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허운연 기자
  • 입력 2020.04.25 07:05

홍남기 "2분기부터 글로벌 경기 침체 본격화돼 실물·고용충격 확대"
키움 "민간소비 개선·정부 성장 기여도 제고로 마이너스폭 축소될 수도"

[뉴스웍스=허운연 기자] 코로나19 영향으로 1분기 우리나라의 경제가 예상대로 역성장했다.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전기 대비 1.4% 감소했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시절이던 2008년 4분기(-3.3%)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특히 민간소비와 서비스업 생산은 1998년 외환위기 이후 최대 폭 감소했다. 

코로나19가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확산되면서 IMF(국제통화기구)도 올해 세계경제 성장률을 –3.0%로 전망하는 등 대공황 이후 최악의 경기침체를 예고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주요국에 비해 충격을 덜 받을 것으로 예상되나 1분기 성장 부진은 예고편일 뿐이라는 우려 섞인 관측이 늘고 있다.

특히 수출이 하락세로 돌아섰다. 수출은 민간소비보다 변동성이 크다는 점에서 경제성장에 큰 영향을 미친다. 3월 수출이 0.2% 감소한 가운데 4월 수출은 대폭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관세청에 따르면 4월 1~20일 수출은 217억 달러로 전년동기 대비 26.9% 감소했다. 일평균 수출액도 15억 달러로 16.8% 줄었다. 주요 품목과 주요 국가로의 수출이 모두 감소하는 등 수출 타격이 현실화되고 있다.

이상재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선진국에서 코로나19 영향이 확산되면서 우리 수출의 감소세가 점점 가팔라지는 양상”이라며 “코로나19로 인해 수출이 급격히 악화되고 있음을 감안하면 4월 수출은 1년 전보다 25.4% 감소한 364억 달러가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이어 “1분기 선방했던 투자와 수출이 본격 위축될 가능성이 커 2분기 성장률은 –1.5%로 전망한다”며 “올해 GDP가 연간 –1.1% 성장해 연간 성장률 기준으로 외환위기 당시인 1998년 이후 21년 만에 역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안기태 NH투자증권 연구원은 “1분기 역성장은 국내 소비부진과 줄어든 해외관광객이 주된 영향이었는데 2분기에는 해외관광객 소비 감소가 지속되는 가운데 선진국의 수출주문 감소가 가세할 전망”이라며 “2분기 성장률은 추가 하락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부도 본격적인 경제 침체를 걱정하고 있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유례없이 경제활동이 위축되면서 내수와 민생부문에 가해진 충격이 GDP상 민간소비와 서비스업 생산 감소로 나타났다”며 “지난해 말부터 잠시 이어졌던 투자·수출 회복세가 1분기 성장세 둔화를 다소 완충해 준 측면이 있으나 2분기부터는 글로벌 경기 침체가 본격화되면서 실물·고용충격이 확대될 우려가 점증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반면 1분기를 저점으로 보는 관측도 있다. 김유미 키움증권 연구원은 “2분기에도 분기 기준으로 마이너스 성장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되나 1분기에 비해 마이너스 폭은 축소될 것으로 보인다”고 언급했다. 

또 “코로나19의 향후 추이에 따라 전망의 변동성은 커질 수 있지만 우리나라의 코로나 19 신규 확진자 수가 4월 중순 이후 한 자릿수로 진정된 모습”이라며 “이는 2분기 민간 소비가 상대적으로 1분기 부진에 따른 기저효과와 잠재적 수요가 더해지면서 개선될 가능성이 있음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고용 위축에 따라 2분기 민간소비가 급격하게 반등할 것으로 전망하지는 않지만 1분기에 비해서는 코로나19에 대응한 각종 지원금의 수요와 추경 효과, 재정지출 확대 등으로 정부의 성장 기여도가 제고될 수 있다”며 “주요 선진국이 2분기를 지나면서 수요 회복을 기대해볼 수 있다는 점에서 2분기 마이너스 폭 축소 이후 하반기 플러스 전환을 전망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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