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문병도 기자
  • 입력 2020.04.28 15:35

ETRI 구제역대응(SDF)융합연구단

[뉴스웍스=문병도 기자] 아프리카돼지열병(ASF) 확산 주범인 야생멧돼지의 개체 수를 조절할 수 있는 유인 실험이 성공했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구제역대응(SDF)융합연구단은 최근 사회적 문제인 아프리카돼지열병의 확산방지를 위해 사육돼지 암컷의 소변과 분비물로 야생멧돼지를 평지로 유인하는데 성공했다.

ETRI 연구진은 기존 포획 장비와 먹이를 이용한 유인방법에 출입구에 멧돼지 유입 감응 센서, 자동 영상 송출, 스마트폰 앱을 활용한 포획 알림, 포획 동물의 인공지능(AI) 기반 인식 등 연구진의 보유한 ICT 기술을 적용했다.

아프리카돼지열병은 사람에게 전염되지는 않지만, 돼지에게는 치사율이 100%에 달할 정도로 치명적인 감염병으로 우리나라에서는 지난해 9월, 사육 돼지에서 첫 발병했다.

연구진은 경북동물위생시험소와 경북 군위군 소재 둥지농장과 협력으로 암퇘지 분비물을 얻어 전북 완주군과 충북 옥천군에서 분비물을 활용, 야생멧돼지 유인 실험을 진행했다. 

아무런 장치를 하지 않은 처음 사흘간 CCTV를 통해 해당지역이 멧돼지 출몰이 거의 없는 지역임을 확인한 뒤 이후 분비물을 살포, 관찰을 통해  최대 7마리 멧돼지가 유인된 것을 확인했다.

연구진은 우연히 멧돼지가 출몰되는지 검증키 위해 약 2개월간 총 4회에 걸쳐 반복 실험을 진행한 결과, 모든 실험에서 분비물이 있는 경우에만 멧돼지가 유인되는게 확인됐다.

연구진은 이번 시험이 야생 멧돼지 출몰 예상지역을 찾아다닐 필요없이 낮은 산과 평지에서도 멧돼지를 손쉽게 포획할 수 있는 방안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으며 ETRI의 ICT 기술을 접목시켜 유인·관찰의 효율성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연구진은 향후 포획한 멧돼지는 관련 기관과 협업해 검체를 확인, 감염 여부를 검사하고 멧돼지를 유인하는 냄새, 소리 등 주요 요인을 분석해 고라니, 야생 고양이 등에도 적용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SDF융합연구단은 구제역 등 질병을 조기감지키 위해 각종 ICT 센서, 가축 울음소리와 활동영상 등으로 질병 발생을 알아내는 AI 기술을 개발 중이며 차량, 가축, 사람 등 종합적 질병 대응 플랫폼 개발을 연구하고 있다.  

유한영 SDF융합연구단장은 "AI를 활용한 가축 질병 모니터링 및 대응연구 노하우로 사회문제 해결에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게 돼 기쁘다"며 "이번 실험을 바탕으로 AI를 적용, 구제역 종합 대응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경북동물위생시험소 김영환 질병진단과장도 "야생 멧돼지의 개체수 조절이 아프리카돼지열병 등 전염병 확산 차단의 핵심요인"이라며 "실험성공으로 향후 가축전염병 방역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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