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장대청 기자
  • 입력 2020.04.24 18:45

e스포츠 활성화는 게임 흥행 '보증수표'…"e스포츠 다양화로 국내 산업 활력 모색"

한국의 '곰세마리' 팀이 지난해 11월 열린 '브롤스타즈 월드 파이널' 대회에서 경기를 하고 있다. (사진 제공=슈퍼셀)
한국의 브롤스타즈 e스포츠 팀 '곰세마리'가 지난해 열린 '브롤스타즈 월드 파이널' 대회에서 경기를 하고 있다. (사진 제공=슈퍼셀)

[뉴스웍스=장대청 기자] 대세는 모바일이다. IT산업의 중심이 PC에서 모바일로 옮겨간다는 이야기가 흔치 않게 들려온다.

e스포츠 역시 다르지 않다. 그동안 e스포츠는 '스타크래프트', '리그 오브 레전드' 등 PC 게임을 중심으로 펼쳐졌다. 하지만 최근 모바일 게임들이 e스포츠 시장에 잇달아 도전장을 던지며 지각변동을 예고하고 있다. 

모바일 게임이 e스포츠 시장에서 무기로 내세울 만한 건 PC게임보다 나은 '접근성'과 '속도'다. 이러한 장점은 지루한 것을 싫어하고 유튜브 등을 통해 '보는 게임'을 즐기는 10대~20대, 이른바 'Z세대'의 특징과 맞물린다.

e스포츠 리그 활성화는 게임의 장기 흥행 가능성을 활짝 열어준다. 모바일 게임 업계는 e스포츠 시장에 적극적인 투자를 이어가며 새로운 먹거리 확보에 나섰다.

◆누워서도 즐기는 모바일 게임…PC 대회 '30분' vs 모바일 대회 '3분'

슈퍼셀의 '브롤볼컵' 시즌 1 포스터. 브롤볼 모드는 평균 게임 시간이 3분이다. (이미지 제공=슈퍼셀)
슈퍼셀의 '브롤볼컵' 시즌 1 포스터. 브롤볼 모드는 평균 게임 시간이 3분이다. (이미지 제공=슈퍼셀)

모바일 게임 시장의 폭발적인 성장세가 모바일 e스포츠를 뒷받침한다. 한국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모바일 게임은 2018년 6조6558억원의 매출을 올려 국내 게임산업 매출액의 46.6%를 차지했다. 이는 전년보다 7.2% 늘어난 수치다. 5G 산업의 발전도 모바일 e스포츠에게는 호재가 될 전망이다.

모바일의 장점은 탁월한 접근성이다. 자리와 환경이 갖춰져야 시작할 수 있는 PC 게임에 비해 모바일 게임은 누워서도, 이동 중에도 즐길 수 있다.

이용자층 역시 상대적으로 넓다. 모바일 e스포츠는 이를 활용해 게임 내 콘텐츠를 기반으로 e스포츠 선수를 선발하는 등 실제 게임과 e스포츠 연계를 강화하고 있다.

전반적으로 짧은 게임 시간도 모바일 e스포츠의 특징이다. 롤 대회가 게임당 평균 30분이 걸린다면 최근 e스포츠 대회를 예고한 '브롤스타즈'의 브롤볼 모드는 평균 3분이면 한 경기가 끝난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e스포츠협회는 지난 20일 2020년 e스포츠 종목에 슈퍼셀 '브롤스타즈'와 넷마블 'A3: 스틸얼라이브'를 각각 일반 종목과 시범 종목으로 추가했다. 매년 갱신되는 이 목록에는 e스포츠 적격성을 인정받은 게임 종목들이 들어간다.

새로 추가된 게임은 둘 다 모바일 게임이다. 지난해 이 목록의 모바일 게임 비율은 17%였다. 반면 올해는 총 11개 항목 중 3개가 모바일 게임으로 전체의 27%를 차지한다.

◆날 때부터 e스포츠 노린 'A3: 스틸얼라이브'…e스포츠 외연 확장 나선 '브롤스타즈'

A3: 스틸얼라이브와 브롤 스타즈의 e스포츠 대회 중계 장면. (사진=각 게임 공식 유튜브)
A3: 스틸얼라이브와 브롤 스타즈의 e스포츠 대회 중계 장면. (사진=각 게임 공식 유튜브)

넷마블의 신작 A3: 스틸얼라이브는 지난 3월 12일 첫선을 보였다. 이 게임은 MMORPG에 배틀로얄 요소를 도입한 융합형 게임이다. 넷마블은 출시 일주일만에 e스포츠 대회 'A3BL'을 개최한다고 밝혔다. 출시부터 e스포츠 가능성을 타진했다. 

