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입력 2020.04.18 09:30

강동구, 올들어 평균 8000만원 올라…강남구 은마APT, 석달 만에 3억 상승
3월 서울 아파트 중위 전셋값 4.5억 돌파…"집값 약세 전망 속 상승세 당분간 지속"

서울 강동구는 2018년 11월 1주 기준, 18주만에 보합세를 보였다. 강동 롯데캐슬퍼스트 아파트단지 일대 항공뷰 (사진=네이버지도)
서울 강동구 롯데캐슬퍼스트 아파트 단지 일대 항공뷰. (사진=네이버 지도 캡처)

[뉴스웍스=남빛하늘 기자] 전세시장 수급불균형 영향으로 서울 아파트 전셋값이 들썩이고 있다.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면서 세입자는 대출을 받아 전세로 갈아타려는 반면, 집주인은 기존 전세물량을 반전세나 월세로 전환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KB국민은행 리브온이 발표한 ‘월간주택가격동향’에 따르면 올해 3월 서울 아파트 중위 전셋값은 4억5061만원으로, 관련 통계 조사가 시작된 이래 처음으로 4억5000만원을 돌파했다. 한국감정원 통계로도 서울 아파트 평균 전셋값은 2019년 7월부터 매달 상승해 3월 4억6070만원을 넘겼다.

지난해 정부가 12‧16 부동산대책을 통해 고가주택에 대한 담보대출 규제를 강화하면서 매매보다 전세를 유지하려는 사람이 많아진데다가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아파트 당첨을 위해 전세로 거주하면서 ‘로또분양’을 노리는 사람이 늘면서 전세 수요가 증가한 영향이다.

또한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0.75%까지 낮춰 전세 수요자들은 대출을 받아 전세로 갈아타기 용이해졌지만, 일부 집주인들은 공시가격 인상에 따른 보유세 부담으로 기존 전세물량을 반전세나 월세로 돌리는 거나 아예 값을 올리고 있다.

이 때문에 강동구에는 새 아파트 입주물량이 쏟아지는 데도 불구하고 전셋값이 상승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강동구는 지난해 말부터 입주물량이 1만2000여 가구에 달해 공급초과 우려가 나왔지만 전셋값은 오히려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실제로 강동구 소재 아파트의 전셋값은 올해에만 평균 8000만원 올랐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강동구 상일동 ‘고덕센트럴아이파크’ 8층(전용면적 84㎡)은 올해 1월 5억4000만원에 전세거래가 이뤄졌지만, 3월에는 6억5000만원에 거래돼 2개월 만에 1억1000만원 상승했다.

강동구 고덕동 ‘고덕 그라시움’ 10층(전용 59㎡)은 올해 1월 4억2000만원에 거래됐지만, 3월에는 6000만원 오른 4억8000만원에 실거래됐다. 같은 기간 고덕동 ‘고덕 래미안 힐스테이트’ 31층(전용 84㎡)도 5억5600만원에서 6900만원 오른 6억2500만원에 거래됐다.

서울 대표 학원가인 대치동이 있는 강남구 전셋값 상승폭은 더 크다. 국토부에 따르면 대치동 ‘은마아파트’ 9층은 올해 1월 4억원에 전세거래가 이뤄졌는데, 같은 면적이 이달 6억5000만원에 거래돼 2억5000만원이 올랐다.

강남 8학군 명문 학교가 가깝고 대치동 학원가와 인접한 ‘래미안대치팰리스’ 6층(전용 84㎡)은 올해 1월 15억5000만원에 전세 거래됐는데, 불과 한 달이 지난 2월에는 1억원 오른 16억5000만원에 전세 거래됐다.

한편 부동산 전문가들은 여전히 공급이 부족해 전셋값 상승세 기조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한다. 신규 아파트 입주물량이 줄어드는 것도 전셋값 상승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 본다.

부동산인포에 따르면 내년 서울 신규 아파트 입주물량은 총 2만3217가구로, 이는 올해 입주물량(4만2173가구)의 절반 수준이다.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4만 가구 이상 입주물량이 쏟아졌던 것에 비해 2년 연속(2021~2022년) 입주물량이 줄어 시중에 풀릴 전세물건도 줄어들 수밖에 없다.

부동산인포 관계자는 “입주물량이 줄면 그만큼 전세시장에 나오는 전세물건도 줄어 들고 서울 전입자들까지 전세물건 확보 경쟁을 해야 하므로 전셋값이 오를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오대열 경제만랩 리서치팀장은 “정부의 부동산 규제에도 아랑곳하지 않던 부동산시장이 장기화되는 코로나19 사태로 매매거래가 위축되고 있고 주택가격까지 하락할 것이라는 기대심리까지 더해지자 전·월세로 남으려는 수요가 증가해 전셋값 상승도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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