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장진혁 기자
  • 입력 2020.04.18 16:30

다양한 맛·패키지 내놓으며 '진화'…경쟁 가속화로 가격 내려갈 전망

탄산수. (사진제공=pexels)
탄산수. (사진제공=pexels)

[뉴스웍스=장진혁 기자] 음료업계에 '톡 쏘는 물'이 뜨고 있다.

국내 탄산수 시장은 해를 거듭할수록 성장하고 있다. 2011년 100억원에 불과했던 시장 규모는 2017년 839억원, 지난해 861억원으로 커졌다. 올해는 1000억원을 돌파하며 꾸준한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관측된다.

당 함량에 민감한 소비자들을 중심으로 탄산음료를 탄산수로 대체하는 비중이 늘고 있다. 당류가 많이 들어간 탄산음료와 달리 탄산수는 당 함량이 '0'이다.

여기에 더해 코로나19 영향으로 정부가 '사회적 거리두기'를 강조하면서 각 가정에서는 '홈술'이라는 새로운 트렌드가 유행하고 있다. 외부에서 즐기는 대표적인 소비재였던 술은 이제 집에서 영화를 보면서 여유시간에 즐기는 취미가 됐다.

탄산수는 보통 도수가 높은 양주를 희석해 먹을 때 사용되지만 이젠 술 종류에 상관없이 쓰인다. 홈술, 홈메이드 음료 등을 직접 만들어 마시는 수요가 늘면서 탄산수 시장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집에서 기름진 배달음식을 많이 시키면서 청량감을 즐길 수 있는 탄산수를 찾는 흐름도 여기에 한몫하고 있다.

◆롯데칠성음료, '독주'…빙그레, 진출로 지각변동 '예고'

국내 탄산수 시장은 경쟁이 날로 치열해지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국내 탄산수 시장은 롯데칠성음료 '트레비'가 점유율 60%로 1위를 점하고 있다. 2위는 코카콜라 '씨그램'(약 20%), 3위는 일화 '초정탄산수'(약 7%)가 각각 차지하고 있다.

롯데칠성음료가 탄산수 시장에서 압도적인 점유율로 독주하는 가운데, 대기업들이 잇따라 뛰어들면서 지각변동을 예고하고 있다.

빙그레는 지난 14일 '산토리니'를 출시하며 탄산수 시장에 진출했다. 회사 측은 탄산수 시장이 점차 증가하고 있다는 것에 주목해 신제품을 출시하게 됐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산토리니는 에게해에 위치한 그리스령의 섬으로 빼어난 경관 덕분에 CF, 영화, 사진 등의 주요 배경이 된 지역이다. 빙그레는 탄산수의 깨끗하고 시원한 맛을 강조하기 위해 산토리니를 제품명으로 정했다. 산토리니는 플레인, 라임, 레몬, 자몽의 4종으로 출시됐으며 강한 탄산을 사용한 것이 특징이다.

빙그레는 제품 출시 초기 온라인 채널을 통해 인지도를 높이고 소매점, 편의점, 대형마트 등으로 판매 채널을 늘릴 계획이다.

빙그레 '산토리니'. (사진제공=빙그레)
빙그레 '산토리니'. (사진제공=빙그레)

앞서 동아오츠카는 지난해 9월 '라인바싸'로 탄산수 시장에 진출한 바 있다.

라인바싸는 미네랄 성분이 풍부한 생수를 원료로 사용했다는 점을 차별화 지점으로 내세웠다. 회사 측은 수원지가 기존 생수 브랜드 '마신다'와 같은 경북 상주시로, 속리산 국립공원에서 올라온 천연 암반수를 사용한다고 강조했다.

롯데칠성음료는 트레비 판매 제품군을 지속 출시하면서 선두를 지키겠다는 전략이다.

트레비는 천연 과일향을 더한 라임, 레몬, 자몽, 금귤 등을 비롯해 깔끔한 맛을 즐길 수 있는 플레인, 워터 등 총 6종의 제품으로 구성됐다. 롯데칠성음료는 제품 다양화에 이어 패키지 다변화(355㎖ 캔, 300㎖, 400㎖, 500㎖ 및 1.2ℓ 페트병)도 꾀하고 있다.

◆탄산수, 일반 생수보다 2배 가량 비싸…"경쟁 치열해지면 가격 내려갈 수도"

탄산수 시장이 덩치가 커지는 동시에 진출하는 업체가 우후죽순 늘어남에 따라 가격이 내려갈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탄산수는 일반 생수와 비교해 과도하게 비싸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먹는 물에 탄산가스를 주입했을 뿐인데다 영양성분이 거의 함유돼 있지 않아 비쌀 이유가 없다는 설명이다.

기자가 CU편의점을 방문한 결과, 롯데칠성음료 '트레비'(500㎖)는 1700원, 코카콜라 '씨그램'(350㎖)은 1300원, 일화 '초정탄산수'(500㎖)는 1500원에 팔렸다. 이는 같은 용량으로 판매되는 생수보다 2배 가량 비싼 가격이다.

(사진=장진혁 기자)
기자가 CU편의점을 방문한 결과, 탄산수는 같은 용량의 생수보다 2배 가량 비싸게 팔리고 있다. (사진=장진혁 기자)

한국여성소비자연합에 따르면 탄산수는 원재료 및 함량, 영양성분, 맛 측면 조사에서 제품들 사이에 특별히 차별적인 요소가 없었다. 또한 다이어트나 소화 촉진 효과도 확인되지 않았다.

업계 관계자는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강조하려는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치다 보니 가격이 비싸게 책정되는 게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업체들은 공정으로 인해 제조 비용이 높을 수밖에 없다고 주장한다.

탄산수는 일반 생수와 달리 이산화탄소의 압력을 견디기 위해 병과 병뚜껑의 두께가 두껍게 제작돼야 한다는 것이다. 여기에 향을 더하는 추가 공정이 진행되기 때문에 단가가 높을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업체들이 차별화를 두기 위해 다양한 맛의 신제품을 쏟아내면서 결국 가성비가 높은 제품이 시장의 주도권을 쥘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영향으로 온라인 주문이 급증한 만큼, 판매사들이 온라인 채널을 통해 오프라인 유통 마진과 마케팅 비용을 줄이면서 적극 판매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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