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윤현성 기자
  • 입력 2020.04.17 09:13
'부따' 강훈의 얼굴이 공개됐다. (사진=KBS뉴스 캡처)
'부따' 강훈의 얼굴이 공개됐다. (사진=KBS뉴스 캡처)

[뉴스웍스=윤현성 기자] '박사방' 운영자 조주빈(24)을 도와 성 착취물의 제작·유포에 가담하고 범죄수익을 관리한 '부따' 강훈(18)의 얼굴이 공개됐다.

서울지방경찰청 사이버안전과는 17일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로 지난 9일 구속된 강 군을 검찰에 송치했다. 강 군은 마스크나 모자로 얼굴을 가리지 않은 채 나타났다.

이날 오전 8시경 서울 종로경찰서 유치장에서 검찰로 넘겨지는 과정에서 취재진 앞에 선 강 군은 "죄송하다. 정말 진심으로 사죄드리고 죄송하다"는 말을 반복했다. "혐의를 인정하나", "신상 공개가 부당하다고 생각하나" 등 취재진의 질문엔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신상공개 당시 시종일관 당당하고 뻔뻔한 태도를 보였던 조주빈과 달리 강 군은 호송차에 탑승하기 전까지 고개를 들지 않은 채 연신 긴장한 모습을 보였다. 강 군은 10대 피의자 가운데 신상 정보가 공개된 최초의 사례다. 성범죄자로는 조 씨에 이어 두 번째다.

서울지방경찰청은 지난 16일 신상공개위원회를 열고 강 군의 이름, 나이, 얼굴 신상 정보를 공개하기로 결정했다. 경찰은 "범죄 수법이 치밀하고 계획적이며 아동·청소년을 포함한 다수의 피해자에게 지속해서 심각한 피해를 야기하는 등 범죄가 중하다"며 "국민의 알 권리, 동종범죄의 재범 방지 및 범죄 예방 차원에서 공공의 이익에 부합한다"고 설명했다.

경찰의 신상 공개 결정 이후 강 군은 자신의 신상 공개 처분을 취소해 달라며 법원에 소송과 집행정지 신청을 냈지만 기각됐다. 법원은 "강군의 명예나 장래 등 사익에 비해 신상 공개로 인한 공익이 압도적으로 우월하므로 필요성이 인정된다"고 기각 사유를 밝혔다.

강 군은 2001년생으로 올해 만19세가 돼 청소년보호법상 청소년에 해당하지 않는다.

강 군은 조주빈이 검찰 조사 과정에서 진술한 '부따', '이기야', '사마귀' 등 3명의 박사방 공동 운영자 가운데 한 명이다. 강 군은 '부따'라는 대화명을 쓰며 박사방 참여자들을 모집·관리하고 암호화폐 형태의 범죄수익금을 현금화해 조 씨에게 전달한 혐의를 받는다.

강 군 측은 혐의를 인정하면서도 박사방을 공동 운영했다는 조 씨의 진술은 사실과 다른 면이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검찰은 강 군의 신병을 인수하는 대로 보강 수사를 벌일 것으로 보인다.

저작권자 © 뉴스웍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