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문병도 기자
  • 입력 2020.04.28 16:25

김원종 포항공대 교수 연구팀

항암세포치료제 ‘GIC-101'이 국제학술지 ‘어드밴스드 머티리얼즈’ 표지에 선정됐다. (사진제공=포항공대)
항암세포치료제 ‘GIC-101'이 국제학술지 ‘어드밴스드 머티리얼즈’ 표지에 선정됐다. (사진제공=포항공대)

[뉴스웍스=문병도 기자] 김원종 포항공대(POSTECH) 화학과 교수 연구팀이 지아이셀과 공동연구를 통해 자연 살해 세포-암세포 면역 시냅스 형성을 이용해 고형암 치료법을 개발했다.

연구팀은 자연 살해 세포의 면역 치료와 화학 요법을 융합해 효과적으로 암을 치료하는 항암 면역요법을 개발했다고 설명했다.

현재까지 암을 치료하기 위해 수술과 방사선 요법, 화학 요법의 세 가지 방법이 대표적으로 시행되고 있다.

수술과 방사선 요법은 고형암을 대상으로 시행되는 요법으로 종양의 크기를 줄이는 데는 효과적이지만, 잔여 세포나 전이 세포 때문에 재발 우려가 크다.

잔여 세포와 전이 세포는 환자에게 항암제를 투여하는 화학 요법을 시행해 치료하지만, 전신에서 나타나는 심각한 부작용들로 인해 그 사용이 제한돼 왔다.

인체에는 암세포를 정상 세포로부터 분별하고 선택적으로 사멸을 유도할 수 있는 면역 체계가 있으며, 이를 이용한 항암 면역요법은 화학 요법에 비해 부작용이 적을 뿐만 아니라 환자의 생존율도 높인다.

항암 면역요법 중 자연 살해 세포를 이용한 치료는 부작용이 적고, 혈액암에서 더 효과가 좋다.

하지만 개별 세포로 혈액을 떠다니는 혈액암 세포와 달리, 고형암에서는 암 조직 주변을 둘러싸고 있는 세포 외 기질로 인해 자연 살해 세포의 침투력이 낮아져 치료 효과가 적어 그 동안 이를 극복하기 위한 연구가 진행돼 왔다.

연구팀은 자연 살해 세포가 암세포의 사멸을 유도하기 위해 자연 살해 세포-암세포의 경계면에서 면역 시냅스를 형성한 후 낮은 산성도를 가지는 과립을 방출한다는 점에 착안해 면역 시냅스 부근에서 산성도가 급격히 감소할 것이라는 가설을 세웠다.

이 가설을 기반으로 자연 살해 세포 표면에 낮은 산성도에 감응해 항암제를 방출할 수 있는 고분자 마이셀(고분자로 형성된 나노입자)을 탑재한다면 자연 살해 세포가 암세포를 인식하는 능력을 이용해 암세포에서 선택적으로 항암제를 방출하는 시스템이 구현 가능할 것으로 판단했다.

항암제는 암 조직 주변의 밀집된 세포 외 기질을 통과해 종양 심부로 들어갈 만큼 충분히 작은 크기를 가지고 있으므로 종양 심부의 암세포까지 사멸을 유도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했다.

연구팀은 고형암 치료에서 치료 효과는 적고, 부작용은 높은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자연 살해 세포 치료법과 화학 요법을 융합해 자연 살해 세포가 암세포를 인식하고 사멸을 유도할 때에만 항암제를 방출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현했다.

공초점 형광 현미경을 이용한 동영상 촬영을 통해 자연 살해 세포-암세포 사이에 형성된 면역 시냅스에서 산성도가 낮아지는 것과 ReNK(산성도에 감응하는 고분자 마이셀)을 탑재한 자연 살해 세포2시스템이 선택적으로 항암제를 방출한다는 것도 확인했다.

고형암이 있는 동물모델에서 ReNK를 이용해 항암제를 전달했을 때 암 조직으로의 전달 효율도 현격히 증가하는 것도 확인했다.

김원종 교수는 “이번 연구는 자연 살해 세포를 이용한 세포 치료제의 고질적인 문제점이었던 고형암에서의 치료 효과를 높일 수 있는 전략을 개발했다는 데 그 의의가 있다”며 “이 방법은 간단한 공정으로 어떠한 세포에도 적용할 수 있어 현재 시판되거나 임상 시험 중인 치료법에도 적용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한국연구재단의 미래소재디스커버리사업과 중견연구사업, 바이오의료기술개발사업, 지아이셀 산학연구과제의 지원으로 수행된 이번 연구성과는 재료 과학 분야의 세계적인 학술지 어드밴스드 머터리얼즈 최신 온라인판 표지논문으로 게재됐다.

김원종 교수 (사진제공=포항공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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