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박지훈 기자
  • 입력 2020.04.13 09:52

제조업, 하반기 이후 완만한 반등…주요국보다 정상화 빠르면 세계시장 점유율 제고

(자료=하나금융경영연구소)
(자료=하나금융경영연구소)

[뉴스웍스=박지훈 기자] 코로나 사태로 위축됐던 경제활동이 우리나라에서 상대적으로 빨리 정상화되면서 유통업 등 내수·서비스 산업의 회복이 우선되는 반면 코로나19의 세계적 유행으로 제조업과 항공업 등은 회복이 지연될 것으로 전망됐다. 

우리 산업들이 주요국보다 빠른 정상화를 이뤄내면 세계시장 점유율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하나은행 소속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13일 발표한 ‘코로나19의 세계적 유행에 따른 산업별 영향’ 보고서를 통해 이 같이 밝혔다.

내수비중이 높은 유통업, 가장 빨리 회복

연구소는 국내 코로나19가 진정세를 보일 경우 정부의 소비진흥책과 억압수요 회복 등으로 내수비중이 높은 유통 등 서비스업의 회복이 가장 먼저 나타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홈코노미(Home+Economy, 집에서 온라인으로 이뤄지는 소비)와 언택트 소비(Un+contact, 비대면 소비) 문화가 새로운 구매 패턴으로 정착될 것으로 예상했다. 교육산업의 경우에도 비대면 교육 서비스의 매력도가 높아지면서 에듀테크 시장의 중장기적인 안정 성장이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자동차와 조선업 등의 제조업도 코로나19의 확산 여파로 완성차 생산차질과 선박 발주 심리 위축 등으로 업황부진이 심화되고 있으며, 철강산업도 자동차·조선 등 전방산업의 부진으로 인한 수급 악화가 나타나고 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제조업의 경우 우리나라의 경제활동이 정상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하반기 이후로 완만한 반등이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반면 항공업, 관광·숙박업은 코로나 사태 심화로 글로벌 이동제한이 장기화되면서 업황 정상화가 4분기 이후로 지연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연구소 관계자는 “국내 항공업계의 경우 정부지원 확대여부, 사태 장기화 여부 등이 주요변수로 M&A 등을 통한 저비용항공사(LCC) 대형화 등 구조재편이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며 “관광·숙박업의 경우 팬데믹이 종료되더라도 지역 관광업자의 폐업 등으로 인프라 재구축에 상당한 시일이 소요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주요 산업인 정유 및 화학업은 수출의존도가 높은 산업 특성상 전 세계적으로 사태가 안정된 이후에야 업황 회복을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파악했다. 팬데믹으로 인한 수요둔화에 OPEC+(석유수출국기구와 비회원 산유국의 협의체)의 증산으로 인한 공급과잉이 겹치면서 주요 제품의 마진이 손익 분기점 이하로 내려갔기 때문이다. 

안혜영 연구위원은 “특히 정유업의 경우 화학업에 비해 재무 안정성이 허약한 상황이기 때문에 업황 악화가 장기화될 경우 타격이 클 수 있다”고 밝혔다.

“정상화 빠르면 세계시장 점유율을 높일 수 있어”

연구소는 코로나19가 세계적으로 대유행하면서 내수·서비스 산업뿐만 아니라 철강·조선 등 제조업 부문의 업황도 크게 악화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중국의 사례를 감안할 때 우리나라는 빠르면 5월부터 정상적인 경제활동으로 복귀할 수 있으며 주요국보다 빠른 정상화가 이뤄질 경우 세계시장에서의 점유율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로 코로나 사태를 가장 먼저 해소한 중국은 3월 초대형 선박 수주 1위를 기록했다.

코로나19 사태로 시장점유율 변동뿐만 아니라 글로벌 공급망과 유통망의 변화도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감염증 확산으로 인한 주요국 공장의 연쇄적 셧다운으로 부품공급 중단과 생산 차질이 빈번해지면서 적시공급(Just-In-Time) 시스템에 대한 재고와 주요산업의 부품 및 소재의 공급선 다변화로 위험을 분산할 유인이 확대될 것이라는 진단이다. 

유통망의 경우에도 인적·물적 이동 제한의 장기화로 인한 물동량 감소로 재무구조가 튼튼한 대형업체 위주로의 사업재편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김영준 산업분석팀장은 “적시공급(JIT) 시스템에 대한 재고와 공급선 다변화 등은 기업의 비용 부담을 가중시킬 우려가 높다”면서 “항공산업의 경우 저비용항공(LCC) 업체를 중심으로 실적악화 및 재무안정성에 대한 우려가 높아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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