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산업 미래 블루칩...식용곤충시장 열린다
식품산업 미래 블루칩...식용곤충시장 열린다
  • 이효영기자
  • 승인 2016.03.24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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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설국열차'에서 바퀴벌레로 만든 단백질 블록을 먹고 있는 장면. <사진제공=CJ엔터테인먼트>

영화 ‘설국열차’에 등장한 단백질 블록이 바퀴벌레로 만들어진 양갱으로 밝혀지면서 관객들이 경악했던 기억이 있다. 이 ‘바퀴벌레 양갱’은 열차의 꼬리칸 사람들에게 배급되는 유일한 식량으로 설정됐다. 더 거슬러 올라가면 영화 ‘빠삐용’에서도 감옥에 있는 동안 먹을 게 없어 바퀴벌레를 잡아먹는 장면이 나온다.

식용곤충이 미래식량자원으로 주목받으면서 국내에서도 관심이 높아지고 있어 ‘바퀴벌레 양갱이’ 실제 우리 생활 주변에서 손쉬운 먹거리가 될 가능성도 그만큼 커졌다.

설국열차를 제작·배급한 CJ그룹이 공교롭게도 ‘식용곤충’ 연구개발을 시작한다. 24일 CJ제일제당 식품연구소는 한국식용곤충연구소와 식용곤충 관련 공동 연구에 대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식품업계의 ‘미래 블루칩’으로 꼽히는 식용곤충 사업에 뛰어든 국내 식품 대기업은 CJ제일제당이 처음이다.

◆식용곤충산업 왜 각광받나...인구폭발, 식량난, 환경문제 등 해결 가능한 미래식량 1순위

늘어나는 인구, 지구 온난화, 물 부족, 환경문제 등을 해결할 방안의 하나로 전문가들은 곤충에 주목하고 있다.

유엔 보고에 따르면 2050년 지구촌 인구는 90억 명을 넘어설 전망인데 식량 생산량은 턱없이 부족하다. 더욱이 지구온난화로 갈수록 농작물 경작 및 수확량 예측이 불확실해지고 있고 현 가축산업은 이산화탄소의 과도한 배출로 환경문제를 일으키고 있다. 그 대안으로 ‘식용곤충’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는 것이다.

유엔이 뽑은 미래식량 1순위 역시 곤충이다. 곤충은 지구전체 생물 가운데 단일종으로는 유일하게 3분의1을 차지할 정도이며 종류도 다양하고 맛과 영양분도 가지각색이다. 식용곤충은 영양학적으로 축산물에 비해 단백질 함유량이 비슷하거나 2~3배나 높으면서 불포화지방산과 비타민, 무기질 등의 영양소도 많다. 육류 대체재로 최적이라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식용곤충산업은 온실가스 배출량이 가장 많은 축산업에 비해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12분의 1수준에 그친다. 물을 따로 주지 않아도 돼 물 부족 문제도 상당히 해소할 수 있으며 인공 사료도 필요 없고 가축에 비해 사육 공간도 많이 차지하지 않는다.

여기에서 더 나아가 식용곤충은 각 나라 환경에 맞게 특별한 자본이나 기술 없이도 키울수 있어 구호음식으로도 사회적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국제연합식량농업기구(FAO)는 소에게 풀을 100㎏ 먹여 소고기를 6.5㎏ 얻는 데 반해 곤충은 8배 이상인 54㎏ 정도를 생산할 수 있다며 곤충을 ‘작은 가축(little cattle)'으로 명명했을 정도다.

식용곤충카페 '이더블버그'에서 판매하는 식용곤충 쿠키 및 바. <사진제공=농림축산식품부>

◆국내 현황은...식용시장 초보수준이지만 정부·민간 육성 의지 높아

지난해 국내 전체 곤충시장 규모는 3000억원에 육박하지만 이 가운데 3분의2는 함평나비축제, 무주반딧불축제 등과 같은 지역행사 용도이며 나머지도 애완용, 화분(花粉)매개용, 신약원료용, 농약 대체품 등을 빼면 식용은 100억원도 채 되지 않는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식용 곤충의 범위를 제한한 규제를 핵심 규제개혁 과제로 선정하고 먹을 수 있는 곤충의 대상을 늘려 2020년까지 곤충 시장을 7000억원 규모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정부는 곤충 식품 규제가 대폭 완화되면 연간 최대 1700억원대 ‘곤충 식품’ 시장이 새로 창출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그동안 국내에서 식품 원료로 판매·유통이 허용된 곤충은 메뚜기, 누에, 번데기 3종뿐이었으나 정부가 올 3월 '고소애(갈색거저리 애벌레)'와 '쌍별귀뚜라미'까지 한시적 식품원료에서 일반 식품원료로 인정해 모든 영업자가 식품의 제조·가공·조리에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흰점박이꽃무지 유충(굼벵이)과 장수풍뎅이 등 2종은 한시적 식품으로 승인받아 제조나 조리에 제약이 따른다.

