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손진석 기자
  • 입력 2020.05.02 08:05

대명항에서 역고드름까지 역사‧안보‧문화 가득…지역마다 색다른 풍광과 볼거리 다양

DMZ 평화누리길 중 연천 누리길 연천군 미산면 오토캠핑장 인근에서 휴식을 취하며 지도를 보고 있는 여행객(사진=손진석 기자)
여행객이 연천 누리길 연천군 미산면 오토캠핑장 인근에서 휴식을 취하며 지도를 보고 있다. (사진=손진석 기자)

[뉴스웍스=손진석 기자] 녹록치 않은 현실의 무게가 느껴진다면 걷기 여행을 떠나보자. 걷기 여행은 자신에게 집중하며 사색을 즐길 수 있는 여유가 묘미다.

장시간 앉아서 일하는 직장인들과 힐링이 필요한 이들은  짧은 걷기 여행으로 몸과 마음을 비워보자. 

TV 유명 프로에서 스페인의 산티아고 순례길을 소재로 방영된 적이 있다. 이 때문에 걷기여행에 대해 관심이 더욱 많아 졌다.

우리나라에도 산티아고와 비교될 만큼 좋은 걷기 길이 존재한다. 대표적으로 제주도와 지리산의 둘레길이 있고, 각 지방마다 걷기에 좋은 둘레길이 마련되어 있다. 그 중에서 DMZ 평화누리길을 추천한다.

2010년 9월 처음 선을 보인 DMZ 평화누리길은 김포 대명항을 기점으로 시작하는 1코스 염하강철책길코스에서 12코스 통일이음길의 끝 역고드름까지 경기도의 DMZ 접경지역인 김포시, 파주시, 연천군 3개 시군 총연장 191㎞에 12개 걷기 코스에 다양한 관광 주제를 보유하고 있다.

DMZ 평화누리길은 지역별로 강화누리길, 김포누리길, 고양누리길, 파주누리길, 연천누리길, 철원누리길, 화천누리길, 양구누리길, 인제누리길, 고성누리길의 10개 지역에 분포되어 있다.

일반적인 걷기 여행과 달리 명소탐방과 안보여행을 같이 할 수 있는 걷기 길이다.

시작점인 김포 대명항에서 철책선을 옆으로 강화도를 보면서 걷다 보면 사적지와 문화공간을 다수 만나게 된다.

강화누리길은 해안도로를 따라 서해 바다를 바라보면서 걸을 수 있다. 광성보, 초지진, 갑곶돈대와 같은 전쟁 유적지가 많아 외세로부터 나라를 지켰던 역사를 느낄 수 있다. 오솔길과 은행나무가 반기는 강화 누리길은 7.2㎞ 거리다.

김포누리길의 철책길(사진=DMZ 즐겨찾기 캡처)
김포누리길의 철책길 (사진=DMZ 즐겨찾기 캡처)

강화 누리길을 지나서 만나는 김포 누리길은 북한과 가장 인접한 구간이다. 손에 잡힐 듯 가까이 북한이 보이는 김포 누리길은 안보교육의 장으로도 좋은 코스다. 평화롭고 고요한 김포평야와 철책 넘어 흐르는 한강을 관망할 수 있으며, 문수산성과 전류리포구를 만날 수 있다.

김포 누리길에서 만나는 한강하구에는 철새 도래지가 있다. 계절을 잘 맞추면 다양한 새떼 탐조가 가능하다. 해안가에 있는 역사적 전적지와 군 순찰로를 따라 김포시를 천천히 즐길 수 있는 이 구간은 총 거리 31.5㎞다.

다음은 고양 누리길로 도심 속에서 힐링이 가능한 걷기 길로 18.2㎞의 구간이다. 고양 누리길은 강물과 바닷물이 서로 만나는 국내 유일의 습지인 장항습지와 고양 시내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행주산성과 호수공원을 지나는 구간이다.

파주누리길은 헤이리 예술마을, 프로방스마을, 파주출판단지와 임진각, 오두산 전망대 등 파주의 대표적인 안보 견학지 등이 포함된 안보, 문화여행을 모두 즐길 수 있는 60.2㎞의 조금 긴 구간이다. 화석정 및 반구정과 같은 역사 유적지가 위치해 있어 휴식을 취해 갈 수 있다. 율곡습지공원과 율곡리 임진강가 벼랑에 자리잡은 화석정은 사계절 모두 매력적인 장소다.

화석정에 올라 율곡 이이에 대한 이야기도 듣고 멀리 펼쳐진 풍경도 감상하면 마음이 근심이 사라질 것이다. 약 3㎞ 정도 도보로 이동하면 볼 수 있는 숨겨진 비경 장산전망대로 갈 수 있다

장산전망대에서 바라본 임진강과 초평도(사진=손진석 기자)
장산전망대에서 바라본 임진강과 초평도 (사진=손진석 기자)

장산전망대에 서면 짧은 비포장 길을 걸어 길 끝에서면 누구라도 감탄이 절로 난다. 임진강 초평도가 정면에 보이고 개성시와 송악산, 장군봉 멀리 마식령산맥 줄기까지 전망이 가능한 숨은 명소다. 

