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손진석 기자
  • 입력 2020.04.25 14:00

코로나19 확산으로 픽업·딜리버리 서비스 확대…방문 세차·수리 서비스도 인기
간섭없이 직접 체험 후 선택…대면방식에서 온라인‧홈쇼핑 등 변화 유도

4세대 쏘렌토 온라인 런칭 토크쇼 ‘쏘렌토 톡톡’ 장면(사진제공=기아자동차)
4세대 쏘렌토 온라인 런칭 토크쇼 ‘쏘렌토 톡톡’ 장면.(사진제공=기아자동차)

[뉴스웍스=손진석 기자] 최근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19가 확산됨에 따라 유통업계를 중심으로 비대면(Untact, 언택트) 마케팅과 관련서비스가 증가하고 있다.

자동차업계도 신차발표회를 인터넷으로 생중계하고 온라인으로 자동차를 판매하는 등 비대면 서비스가 확대되고 있다. 또한 자동차의 판매‧정비 등에 회사들은 픽업&딜리버리를 제공하고 있으며, 방문세차, 24시간 무인 AS 접수 등 정비업계까지 비대면 서비스가 확산되는 추세다.

◆비대면 서비스 확대…소비자 트렌드

서울대학교 소비트렌드 분석센터는 지난 2018년 10대 트렌드 중 하나로 언택트 마케팅(Untact Marketing)’을 선정한 바 있다.  

언택트는 접촉을 뜻하는 콘택트(Contact)에 부정적 의미인 언(Un)의 합성어로 ‘접촉하지 않는다’는 뜻으로 사람과의 접촉을 최소화하고 비대면 형식으로 정보나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식이다. 즉, 언택트 마케팅은 사람과의 접촉을 최소화하고 비대면 형식으로 정보나 서비스를 제공하는 마케팅 방식을 말한다.

이러한 언택트 마케팅은 최근 코로나19가 전 세계적으로 확산됨에 따라 정부와 지자체들의 강도 높은 사회적 거리두기 캠페인과 더불어 타인과의 접촉을 꺼리는 사람이 늘어나면서 본격적으로 주목받고 있다.

코로나19의 확산 이후 백화점과 쇼핑몰, 면세점, 대형마트 등의 매출은 급격히 감소했다. 반면 홈쇼핑, e-커머스 등 온라인 유통업의 영향으로 택배와 배달서비스 매출이 늘어나고 있다. 이러한 소비패턴은 대면서비스에 부담을 느끼는 밀레니얼 세대를 넘어 보다 다양한 연령층으로 확대되고 있다.

금융부터 유통, 외식, 숙박 등 다양한 분야에서 비대면 마케팅과 관련 서비스가 늘어나고 있으며, 그동안 보수적이던 자동차 업계에도 비대면 서비스 바람이 불고 있다.

세계적인 IT 자문기관인 가트너(Gartner)는 “최근 코로나19 팬데믹(감염병 세계 대유행) 현상으로 인한 자동차판매 부진을 최소화하고 관련업계 종사자와 소비자들을 코로나19로부터 안전하게 보호하기 위해서는 자동차제조사들이 엔드 투 엔드(End to End) 온라인판매 및 서비스로 전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어 가트너는 “자동차 제조사들은 소비자들이 자동차부품을 구매하는 등 차량유지관리를 위한 비대면 방식의 애터터세일즈(AS) 서비스에 대한 모든 정보를 찾을 수 있는 온라인 허브를 구축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폭스바겐이 온라인에서 운영했던 버추얼 모터쇼 장면 (사진제공=폭스바겐)
폭스바겐이 온라인에서 운영했던 버추얼 모터쇼 장면 (사진제공=폭스바겐)

신차 출시‧판매, 대면 마케팅보다 비대면 선호

코로나19의 확산으로 다중이용시설 이용과 외부활동을 자제되는 상황에서 소비자들은 자동차 매장 방문을 부담스럽게 느끼면서 비대면을 선호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 자동차업계에서도 이러한 고객들의 요구에 맞춰 비대면 마케팅을 대폭 강화하고 있다.

현대차와 기아차 등 자동차 제조사들이 신차발표회를 라이브 스트리밍을 통한 온라인 생중계로 진행하고 있는 것을 비롯해 르노삼성차, 아우디, 폭스바겐, 지프, 한불모터스, 재규어랜드로버 등이 비대면 자동차판매(온라인판매)를 선보이는 등 다양한 방식을 시도하며 돌파구를 찾고 있다.

현대차는 미국 LA에서 7세대 아반떼를 라이브 스트리밍을 통해 최초로 공개한 것을 비롯해 제네시스 G80을 온라인으로 공개했다. 또한 출시를 앞둔 싼타페 부분변경 모델도 온라인 출시로 대체할 예정이며, 기아차도 4세대 쏘렌토를 온라인 토크쇼 형태로 공개했다.

비대면 마케팅의 일환으로 국내에서 그동안 진행하지 않았던 자동차의 온라인 판매도 시도되면서 점차 자리를 잡아가고 있는 추세다.

2016년부터 국내 자동차 업계 최초로 비대면 온라인 청약시스템을 도입한 르노삼성차는 코로나19로 인해 자동차판매가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서도 최근 출시한 XM3의 경우 전용 마이크로사이트 내 온라인 쇼룸 운영과 온라인 전용 사전계약 혜택 등을 통해 온라인판매가 XM3 전체 사전계약 물량의 약 24%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르노삼성차의 비대면 서비스를 위한 모바일 앱 (사진제공=르노삼성자동차)
르노삼성차의 비대면 서비스를 위한 모바일 앱 (사진제공=르노삼성자동차)

쌍용자동차도 지난달 전화나 온라인 상담 후 구매를 결정한 고객들에게 최대 1.5% 추가 할인 혜택을 제공했다.

