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장진혁 기자
  • 입력 2020.04.26 16:40

세탁·건조기 한몸 'LG 트롬 워시타워', 조작부 하나로 합쳐 '편의성' 증대

세탁기 관련 이미지. (사진제공=픽사베이)
세탁기 관련 이미지. (사진제공=픽사베이)

[뉴스웍스=장진혁 기자] 국내 가전업계 라이벌인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세탁기'로 정면승부를 벌이고 있다.

코로나19 여파 속에서도 소비자들의 마음을 공략하기 위해 두 회사의 가전제품 출시 열기가 뜨겁다. 특히 국내 최고 용량의 세탁기를 동시에 선보인다는 점에서 관심이 쏠렸다.

두 회사의 신제품은 세탁 용량을 24㎏으로 늘리는 한편, 외관 크기는 그대로 유지해 설치 공간의 제약을 최소화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아울러 LG전자는 세탁기와 건조기를 일체형으로 구현한 '세탁건조기'를 선보였다. 이는 지난 1월 말 삼성전자가 이같은 콘셉트의 그랑데 AI 세탁기·건조기를 내놓고, 세탁기 컨트롤 패널에서 건조기를 조작할 수 있는 '올인원 컨트롤' 기능을 내세웠던 것을 직접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 영향으로 전반적인 수요가 침체할 수 있는 상황이지만, 세탁기는 가장 기본적인 필수가전이라는 점에서 양사의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관측된다.

◆같은 용량에 양사 AI 적용LG전자 제품, 25~35만원 저렴  

삼성전자와 LG전자는 국내 가정용 세탁기 가운데 최대 용량인 '24㎏ 세탁기'를 지난 20일 나란히 공개했다. 삼성전자는 '그랑데 AI 신제품'을, LG전자는 '트롬 세탁기 씽큐'를 선보였다.

한 회사가 신제품 출시를 앞두자 다른 회사가 이에 질세라 급히 동일한 규모의 세탁기를 공개했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업계에서는 두 회사가 신제품의 공개 타이밍을 두고도 신경전을 펼쳤을 것이라는 해석이 우세하다. 

세탁기 구매 시 소비자들이 가장 중요하게 꼽히는 요소 중 하나는 '용량'이다. 두 회사는 더 많은 양 또는 부피가 큰 빨랫감도 한 번에 세탁하기를 원하는 소비자들의 요구를 반영해 국내 최대 용량의 세탁기를 구현했다고 출시 배경을 설명했다. 

두 회사의 신제품 모두 전작보다 내부 세탁통의 용량은 더 커졌지만, 제품 외관의 크기는 똑같다. 따라서 대용량의 제품이지만 공간 활용도가 뛰어나다.

특히 LG전자의 '트롬 세탁기 씽큐'의 경우, 최근 한국산업기술시험원 시험결과 타월, 베갯잇 등으로 구성된 24㎏ 용량의 세탁물을 한 번에 세탁했다. 넓어진 공간은 100g 무게의 수건 약 30장이 들어가는 수준이다.

삼성전자 모델이 수원 삼성전자 디지털시티 프리미엄하우스에서 국내 최대 용량 24㎏ '그랑데 AI' 세탁기 신제품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제공=삼성전자)
삼성전자 모델이 수원 삼성전자 디지털시티 프리미엄하우스에서 국내 최대 용량 24㎏ '그랑데 AI' 세탁기 신제품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제공=삼성전자)

대용량 외에 주목해야 할 특징은 두 회사의 신제품에는 인공지능 기능이 적용됐다는 점이다.

삼성 그랑데 AI 세탁기에는 'AI 맞춤세탁' 기능이 탑재됐다. 세탁기가 빨래 무게를 감지해 알맞은 양의 세제를 자동으로 투입해주고, 센서가 오염 정도를 감지해 헹굼 횟수를 조절해주는 등 전기, 물, 시간을 모두 절약해주는 친환경 세탁을 구현한다. 또 비 오는 날, 미세먼지 심한 날, 추운 날 등 날씨 변화에 따른 맞춤코스도 제안해준다.

