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원성훈 기자
  • 입력 2020.04.27 11:11

'드론 등 무인체계, 미래전 관련 기술, 인공지능(AI) 관련' 등 유출된 듯

국방과학연구소. (사진=국방과학연구소 홈페이지 캡처)
국방과학연구소. (사진=국방과학연구소 홈페이지 캡처)

[뉴스웍스=원성훈 기자] 국방과학연구소는 27일 최근 불거진 퇴직자의 기밀 유출 건과 관련해 "지난해 퇴직자 중 20여명이 기밀자료의 암호를 푼 정황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어 "그들이 절차를 준수했는지 여부에 대한 수사가 이뤄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연구소 관계자는 "연구소 내부망에 누군가 접속할 경우 자료 복사 등과 관련해서는 암호화가 돼 있고, 이 암호를 풀 경우 관련 기록이 남는데 이들에게 이런 기록이 남아 있다"면서도 "정상적인 절차를 준수했을 경우라면, 중요 기밀이 누설되지 않는 시스템이 가동되고 있어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매년 국방과학연구소를 퇴직하는 사람들 중 방위산업체로 가는 분들, 못가는 분들, 안가는 분들이 있을 것"이라며 "가는 분들 중에 진짜 공학적으로 뛰어나서 '스카웃'된 분들인지, '전관예우'처럼 방패막이하려고 간 분들인지, 실제로 자료 유출 목적으로 간 분들인지 등이 수사 중인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

군과 경찰이 무기 개발 관련 기밀 자료를 빼내 연구소를 떠난 전직 연구원 중에서 혐의가 짙어보이는 20여명에 대해 수사 중인 사실이 앞서 전날 알려졌다. 아울러, 이 조사 대상자 중에는 수십 만 건 가량의 자료를 유출한 혐의자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수사 당국은 이들이 드론 등 무인체계, 미래전 관련 기술, 인공지능(AI) 관련 소스 코드, 설계 기밀 등의 자료를 대용량 이동형 저장장치에 담아 외부 유출한 것으로 보고 있다.

연구원들은 연구소를 그만둔 뒤 대부분 대학이나 유명 방산 기업에 취업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가운데, 정보 유출 혐의자들은 "퇴직 이후의 연구를 위해 자료를 출력·저장했을 뿐 사적 이익을 위한 것은 아니었다"고 주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방과학연구소 측은 "이번 사안을 엄중히 받아들이고 있다"며 "조사에 적극 협조해 문제점을 고치고 재발방지 대책 마련에도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저작권자 © 뉴스웍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