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윤현성 기자
  • 입력 2020.04.28 12:25
부여 화지산유적 조사지역 전경. (사진제공=문화재청)
부여 화지산유적 조사지역 전경. (사진제공=문화재청)

[뉴스웍스=윤현성 기자] 백제의 수도가 사비(현 충남 부여)였던 백제 사비기에 이궁지로 쓰였던 '부여 화지산 유적'이 본격적으로 발굴된다.

문화재청은 부여군·백제고도문화재단과 함께 정부혁신 과제인 '백제왕도 핵심유적 보존·관리사업'의 하나로 백제 사비기 이궁(離宮, 왕이 정사를 보는 정궁 이외의 곳에 따로 세운 궁궐)지로 알려진 '부여 화지산 유적'(사적 제425호)의 서편부 단독 구릉일원에 대한 발굴조사를 다음 달부터 본격 추진한다고 28일 밝혔다.

조사가 이뤄지는 지역은 화지산 유적의 서쪽 해발 20m 내의 단독 구릉이다. 이곳은 인근의 궁남지와 군수리사지는 물론, 부여 시내를 조망할 수 있는 최적의 위치다. 

부여 화지산 유적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관북리유적과 부소산성 등과 함께 백제 사비기 왕궁과 관련한 중요 유적이다. 예로부터 사비 백제의 이궁지(離宮址)로 전해지며 백제 시대 중요 시설이 존재할 가능성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화지산 유적에 대해선 백제고도문화재단과 국립부여문화재연구소 등에서 지난 1986년부터 2019년까지 발굴조사를 진행해왔고, 산 정상부와 경사면 일대에서 건물지군을 확인하기도 했다. 특히 서쪽 비탈면에 대한 2018년과 2019년 조사에선 초석건물지 6동과 적심(건물의 기둥을 받치기 위해 자갈 등을 채워 넣은 곳)시설, 기단시설, 계단식 대지조성층 등이 확인돼 주목을 받기도 했다.

지난 2018~2019년 조사 당시 발견한 건물지와 출토 유물 일부. (사진제공=문화재청)
지난 2018~2019년 조사 당시 발견한 건물지와 출토 유물 일부. (사진제공=문화재청)

이외에도 연꽃무늬(蓮華紋, 연화문) 수막새(목조건축 지붕의 기왓골 끝에 사용되는 기와), 도장이 찍히거나 글씨가 새겨진 기와, 완(사발형태의 질그릇), 뚜껑, 대부완(물건을 담아 저장하는 데 쓰는 질그릇), 녹유(綠釉) 기와 등이 출토돼 백제 사비기의 이궁에 대한 일면을 확인하고 사비도성 구조를 연구하는 데 유용한 자료들을 확보하는 성과를 거둔 바 있다.

이번 조사가 완료되면 그간의 성과에 더해 화지산 유적의 분포 범위와 유적의 성격을 밝히고 유적 정비를 위한 기초 자료를 추가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문화재청은 "앞으로도 부여군과 함께 화지산 유적을 비롯한 부여지역 핵심유적에 대한 단계적인 조사를 진행해 백제 사비도성의 실체를 복원할 수 있는 학술자료를 확보하고 나아가 백제 왕도로서의 면모를 회복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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