연천누리길은 DMZ 평화누리길 중 가장 긴 67㎞의 이동거리를 자랑한다. 곳곳에 자전거 쉼터가 마련되어 있어 휴식을 취할 수 있고, 누리길을 따라 한탄강과 주상 절리를 감상할 수 있다. 1.21침투로, 열쇠전망대와 같은 안보견학지와 숭의전지, 전곡리 유적지 등 풍성한 역사적 볼거리가 있다.

연천누리길 중 백미는 동이리의 임진강과 한탄강이 합수하는 도감포 부근에서 출발해 임진강 주상절리구간에서 수현재 다리를 건너 연천군 미산면 오토캠핑장을 지나 임진교가 있는 곳까지 약 5.9㎞ 구간이다. 약 1시간 30여분이 소요된다. 이 구간은 자연풍광이 수려하고 야생화와 단풍이 멋들어진 길이다. 저녁 석양에 가족과 걸어보고 싶어지는 길이기도 하다.

가족과 함께라면 인근 옥계마을에서 농촌전통체험마을에서 체험도 가능하며, 마을 회관은 게스트하우스로 사용되고 있다.

앞의 동이교 멀리  한탄강과 임진강이 합수되는 도간포가 보인다.(사진=손진석 기자)
동이교 멀리 한탄강과 임진강이 합수되는 도간포가 보인다. (사진=손진석 기자)

평화 누리길을 따라 철원에 들어서면 깨끗한 자연 생태를 가까이에서 볼 수 있어서 생태관광이 가능한 코스다. 철원 누리길은 철새 도래지이자 두루미를 포함한 각종 철새의 보금자리로 유명하다. 여름마다 화강 쉬리공원에서 열리는 다슬기 축제와 700그루의 느티나무 만날 수 있는 자전거 길이 조성되어 있다. 남북을 잇는 경원선  흙길을 걸어 봐도 좋다. 철원 누리길은 27.3㎞ 구간이다.

북한강의 모습을 가까이서 관찰할 수 있는 화천 누리길은 평화의 댐, 비목공원과 같은 안보 견학지와 생태 여행지가 공존하는 23.8㎞ 거리의 구간이다. 겨울이면 얼음 나라 화천의 산천어축제를 함께 즐길 수도 있다.

양구 누리길은 수려한 경관이 특징인 29.5㎞ 거리의 코스다. 두타연 계곡과 펀치볼을 볼 수 있는 양구 누리길 주변에는 다양한 종목의 체육 대회를 개최하는 양구의 역동적이고 활기찬 모습과 주변의 깨끗한 자연경관을 만나실 수 있다.

인북천 제방길과 연결되는 인제 누리길은 강원도의 맑고 깨끗한 자연과 내설악의 절경을 볼 수 있다. 마가목 나무와 단풍나무가 반기는 인제 누리길에는 람사르협약 보호습지인 대암산 용늪과 만해 한용운의 얼이 깃든 백담사를 만날 수 있다. 인제 누리길은 50.8㎞ 구간이다.

철원 누리길 철새 도래지에서 촬영한 두루미 (사진=손진석 기자)
철원 누리길에서 만난 철새 도래지에서 만난 두루미 (사진=손진석 기자)

평화누리길의 마지막 코스인 고성 누리길은 동해의 해안선을 따라 이어져 아름다운 동해를 맘껏 즐길 수 있는 55㎞ 거리의 코스다.

고성 누리길에는 DMZ 박물관, 통일 전망대 등 다양한 안보 견학지와 대진항, 거진항이 있어 싱싱한 해산물을 맛볼 수 있다. 주변 관광지로 송지호, 김일성 별장은 무료로 자전거를 대여해 다녀올 수 있다. 걷기길 곳곳에 자전거 무인 인증센터가 있다.

올해 3월부터 평화누리길 12개 코스에 대한 정보는 물론, GPS 데이터를 바탕으로 사용자가 현재 어디를 걷고 있는지 알려주는 ‘내비게이션’ 서비스를 제공해 주는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 ‘평화누리길 스탬프 투어’서비스가 시작됐다.

경기도가 트레킹 인증 전문기관과 협력해 개발한 어플리케이션 '평화누리길 스탬프 투어’로 인해 이제 탐방객들은 보다 편리하게 도보 여행을 즐길 수 있게 됐다. 

평화누리길 종주도(사진=DMZ 즐겨찾기 캡처)
평화누리길 종주도(사진=DMZ 즐겨찾기 캡처)

 

저작권자 © 뉴스웍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