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고종관 기자
  • 입력 2020.04.23 16:23

강동경희대병원 조진현 교수팀 조사, 말초혈관 막혀 괴사진행하면 다리 절단할 수도

강동경희대병원 외과 조진현 교수
조진현 교수 (사진제공=강동경희대병원)

[뉴스웍스=고종관 기자] 중년 이후의 고혈압과 심장질환이 있는 환자라면 말초혈관 검사를 받을 것을 권하는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조진현‧조성신 강동경희대병원 외과 교수팀은 2008년부터 2012년까지 한국인 말초동맥질환(PAD)의 유병률과 위험요소를 평가한 결과, 고혈압이나 심장혈관질환을 가진 환자는 나이가 증가할수록 말초동맥질환의 위험도가 높아지는 것을 확인했다. 한국인의 말초동맥질환 유병률과 위험도를 조사한 연구는 이번이 처음이다.

말초동맥질환은 뇌혈관이나 심장혈관을 제외한 팔·다리 등 신체 말단부위로 가는 동맥이 좁아지거나 막힌 상태를 말한다. 심장과 먼 다리혈관에는 증상이 더욱 심하게 나타나 다리를 절단하는 사례도 종종 있다.

교수팀은 지역사회복지센터를 찾아 일반인 2044명을 대상으로 말초혈관 상태를 알아보는 동맥경화 협착검사를 시행했다. 말초동맥질환은 발목 혈압과 위팔 혈압비율(ABI)이 0.9 이하일 때 의심한다. 동맥경화협착검사는 편안히 누운 상태에서 양팔과 다리 혈압을 동시에 재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검사 결과, 대상자의 말초동맥질환 유병률은 4.6%였다. 구체적으로 보면 질병 경계인 ABI 0.91~0.99 환자는 211명(10.4%), ABI 0.9 이하인 말초동맥질환 의심환자는 95명(4.6%)이었다. 경계역을 포함하면 15%에 이른다.

말초동맥질환은 초기에는 방치하기 쉽다. 걷거나 달릴 때 통증이나 경련이 발생하긴 하지만 휴식을 취하면 증상이 금방 가라앉기 때문이다. 하지만 질병이 진행되면 다리 온도가 차갑고, 발가락 색깔이 검게 변하며, 상처가 생겼을 때 잘 낫지 않는다.

조진현 교수는 “만일 괴사까지 진행하면 1년 안에 절반은 다리를 자르는 심각한 상황으로 치닫는다”며 “고혈압과 같은 혈관이 취약한 사람은 평소 다리 통증에 경각심을 갖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치료는 초기일수록 간단하다. 항혈소판제, 혈관확장제 등 약물치료와 콜레스테롤 관리 등 생활습관 개선으로 호전된다. 하지만 증상이 악화된 상태로 병원을 찾으면 50%이상 동맥이 폐색된 경우가 많다. 이때는 스텐트나 풍선확장술과 같은 혈관을 넓혀주는 시술을 받아야 한다. 최근에는 죽종절제술(혈관 내벽을 깎아 넓히는 시술)시행 빈도도 늘고 있다.

연구 결과는 외과학의 대표저널인 ASTR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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