지난 23일 막을 내린 이 대회는 게임 내 3인 배틀로얄 형식으로 치러졌다. 우승을 차지한 '부한율'팀에게는 300만원의 상금이 주어졌다. 대회 총상금 규모는 1500만원이었다.

넷마블은 이어서 A3 정식 온라인 리그를 진행할 계획이다. 장중선 넷마블 본부장은 A3BL 대회 개최를 알리며 "A3BL은 오는 5월 예정된 A3: 스틸얼라이브의 정식 온라인 리그 전 프리시즌 대회다. 이번 A3BL을 시작으로 게임의 온라인 리그를 본격화할 예정이니 많은 관심과 성원 부탁드린다"고 전했다. 넷마블은 올해 3분기 오프라인 리그 개최와 4분기 A3 공식리그 출범을 목표로 하고 있다.

올해 한국서 e스포츠 일반 종목으로 선정된 슈퍼셀의 '브롤스타즈' 역시 새로운 대회 '브롤볼컵' 개최를 선언하며 e스포츠 폭을 넓혔다. 

브롤스타즈는 지난 2018년 출시된 모바일 대전 슈팅 게임이다. 어린이부터 20대 초반, 이른바 'Z세대'에서 인기 있는 게임으로 통한다. 슈퍼셀은 브롤스타즈 e스포츠 대회에 공을 들이고 있다. 지난해 11월 한국을 찾은 브롤스타즈 개발 책임자 프랭크 카이엔브르크는 올해 e스포츠 대회 상금 규모를 더 키우고 중간 대회도 크게 늘릴 계획이라 전했다. 브롤스타즈 국제대회 '2019 브롤스타즈 월드 파이널'의 총상금은 25만 달러(한화 약 3억원)였다.

한편 지난 21일 국내 개최를 선언한 브롤볼컵은 브롤스타즈의 여러 게임 모드 가운데 축구 게임 형태 모드인 '브롤볼'만을 떼어내 진행하는 대회다. 브롤볼 모드는 2골을 먼저 넣는 팀이 이기는 방식의 게임으로 빠른 진행이 특징이다. 대회는 오는 5월 2일부터 6월 6일까지 6주간 열린다. 총상금 규모는 800만원이다. 

슈퍼셀 관계자는 "기존 브롤스타즈 e스포츠가 만 16세 이상 이용자부터 참여할 수 있었던 반면 이번 브롤볼컵은 많은 이들이 대회에 나설 수 있도록 참가 연령을 13세로 낮췄다"며 "브롤볼은 보는 재미가 가장 큰 게임 모드다. 실제 경기 시간은 3분 정도로 축구 경기보다 짧지만 긴장감과 재미는 그에 못지않을 것이다"라고 전했다. 

◆배틀그라운드, 전략적 팀 전투…모바일·PC e스포츠 동반 성장 시도

'배그 모바일 스트리트 챌린지'와 '전략적 팀 전투: 갤럭시 챔피언십' 로고. (이미지=펍지, 라이엇 게임즈)
'배그 모바일 스트리트 챌린지'와 '전략적 팀 전투: 갤럭시 챔피언십' 로고. (이미지=펍지, 라이엇 게임즈)

모바일과 PC를 오가며 e스포츠 경쟁력을 키우는 시도들도 눈에 띈다.

국내외를 오가며 '플레이어언노운 배틀그라운드'의 e스포츠 기반을 닦고 있는 펍지주식회사는 모바일 버전 배틀그라운드 대회도 함께 운영하고 있다. 이 대회는 상·하반기 2개 시즌으로 온라인에서 진행된다. 연간 총상금은 1억4000만원 규모에 달한다. 현재는 세계 대회 진출자를 가리는 지역별 대회가 진행 중이다.

한국에서는 지난 3월 12일부터 온라인 예선과 본선, 결승을 진행했다. 4월 24일부터는 3일간 국가대표 선발전에 돌입해 한국 대표를 가리고 있다. 여기서 선발된 대표는 오는 5월 펼쳐질 '배틀그라운드 모바일 월드 리그' 출전 기회를 얻는다.  

