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손진석 기자
  • 입력 2020.04.26 12:03

해외 수주 실적 급성장, 글로벌 엔지니어링 기업으로 우뚝…건축·주택 시장 신흥 강자 부상

현대엔지니어링의 투르크메니스탄 에탄크래커 PE, PP 현장(사진제공=현대엔지지어링)
현대엔지니어링의 투르크메니스탄 에탄크래커 PE, PP 현장(사진제공=현대엔지지어링)

[뉴스웍스=손진석 기자] 현대자동차그룹 계열 건설사인 현대엔지니어링과 현대엠코가 합병 6년 만에 업계의 신흥강자로 성장했다.

해외 플랜트 EPC 부문에 특화된 현대엔지니어링과 건축·인프라 시공에 강점을 가진 현대엠코의 합병은 당시 현대차그룹 계열 대형 건설사 간의 합병으로 업계의 큰 관심을 모았다.

현대엔지니어링에 따르면 이러한 기대에 부응하듯 현대엔지니어링은 2011년 ‘우즈베키스탄 칸딤 가스전 개발 프로젝트’의 기본설계(FEED) 용역을 수행했다. 이어 현대엠코의 시공 역량을 적극 부각한 결과 2014년 9월 26억6000달러(약 3조원) 규모의 ‘우즈베키스탄 칸딤 가스처리시설’을 수주했다. 이듬해인 2015년에는 투르크메니스탄에서 30억불 규모의 ‘폴리에틸렌/폴리프로필렌 생산시설’ 수주에도 성공하면서 시너지를 대내외에 입증했다. 합병 원년인 2014년에 통합 현대엔지니어링은 96억5000달러의 해외 수주고를 올렸다.

현대엔지니어링은 2010년대 들어 전 세계적인 저유가 기조에 따른 발주물량의 감소에도 안정적인 해외 수주 실적을 기록하고 있어 주목받고 있다. 1997년 ‘몽골 달란자가드 열병합발전소 공사’의 설계 용역을 시작으로 해외 수주에 첫 발을 내딛었던 현대엔지니어링은 합병 직전인 2013년까지 16년간 총 207억달러의 해외 수주를 기록했다.

2014년 합병 이후 2019년까지 6년 동안 313억달러의 해외 수주를 기록해 단 6년간의 실적이 지난 합병 전 16년간의 수주액보다 1.5배가 많았다. 합병 후 6년간 해외 수주 합계는 업계 1위를 기록해 합병 시너지를 증명했다. 이러한 시너지를 바탕으로 현대엔지니어링은 2019년말 해외 수주 누계 500억달러를 초과 달성하면서 대한민국 해외 건설을 선도하는 글로벌 엔지니어링 기업으로 입지를 굳히고 있다.

현대엔지니어링은 비교적 다른 업체에 비해 해외 시장에 후발 주자로 나선 약점이 있다. 그러나 이를 극복하기 위해 중동 편중 해외 수주 트렌드를 탈피해 시장 다변화로 의미 있는 결실을 맺고 있는 것으로 업계는 분석하고 있다.

2019년까지 해외 수주 누계액을 지역별로 보면 유럽 16%, 동남아 16%, 중앙아시아 28%, 중동 14%, 아메리카대륙 10% 등 전 세계 여러 지역에 고르게 분포해 시장 다변화 전략이 성공적으로 안착했음을 확인할 수 있다.

현대엔지니어링 관계자는 “그동안 해외 건설 시장에서 쌓아온 플랜트 설계 역량에 합병을 통해 시공 역량까지 갖췄다”며 “이를 통해 EPC업체로의 전환에 성공한 1단계 성장 시기를 거쳐 2020년부터는 플랜트 설계 기술 역량 고도화를 실시한다”고 말했다. 이어 “설계 기술 역량 고도화를 통해 기본설계(FEED)에서 EPC 수주로 연계되는 고부가가치 수주 플랫폼 완성으로 업그레이드된 2단계 성장을 추진한다는 전략”이라고 덧붙였다.

현대엔지니어링의 우즈벡 칸딤 가스처리시설 프로젝트 모습(사진제공=현대엔지니어링)
현대엔지니어링의 우즈벡 칸딤 가스처리시설 프로젝트 모습(사진제공=현대엔지니어링)

현대엔지니어링은 지난해 5월에는 폴란드에서 11억달러 규모의 ‘프로필렌 & 폴리프로필렌 생산 시설’ 프로젝트 수주에 성공함으로써 국내 EPC기업 가운데 최초로 유럽연합에서 발주된 플랜트 사업을 수주하기도 했다.

지난해 9월에는 인도네시아 국영석유회사인 페르타미나(PT PERTA MINA)가 발주한 39억7000달러 규모의 ‘발릭파판 정유공장 고도화 프로젝트’를 수주했다. 이어 올해 2월 3억6000달러의 추가 공사까지 확보했다. 이로서 현대엔지니어링의 EPC 역량을 대내외에 입증하고 있다. 이러한 성과를 바탕으로 기본설계(FEED)에서 EPC 수주로 연계하는 고부가가치 수주 플랫폼 완성을 통한 2단계 성장 전략을 본격 추진한다.

한편, 합병 후 현대엔지니어링의 주택 공급 실적 역시 눈에 띄게 증가하며, 주택시장 신흥 강자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2005년 인천광역시 부평구 삼산동에서 처음으로 708세대를 공급한 이후 합병 전 2013년까지 8년간 누계 주택 공급 실적은 총 1만8018세대였다. 그러나 2014년 합병 첫 해부터 2019년까지 6년간의 주택 공급 실적은 3만8912세대로 합병 전보다 2.5배나 증가했다. 이러한 실적은 2013년 시공능력순위는 13위(현대엠코)에서 2014년 통합법인 출범 첫 해 10위, 지난해에는 7위를 차지하며 10대 건설사로 진입과 동시에 위상을 굳건히 다져나가고 있는 모습을 보여준다.

업계에서는 전통적인 플랜트 분야 강자인 현대엔지니어링이 합병 후 건축·주택 사업 확장을 통한 안정적인 사업 포트폴리오 구성으로 인해 위기에도 흔들리지 않는 체질로 변화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합병 전인 2013년도의 경우 화공, 전력 플랜트 비중이 94%에 이르는 플랜트 전문 건설회사였으나 2019년에는 플랜트(화공+전력) 44.8%, 건축·주택 38.3%, 인프라 및 기타 16.9% 등 균형 있는 포트폴리오로 종합 건설회사로의 변신에 성공함으로써 동종 업계에서 가장 안정적인 사업 구조를 보유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현대엔지니어링 관계자는 “현대엔지니어링은 해외 플랜트, 국내 건축·주택 부문 간 상호 보완이 가능한 균형 잡힌 포트폴리오 구성에 성공해 경기 불확실성이 커지더라도 안정적인 사업 운영이 가능한 체질을 갖추게 됐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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