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박명수 기자
  • 입력 2020.04.13 10:05

멕시코, '외교적 승리' 평가…하루 40만 배럴 아닌 10만 배럴만 감축

OPEC 회원국 대표들이 지난해 7월 회의에서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OPEC 홈페이지)

[뉴스웍스=박명수 기자]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OPEC 비회원 산유국 연합체인 OPEC+가 12일(현지시간) 5월부터 6월말까지 하루 970만 배럴 감산에 합의했다. 하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원유 수요가 폭락한 상황에서 국제유가를 떠받치기에는 부족하다는 분석이다.  

CNBC 등 외신들은 OPEC+가 12일 오후 8시(아제르바이잔 현지시간) 긴급 화상회의를 열었고 논의 끝에 하루 970만 배럴 감산 합의에 도달했다고 보도했다. 지난달 OPEC+ 감산 합의가 불발되면서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가 유가 전쟁에 돌입한 지 한 달 만이다.

하루 970만배럴 감산은 5월 1일 시작되며 6월까지 이어진다. 이후 감산량은 7월에서 올해 말까지 하루 800만 배럴, 2021년 1월~2022년 4월 하루 600만 배럴로 줄어든다.  

멕시코의 반발로 OPEC+ 회담은 한때 결렬 위기를 겪었으나 결국 합의에 이르렀다. 이에대해 CNBC는 사실상 멕시코의 외교적 승리라는 평가를 내놓았다. CNBC에 따르면 새 협상에 따라 멕시코는 당초 요구받았던 하루 40만 배럴이 아닌 10만 배럴만 감축하면 된다. 멕시코 에너지 장관은 이번 합의에 만족한 듯 트위터에 "OPEC+가 5월 1일부터 하루 970만 배럴을 감산하는 데 합의했다"고 밝혔다.

이처럼 산유국들이 감산에 합의했지만 일각에서는 여전히 역부족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OPEC+는 당초 원유 가격 폭락을 막기위해 하루 1000만 배럴을 감산해야 한다고 회원국에 제안한 바 있다.

글로벌 에너지 정보업체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 글로벌 플래츠는 "이번 감산은 1500만~2000만 배럴 상당의 수요 부족을 해결하기에 충분하지 한다"며 "OPEC이 더 나아가지 않는 한 유가 회복은 힘들 것"이라고 분석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원유 감산 합의 성사와 관련, "모두를 위한 훌륭한 합의"라고 환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 계정에 글을 올려 "이것은 미국에서 수십만 개의 에너지 일자리를 구할 것"이라며 "러시아의 푸틴 대통령과 사우디아라비아의 살만 국왕에게 감사하고 축하하고 싶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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