리그 오브 레전드(롤)의 성공적인 e스포츠화를 이끈 라이엇 게임즈도 지난 14일 '전략적 팀 전투(TFT)'의 e스포츠 계획을 발표했다. e스포츠 외연 확장에 나선 것이다. TFT e스포츠 대회 '전략적 팀 전투: 갤럭시 챔피언십'에는 전 세계 10개 지역 이용자가 참여한다.

TFT는 롤 세계관을 기반으로 만든 오토 배틀러 장르 게임이다. 롤 챔피언들을 뽑아 배치를 통해 전략 대결을 펼친다. 라이엇은 지난 3월 20일 첫 공식 모바일 게임으로 TFT의 모바일 버전 'TFT모바일'을 출시했다. TFT 모바일은 출시 일주일 만에 국내 다운로드 150만을 기록하며 인기를 끌었다. 라이엇은 TFT 모바일의 인기를 e스포츠로 이어간다는 구상이다. 

국내에서는 세 번의 대회를 통해 국제 대회에 나갈 선수 2명을 뽑는다. 오는 5월 15일 첫 국내 예선 대회가 열린다. 총상금 규모는 20만 달러(한화 약 2억4000만원)다.

◆모바일 e스포츠 한류 앞장선 '서머너즈 워'…모바일 e스포츠 성장 양분 갖춘 한국 시장

세계를 주 무대로 삼아 활동하는 한국발 모바일 e스포츠도 있다. 컴투스의 '서머너즈 워: 천공의 아레나'는 대표적으로 모바일 e스포츠에서 강세를 보이는 게임이다.

'서머너즈 워 월드 아레나 챔피언십 2019'의 대회장 모습. (사진 제공=컴투스)
'서머너즈 워 월드 아레나 챔피언십 2019'의 대회장 모습. (사진 제공=컴투스)

서머너즈 워는 지난 2017년부터 e스포츠 국제 대회 '서머너즈 워 월드 아레나 챔피언십(SWC)'을 열고 있다. 특히 지난해 열린 SWC 2019 월드 결선은 생중계 누적 조회 수가 125만을 기록했다. 역대 SWC 생중계 누적 조회 수 중 가장 높은 수치다. 이 대회 총상금은 2억5000만원 규모로 2018년 대회보다 2배가량 늘었다. 우승자인 중국 대표 '레스트(L'EST)'가 가져간 상금만 해도 1억2000만원에 달한다.

컴투스는 올해도 SWC 개최를 준비 중이다. SWC 2020에 참가하려면 게임 내 PVP 콘텐츠인 월드 아레나 시즌 12, 13에서 좋은 성적을 거둬야 한다. 반년에 가까운 시간 동안 꾸준히 게임을 플레이하며 성적을 내야 한다는 이야기다. 서머너즈 워는 지난 23일부터 월드 아레나 시즌13에 돌입했다. 

더불어 컴투스는 지난 5일 시즌12 우승자 결정전 '레전드 토너먼트'를 온라인으로 중계하는 등 e스포츠 기반을 탄탄히 다지는 중이다. 3월에는 게임 전문 채널 OGN과 기존 개인전이 아닌 단체전 '길드 슈퍼매치'를 기획하기도 했다. 다만 이 대회는 현재 코로나19 여파로 잠정 중단됐다. 

컴투스 관계자는 "SWC는 전 세계 게임 팬이 즐기고 교류하는 성숙한 모바일 e스포츠 장으로 발전했다고 생각한다"며 "SWC를 꾸준히 성장 시켜 한국 모바일 게임의 위상을 높이고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높여가겠다"고 말했다.

한국 시장은 e스포츠 산업에 대한 이해가 높고 이동통신망이 잘 갖춰져 있어 모바일 e스포츠 산업이 성장하기에 좋은 양분을 갖췄다고 평가받는다. 슈퍼셀과 라이엇 게임즈 등 외국 게임 업체들이 한국 시장에서 잇달아 새 e스포츠 대회를 유치하는 이유다.

업계 관계자는 "모바일 e스포츠는 세계적으로 성장이 두드러지는 e스포츠 장르다"라며 "종목의 다양화를 꾀함으로 국내 산업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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