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박명수 기자
  • 입력 2020.04.23 10:02

철수 기한 12월 1일…석유산업 흔들어 마두로 정권 압박

셰브런 직원이 베네수엘라 원유 시설에서 일하고 있다. (사진=셰브런 홈페이지)

[뉴스웍스=박명수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자국 에너지기업 셰브런(Chevron)에게 베네수엘라에서 철수하라고 명령했다. 원유 의존도가 높은 베네수엘라의 숨통을 조여 마두로 정권의 붕괴를 가속화하겠다는 의도다. 

22일(현지시간) CNN 등 외신에 따르면 미국 재무부는 셰브론에게 베네수엘라에서의 원유 생산을 전면 중단하라고 명령했다. 철수 기한은 오는 12월 1일까지다.

셰브런은 베네수엘라 국영 석유회사 PDVSA와 합작사를 운영해 왔다. 셰브런은 베네수엘라와 관계를 맺고 있는 유일한 미국의 주요 석유기업이다. 앞서 엑손모빌과 코노코필립스는 지난 2007년 베네수엘라 정부의 석유산업 국유화 움직임이 일자 철수했다.

세브런이 베네수엘라에 합작사를 차린 것은 1921년이다. 합작사를 통해 베네수엘라에 고용한 인원은 8000명 수준이다. 레이 포호르 셰브론 대변인은 “법과 규정을 준수할 것”이라며 “1920년대부터 사업을 지속해 온 자부심이 있는 만큼 베네수엘라 내 직원과 인도주의 프로그램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명령은 셰브런에게는 별다른 타격이 없겠지만 베네수엘라 석유산업의 붕괴를 가속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베네수엘라의 석유산업을 흔들어 니콜라스 마두로 정권을 압박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베네수엘라는 전 세계 원유 매장량 1위 국가로, 국가 수입의 대부분이 원유 생산으로부터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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