농촌진흥청은 최근 국내 식품업체와 공동으로 고소애(갈색거저리 애벌레)를 이용해 특수의료용 식품인 '고소애 푸딩'을 개발해 특허 출원을 마쳤다. 씹거나 삼키는 데 어려움이 있거나 수술 등 치료로 식욕이 떨어져 영양이 부족한 환자를 위한 균형 영양식으로 만들어진 이 제품은 푸딩 형태로 제작돼 먹기 쉬우며 곤충에 대한 거부감을 없앤 것이 특징이다.

농촌진흥청이 국내 식품업체와 공동으로 개발한 '고소애 푸딩'. <사진제공=농촌진흥청>

농진청은 산업곤충 소재개발과 특화된 곤충자원의 산업화 촉진을 위한 컨트롤 타워 역할을 수행할 '지역곤충자원산업화지원센터' 건립을 위해 총 200억원을 투입했다.

특히 최근들어서는 산업에 대한 높아지는 관심에 힘입어 곤충식품벤처회사에 대한 민간투자도 확대되고 있다.

식용곤충시장 대중화에 앞장서고 있는 곳은 곤충카페 ‘이더블버그’와 곤충요리전문점 ‘빠삐용키친’ 등을 꼽을 수 있다.

에너지바, 양갱, 쿠키, 곤충한방차 등을 주요 제품으로 판매하는 이더블버그는 서울 흑석동과 부산 안락동에 2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서울 신당동과 남한산성에 2개 매장이 있는 빠삐용키친은 식용곤충의 건조 및 분말화, 제면 특허 등 탄탄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고로케, 스파게티, 애프터눈 티세트까지 다양한 메뉴를 선보이고 있다.

아직까지는 생산단가가 높은 점이 대중화의 큰 걸림돌로 지적된다. 식용곤충의 생산 가격은 동일 중량에서 콩보다 56배, 어분(魚粉)보다 12배가량 높다(2011년 기준). 농식품부 관계자는 "일정 규모 이상 생산 시설이 갖춰지면 경제성을 확보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와함께 식용곤충업계로서는 눈살이 찌푸려지는 곤충을 입속으로 넣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선결과제다. 곤충식품의 섭취 거부감이 없도록 잘 개발·가공해야 대중화를 앞당길 수 있다.

'빠삐용의치킨'의 애프터눈티 세트.

◆해외 곤충시장 2020년 38조원 추정...미국 20여개 스타트업 활동

식용곤충 산업은 유럽에서 처음 시작됐지만 상업화에 성공한 곳은 미국이다. 미국과 캐나다에서는 20여개의 스타트업 기업을 중심으로 식용곤충을 활용한 에너지바, 쿠키, 과자 등 가공식품을 만들고 있는데 연 평균 성장률이 200%나 된다.

‘투자의 귀재’로 불리는 김정주 NXC(넥슨의 지주사) 회장이 미래 신성장 분야로 식품 산업을 눈여겨보는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지난 2014년 9월 미국 식품 벤처기업인 ‘엑소 프로테인 바스’(Exo Protein Bars)에 120만달러를 투자했는데, 바로 ‘귀뚜라미 영양바’를 만드는 업체다. 김 회장은 해외의 친환경 음식체인점에서 곤충으로 만든 메뉴가 늘어나는데 주목해 발빠르게 투자에 나섰다.

네덜란드의 경우 연간 100만 달러 이상의 연구비를 투자해 제품을 개발하고 있으며 벨기에는 공식적으로 곤충 10종을 상용화해 레스토랑에서도 식용곤충식을 판매하고 있다. 영국은 ‘노벨푸드’라는 새로운 식품군으로 인정하면서 판매처가 증가했으며 런던의 대표 대중 백화점인 셀프리지(Selfridges) 지하 1층에서도 판매하고 있다.

중국의 경우 세련된 가공식품은 아니지만 약 4억 명이 식용곤충을 먹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식용곤충을 포함한 세계 곤충시장 규모는 오는 2020년 38조원 규모의 시장이 형성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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