수입차 브랜드인 지프(Jeep)는 비대면 온라인 구매를 활성화하기 위해 홈페이지에 비대면 구매 전용채널을 오픈하고, 온라인을 통해 관심차종 구매상담, 시승신청, 계약서작성, 차량 딜리버리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재규어랜드로버코리아는 재규어랜드로버 공식홈페이지 내에 온라인 구매하기 채널을 마련하고 온라인 견적 및 선호 전시장을 선택하면 해당 전시장에서 자세한 비대면 상담서비스를 제공하고 원하는 차종 및 색상의 재고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 또한 비교견적 및 금융프로그램별 예상견적까지 제공하는 등 합리적이면서 빠르고 편리한 차량계약 및 출고를 지원한다.

아우디파이낸셜서비스와 폭스바겐파이낸셜서비스코리아는 비대면 금융계약 모바일 앱인 V-클릭을 통해 신차 및 중고차 구매 시 100% 온라인으로 심사를 진행하는 등 비대면으로 간편하게 금융계약을 체결할 수 있다.

국내 최대 직영중고차 기업 K Car(케이카)의 경우 온라인구매 편의성을 높이기 위해 업계 최초로 현금, 카드, K Car 할부 등 원하는 결제방식을 선택해 바로 결제하는 맞춤형 즉시 결제 시스템을 도입했다. 맞춤형 즉시 결제 시스템은 온라인에서 24시간 현금, 카드결제는 물론 K Car 할부이용을 위한 대출심사 및 승인까지 100% 비대면 구매가 가능한 것이 특징이다.

◆자동차 애프터마켓 분야도 확대 추세

비대면 마케팅은 신차 판매 뿐 아니라 애프터마켓 서비스 분야에서도 확대되고 있는 추세다. 국내 자동차 브랜드는 물론 수입차 브랜드들은 전시장 및 서비스센터 방문차량을 대상으로 살균소독 서비스를 제공함은 물론 다양한 비대면 서비스를 확대 적용하고 있다.

르노삼성차는 비대면으로 차량정비를 받고자하는 고객을 위해 픽업&딜리버리 서비스를 제공한다. 픽업 & 딜리버리 서비스는 고객이 요청한 장소에서 정비가 필요한 차량을 전달받아 정비 완료 후 다시 고객이 원하는 장소로 인도해 주는 서비스다. 

BMW 그룹 코리아도 코로나19로 인해 서비스센터 방문이 망설여지는 고객들을 위해 비대면 픽업&딜리버리 서비스 대상을 확대 운영한다. 

기존 BSI/MSI(BMW‧MINI 차량 점검 및 소모품 교환 서비스) 및 보증수리 기간 내 고객에게만 적용되었던 픽업 & 딜리버리 서비스 대상을 지난 2월 10일부터 한시적으로 소모품교체 수리가 필요한 BSI 및 MSI 만료 고객 뿐 아니라 사고차 및 리콜대상 고객까지 서비스를 확대해 무료로 제공할 예정이다.

BMW의 비대면 정비 서비스 온라인 화면(사진제공=BMW코리아)
BMW의 비대면 정비 서비스 온라인 화면(사진제공=BMW코리아)

현대차는 올 뉴 아반떼 출시와 더불어 현대 디지털키 앱을 통해 원하는 날짜, 시간, 장소를 예약 후 실물 키 전달과정 없이 프리미엄 세차서비스를 제공하는 비대면 방문세차 서비스를 시행하고 있다.

또 기본요금에 주행한 거리만큼 보험료를 산정해 월 단위 분할납부가 가능한 디지털키 전용 자동차보험, 디지털 키를 공유 받은 사용자를 대상으로 최소 6시간부터 최대 30일까지 공유시간동안 시간단위로 책정된 단기 보험 상품 등을 선보였다.

해피테크놀로지는 고객이 원하는 시간과 장소에서 원격 문열림 기능을 통한 비대면 출장 세차를 제공하는 인스타워시를 선보였다.

타이어업계도 비대면 트렌드에 따라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넥센타이어는 타이어 전문가가 고객의 차량이 위치한 장소로 찾아가 타이어를 교체해주는 넥스트레벨 GO 서비스를 시작했다. 기존 서비스의 경우 고객의 차 키를 수령해 정비 업소에 가서 작업 후 다시 가져다주는 개념이었지만, 넥스트레벨 GO는 전문가가 장비를 챙겨 방문 교체하는 방식이다.

공구업체인 스탠리블랙앤데커(SBD)는 국내 공구업계 최초이자 유일한 홈픽 애프터 서비스 ‘Hey SBD’를 론칭해 소비자 공략에 나섰다. SBD는 전국 어디서나 이용할 수 있는 홈픽 서비스로, 제품수리를 위해 서비스센터를 방문하지 않아도 고객이 원하는 날짜와 장소에서 제품을 수거해 스탠리블랙앤데커 공식서비스센터에서 점검 및 수리 후 고객에게 안전하게 배송하는 비대면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이미 오래전부터 1인 가구가 증가되면서 비대면 서비스의 확대는 예견되어 왔다. 특히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더욱 비대면 서비스의 확대가 빨라진 경향이 있다.

최근 소비자들은 물건의 구매와 문화 활동 등에서 다른 누군가의 개입과 권유를 피하고, 누구의 간섭도 없이 직접 체험하고 선택하려는 성향이 높아졌다. 이는 자기만족감을 극대화하는 소비 성향 때문이라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 특정 브랜드를 선호하지 않고 여러 사용자의 사용 후기와 자신이 직접 사용해 본 다양한 경험을 우선해 소비하는 트렌드가 비대면 마케팅의 확대를 불러오고 있다.

저작권자 © 뉴스웍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