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문병도 기자
  • 입력 2020.04.13 11:21

최인석·주영창·이명규 서울대 교수 연구팀

수백개의 격자로 근사화 된 3차원 형상을 겹침 없이 2차원상으로 전개시키기란 쉽지 않다. 연구진은 전개 후 겹침이 없으면서도 전개도의 최종 형상을 제어할 수 있는 머신러닝 기반 알고리즘을 사용했다. (이미지제공=서울대)

[뉴스웍스=문병도 기자] 최인석·주영창·이명규 서울대 재료공학부 교수, 김창순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 교수, 리엔지밍 미국 조지메이슨 대  교수의 공동연구팀이 머신러닝 알고리즘을 활용해 유연소자를 파손 없이 임의의 3차원 곡면에 부착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평면형 플렉시블 TV는 한 방향으로 굽힐 수는 있지만, 완전한 구와 같은 형태로의 변형이 불가능하다. 반도체, 디스플레이 등 대부분의 전자 소자에서 사용되는 실리콘 기판의 경우 작은 응력에도 쉽게 파손되기 때문이다.

서울대 공대 공동 연구진은 머신러닝을 통해 컴퓨터가 재단한 전개도를 바탕으로 철판이나 실리콘 기판과 같이 평면형의 늘어나지 않는 재료를 임의의 3차원 곡면에 파손 없이 안정적으로 부착하는 데 성공했다.

연구진은 임의의 복잡한 3차원 곡면을 작은 격자로 근사화시킨 후, 이를 겹침 없이 2차원으로 전개시키는 알고리즘을 활용했다.

유전 알고리즘이라 불리는 기계학습 기법을 사용해 수백 개의 격자로 근사화된 복잡한 3차원 형상에서 겹침이 전혀 없으면서도, 전개도가 차지하는 유효 면적은 최소화된 전개도를 생성했다.

연구진은 생성된 전개도대로 자른 플렉시블 기판 상에 각종 전자 소자를 제작 후, 이를 다시 본래의 3차원 곡면 위에 부착시키는 방법론을 제시했다.

알고리즘을 통해 얻은 전개도는 유효 면적이 최소화되어 있기 때문에, 자르는 과정에서 생기는 기판 재료의 낭비를 최소화할 수 있다.

연구진이 사용한 3차원 형상은 수백 개 이상의 충분히 많은 수의 격자로 근사화되어 있어, 제작된 전개도 형태의 소자를 3차원 형상에 부착하는 과정에서 격자와 격자 사이의 접힘이 부드러운 굽힘으로 근사화될 수 있다.

연구진은 실리콘 기판과 같이 작은 응력에서도 쉽게 깨지는 재료도 응력집중으로 인한 국부적 파손 없이 다양한 형태의 3차원 표면에 파손 없이 안정적으로 부착할 수 있음을 입증했다.

나아가 마찬가지로 취성이 큰 ITO 재료를 포함한 발광 소자가 복잡한 형태의 3차원 표면에 부착된 후 정상적으로 작동함을 보였다.

최인석 교수는 “이번 연구는 오직 머신러닝 알고리즘을 이용한 기하 구조 설계만을 통해 원하는 재료를 어떠한 형태로도 파손 및 빈틈 없이 안정적으로 부착할 수 있는 방법론을 제시했다는 데 큰 의의가 있다.”며, “새로운 재료나 공정 없이도 현재 사용 중인 각종 소자를 다양한 형태로 제작할 수 있어 향후 웨어러블·신체 부착형 소자, 건축 및 차량의 내, 외관 디자인 등 다방면의 분야에서 활용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국연구재단 중견연구자지원 사업, 소프트로봇기술선도연구센터, 서울대학교 창의선도신진연구자 과제, LG디스플레이의 지원으로 수행된 이번 연구 논문은 과학저널 사이언스 어드밴시스 지난 10일자에 온라인 게재됐다.

최인석 교수, 리엔지밍 교수, 이유기 연구원
최인석(왼쪽부터) 교수, 리엔지밍 교수, 이유기 연구원 (사진제공=서울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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