 등록된 전기차는 2366대다. 원희룡 제주도지사는 “탄소 없는 섬을 실현하기 위해 전기차, 신재생에너지, 스마트그리드(지능형 전력망), 전기저장장치 등의 관련 기술과 산업을 망라한 ‘그린 빅뱅’ 전략을 가시화하는 원년이 되도록 하겠다”며 “우선 제주를 전기차 규제가 없는 중심 모델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한편 자동차 생산업체들도 제주도를 비롯한 지자체의 전기차 보급확대 정책에 발맞춰 판매량을 확대한다는 전략이다. 현대차는 전기차 아이오닉 일렉트릭을 올해 안에 4000대를 팔아 50%의 시장 점유율을 확보한다는 목표다. 르노삼성은 SM3 Z.E.와 트위지로 2000대를 판매하겠다는 전략이다. 현대차가 뒤늦게 전기차 시장에 뛰어들었지만, 르노삼성을 비롯한 소규모 전기자동차 업계는 현대차의 합류를 반기는 기색이다. 전기차 시장이 활성화 될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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