LG 트롬 세탁기 씽큐는 의류 무게를 감지한 후 빅데이터를 활용해 의류 재질을 확인할 수 있는 경우 LG전자만의 세탁방법인 6모션 가운데 최적의 모션을 선택한다. 예를 들어, 섬세한 의류 재질인 경우에는 옷감을 보호하기 위한 모션인 흔들기와 주무르기를 선택해 세탁한다. 

가격은 삼성 그랑데 AI 세탁기(24㎏)가 204만9000원, LG 트롬 세탁기 씽큐(24㎏)가 170만~180만원이다. 동일한 용량의 세탁기라는 점만 두고 보면 LG전자 제품이 가격 경쟁력에서 앞선다.

LG 트롬 세탁기 씽큐. (사진제공=LG전자)
LG 트롬 세탁기 씽큐. (사진제공=LG전자)

◆트롬 워시타워, 세탁기·건조기 조작부 하나로 합쳐…높이 낮아지고 '편의성' 증대

이제는 세탁기와 건조기가 '위아래'로 합쳐졌다.

LG전자는 세탁기 위에 건조기를 올려놓고 쓰는 가정이 늘어나는 데 주목해 일체형 세탁건조기 '트롬 워시타워'를 23일 출시했다. 아파트 주방과 발코니를 확장하는 가구가 많아지면서 세탁·건조 공간이 줄어들자, 일체형 기계로 세탁과 건조를 한 번에 끝내는 새로운 의류관리 문화를 제품에 도입한 것이다.

국내에서는 프리미엄급의 세탁기와 건조기를 하나로 결합한 제품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재승 삼성전자 생활가전사업부장(부사장)이 지난 1월 29일 삼성 디지털프라자 강남본점에서 진행된 '삼성 그랑데 AI' 기자간담회에서 신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사진제공=삼성전자)
이재승 삼성전자 생활가전사업부장(부사장)이 지난 1월 29일 삼성 디지털프라자 강남본점에서 진행된 '삼성 그랑데 AI' 기자간담회에서 신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사진제공=삼성전자)

지난 1월 말 삼성전자는 업계 최초로 '그랑데 AI' 세탁기 컨트롤 패널에서 건조기까지 조작할 수 있는 '올인원 컨트롤' 기능을 선보인 바 있다. 세탁기에서 건조기 작동이 가능해짐에 따라 직렬 설치한 건조기 컨트롤 패널이 잘 보이지 않아도 손쉽게 조작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다만, 이처럼 세탁기 컨트롤 패널로 건조기까지 조작할 수 있다면, 건조기 컨트롤 패널은 쓰이지 않기 마련이다.

배우 조여정 씨가 LG 트롬 워시타워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제공=LG전자)
배우 조여정 씨가 LG 트롬 워시타워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제공=LG전자)

이같은 문제점을 보완하기 위해 LG전자는 하단의 드럼세탁기와 상단의 건조기를 일체형으로 하면서 각각의 조작부도 하나로 합쳤다.

트롬 워시타워 가운데에 있는 조작패널인 '원바디 런드리 컨트롤'은 이전과 비교해 손을 멀리 뻗거나 리모컨을 쓰지 않아도 돼 편리하다. 여러 코스들이 한눈에 들어오고 버튼을 눌러 직접 선택할 수 있기 때문에 다이얼을 돌려 조작하는 것에 비해 직관적이다.

아울러 이 제품은 기존에 동급의 드럼세탁기와 건조기를 위아래로 설치할 때보다 높이가 약 87㎜ 낮아졌다. 바닥에서 건조기 도어 중심부까지 높이도 148.3㎝에 불과해 별도의 받침대를 사용하지 않아도 세탁물을 넣고 빼거나 필터를 관리하는 게 편리하다.

LG전자의 신제품은 '불필요한 부분은 최소화한다'는 콘셉트를 통해 군더더기 없이 매끄러운 디자인을 구현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가전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셔츠 한벌을 세탁에서 건조까지 마치는 데 걸리는 시간을 각각 36분, 35분이라고 홍보할 정도로 경쟁이 치열하다"면서 "향후 양사는 소비자들의 라이프스타일과 취향이 반영된 맞춤형 생활가전을 내놓는 데 더욱 치중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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